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게으른 몽상가의 여행

게으른 몽상가의 여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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품목정보

품목정보
발행일 2022년 06월 22일
쪽수, 무게, 크기 202쪽 | 400g | 152*225*12mm
ISBN13 9791197928697
ISBN10 119792869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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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자 소개 (1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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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브셰흐라드 성터에서 프라하 시내를 조망하면 매력적인 도시가 갖추어야 할 것은 모두 갖추고 있는 도시가 프라하가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든다. 옛 성터에서 북쪽으로 난 문을 통해 포석 깔린 길로 내려가면 고양이처럼 시가지로 들어갈 수 있다. 건강만 허락한다면 그 길을 따라 천천히 프라하의 독특한 건물들을 감상하며, 포석이 깔린 거리를 어슬렁거리며, 진귀한 건물들을 보면 그 안을 기웃거리며, 피곤하면 카페로 들어가 카페라테를 홀짝이며 이 아름다운 봄날의 여유를 부족함 없이 마음껏 누려 보았을 텐데··· 아쉬움을 하나 더 보태자면 오늘이 프라하에 체류하는 마지막 날이다.

통일 독일의 수도이지만 베를린의 인구는 아직 400만이 안 된다. 독일인은 전 국토에 적절히 흩어져 산다. 독일의 중요한 산업도 각 지방에 골고루 분산되어 있다. 예를 들면 BMW 본사는 바이에른주에 있고, 메르세데스 벤츠 본사는 바덴-뷔르텐베르그 주에 있고, 폭스바겐 본사는 니더작센주에 있다. 우리는 인구뿐만 아니라 기반 산업도 서울과 수도권으로 집중되어 있다. 그러므로 독일의 집값이 우리보다 저렴하고 임대료도 싸다. 그리고 임차인의 권리가 법으로 엄격하게 보장되기 때문에 꼭 집을 가져야 한다는 생각도 우리보다 약하다. 그뿐만 아니라 과도한 인구 집중은 여러 가지 사회 문제, 교통 문제, 환경 문제 등을 유발한다. 당연히 삶의 질이 나빠질 수밖에 없다.

날씨가 화창한 5월이나 10월에 시가전차를 타고 가다 보면 눈부신 햇살이 창밖의 풍경을 더없이 아름답게 비추곤 했다. 그러한 풍경을 볼 때마다 그 풍경이 시야에만 들어오는 것이 아니라 가슴속으로 스며들어오는 듯했다. 그러면 가슴속에서는 왠지 모를 뭔가 딱 집어 얘기하기 힘든 파동으로 가슴이 아려왔다. 공부하는 것을 빼면 삶은 편안했지만, 가슴속의 공허는 좀처럼 메워지지 않았다. 아니 시간이 흐를수록 공허감이 커지는 것만 같았다. 그 공허함만 아니었더라도 그곳에서 별걱정 없이 잘 지낼 수 있었을 텐데··· 그림 같은 곳에 산다고 해서 삶이 그림만큼 행복하지는 않다는 것을 절실히 느꼈다. 행복만큼 빨리 달아나는 것도 없으며 행복만큼 깨지기 쉬운 것도 없다. 행복은 순간에 지나지 않고 우리는 그것이 사라지고 나서야 비로소 그것의 소중함을 뼈저리게 느낀다.

여행하다 보면 가끔 생각의 끈이 끊어질 때가 있다. 전동차 안에서 뜻을 전혀 알아듣지 못하는 불어방송이 나올 때, 낯선 골목길을 거닐다가 지금까지 보아오던 모습과는 생판 다른 광경을 보게 될 때, 정성스럽게 잘 꾸며진 가게 안을 들여다볼 때, 오랫동안 나를 괴롭히던 망상이 사라지고 머릿속이 완전히 맑아지는 것 같은 기분이 들 때가 있다. 숙소 주변을 느긋하게 돌아볼 때 그런 기분이 들었다. 브뤼셀에서는 마음을 놓아버려서인지 자주 그런 기분에 빠져들었다. 평소에는 거의 느끼기 어려운 속세의 번뇌에서 완전히 해방되는 그런 감정이었다.

관람객들의 뒤꽁무니를 따르다가 맨 위층까지 갔다. 맨 위층에는 밖으로 나갈 수 있는 개방된 공간이 있었다. 밖으로 나가니 비 내린 뒤의 아름다운 파리 시가지의 모습이 한눈에 들어왔다. 앞쪽으로는 마들렌 사원, 오페라극장이 북서쪽으로는 개선문이 비가 내린 뒤라 한층 깨끗해진 가을 하늘, 눈부신 솜털 같은 흰 구름 아래 놓여 있었다. 저 멀리 몽마르뜨 언덕의 사크레쾨르 성당도 눈에 들어왔다. 끊임없이 콘크리트 더미들로 푸른 하늘을, 햇살을 가리기에 여념이 없는 우리와는 아주 대조적으로 파리시 북쪽의 공간이 내 눈앞에 막히는 것 하나 없이 드넓게 펼쳐져 있었다. 그 풍경을 보고 있자니 파리의 모습 그 자체가 인상파의 그림 같았다. 인상파 특히 외광파 화가들이 보여주고자 했던 풍경이 바로 이런 것이 아니었을까? 이런 공간이 있었기에 이 공간에서 영감을 받아 인상파가 나올 수 있었다는 생각이 들었다. 외광파 화가들은 나를 자주 저 먼 곳으로, 내가 지금껏 보아오지 못한 곳으로 데리고 가곤 했다. 언제나 새로운 세계, 낯선 곳으로 가보고 싶어 했던 나에게 더할 수 없는 즐거움을 선사한 이들도 그들이었다. 분명 시작은 그들로부터 되었다고 해도 무방하다.

서로 다른 두 극단의 세계에 적응하려고 무던히도 노력했건만 사실 나는 그 어디에도 제대로 적응하지 못하였다. 가슴속에는 두 문화 사이에서 느끼는 이질감이, 머릿속에는 두 사고 체계 사이의 차이점이 계속해서 맞부딪히고 있었다. 집을 한 번 떠난 사람은 돌아와도 그 이전의 그 사람일 수는 없다. 고국과 나 사이에는 뭔가 모를 미묘한 거리감 또는 괴리감이 항상 느껴졌다. 예전에는 결코 경험하지 못한. 그런데 이번에 돌아가면 그런 느낌이 사라지는 걸까? 이제는 땅에 발을 굳건히 붙이고 걸어 다닐 수 있는 걸까? 아니면 계속해서 그런 미묘한 기분에 사로잡혀 살아가야 하는 걸까?

여기에 남고 여기에 머무를까? 게으르고 어리숙한 사람들이 사는 나 닮은 고장에서 번잡한 세상일도 잊어버리고 살면 세월 가는 줄도 모르겠지. 하지만 언젠가 여기서 나갈 때는 잊고 있었던 모든 일이 한꺼번에 눈앞에 펼쳐져 그때 느끼게 될 감정의 파고는 엄청나겠지. 곧바로 항저우로 갔다가 거기서도 쑤저우 생각이 나면 난징 대신에 쑤저우로 돌아오기로 했다. 99년 쑤저우를 떠나고 나서는 나는 어디에서도 안주하지 못했다. 영원히 고향을 잃어버린 사람이 되었다고나 할까?

여행이란 일상의 굴레에서 벗어나는 것이다. 어떻게 보면 별다른 변화가 없는 그리하여 아무 생각 없이 무의식적으로 행동하게 만드는 그 일상의 굴레에서 벗어나 전혀 다른 공간으로, 그 이전의 방식이 더는 통하지 않아 때로는 불편하기도 하고, 또 때로는 당황하기도 하는 환경으로 스스로 찾아 들어가는 것이다. 그러한 미지의 공간에서 일상의 영역에서는 미처 발견하지 못했던 의미나 가치를 발견하기도 한다. 여행의 묘미는 그런데 있다.
---본문 중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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