별은 우리에게 가슴 뛰는 이야기이다. 칸트는 ‘실천이성비판’에서 “나를 외경심으로 채우는 두 가지가 있는데, 그중 하나는 내 위에 있는?별이 빛나는 하늘이며, 다른 하나는 내 안에 있는 도덕법칙이다.”라고 하였다[1]. 칸트뿐이겠는가?
“Two things fill the mind with ever new and increasing admiration and awe, the more often and steadily we reflect upon them: the starry heavens above me and the moral law within me."
별 하나 나 하나, 별 둘 나 둘…. 별은 누구의 전유물이 아니고, 태양이라는 커튼이 내리고 우주가 제 모습을 드러내는 밤이 찾아오면, 별을 찾는 모든 이가 공유하는 일종의 보석인 것이다. 천체물리학적으로 볼 때, 별은 우리 친구들이다. 즉 우리의 몸을 이루는 구성성분은 별이 성장하고 폭발할 때 만들어진 것이고, 죽을 때 다시 그 성분은 자연으로 돌아간다.
도입한 NASA 〈사진 1-1〉은 대략 130억 년 전, 우주 탄생 후 얼마 되지 않은 뒤 태어난 은하계들을 담고 있다. 지구 상공에 있는 허블우주망원경을 이용하여 화로(Fornax) 별자리 근처의 대략 손톱 크기의 영역을 찍은 사진이다. 즉 우리는 약 130억 년 전 과거를 보고 있는 것이다.
빛나는 크고 작은 각각의 점들은 별이 아니라 은하계인데, 우리은하계는 약 1,000억 개의 별 그리고 거대 은하계는 약 100조 개의 별을 포함하고 있다. 태양과 지구의 나이가 약 45억 년이고, 지구 위에서 생명이 본격적으로 폭발한 것이 약 5억 년 전, 공룡이 번성했던 시기가 대략 2억 5천만 년~6천 5백만 년 전 그리고 신화의 형태라도 역사 속에서 논할 수 있는 인간의 역사가 대략 만 년 전인 점을 감안하면, 〈사진 1-1〉의 제목(Hubble Ultra Deep Field)처럼 우리가 얼마나 깊고 깊은 우주공간을 들여다보고 있는지 이해될 것이다. 물론, 이 사진 속에 있는 은하계들의 많은 별들은 오래전에 폭발하여 죽음을 맞이하고 지금은 존재하지 않는다. 그러므로 우리는 시공간을 넘어서 우리 친구들을 만나고 있는 것이다.
우리 몸을 구성하고 있는 기본물질인 단백질은 탄소, 수소를 주성분으로 하는 복합물질이다. 특히 탄소는 유기화합물의 골격이 되는 원소로 생명의 탄생에 중요한 역할을 한다[2]. 여기에 질소, 산소, 인 그리고 황이 더해져서 생명체를 형성한다. 태양과 같은 별들은 수소를 원료로 하여 에너지를 발생시키는 덩어리이다.(수소폭탄과 같은 원리) 그런데 인체를 구성하는 탄소·질소·산소를 포함하여 생명 유지에 필요한 무기물인 철·칼슘·마그네슘 등 무거운 원소들은 별들이 성장하고, 죽음을 맞이하여 폭발할 때 고온 고압의 환경 속에서 생겨난 물질들이다. 즉 우리 몸을 구성하는 물질은 밤하늘의 별들이 삶과 죽음을 통해 만든 것이다. 그러므로 우리는 시공을 넘어 별들과 같은 사슬고리로 생성소멸하고 있다고 할 수 있다.
이번 대행선사의 과학법문 정리는 우주에서 시작하고자 한다. 정리 순서는 우주에서 은하계, 별, 태양계, 지구로 그리고 나, 나에게로 돌아올 것이다. 이 과정에서 물리적 미시세계의 입자, 생명, 물질, 물리적 시공간에 대해서도 소개하려고 한다. 왜냐하면 우주라는 거시세계와 소립자가 춤추는 미시세계는 독립적이 아닌 서로 연결된 세계이기 때문이다. 그리고 설명형식은 천체물리학 등 자연과학에 대한 큰스님 법문을 중심으로 인용하고, 현대물리학 관점에서 설명을 붙이도록 하겠다. 큰스님 과학법문과 물리학을 연관시켜 설명하되, 되도록이면 불필요하게 전문적 식견을 핑계로 그 본질을 흐리지 않도록 하려 한다. 즉 대행선사의 과학법문이 본 저술의 주된 뼈대가 될 것이다.
대행스님께서는 문과 이과 학문 전체를 아울러, 심성과학이 되어야 한다고 하셨는데, 이는 한마음 주인공 작용으로서 현상세계에 보살도를 구현하고자 하는 자비심으로 필자는 받아들이고 있다. 무의 세계 50%, 유의 세계 50%로 보살도를 구현하며 끝 간 데 없이 영원한 길을 살아가는 현상세계에서 근기 높으신 분들이야 어려운 환경이 마음공부의 거름이 되겠지만, 하루하루 생활고에 매몰되어 사는 중생들에게는 일상생활을 공부 재료 삼아 수행하는 ‘한마음 주인공 공부’가 쉽지 않으리라 생각된다. 심성과학으로서 내 중생, 내 나라, 나아가 지구촌의 물질 및 정신세계를 한 차원 향상시켜 놓아야 생활고에 매몰되어, ‘참나’ 생각 한번 못 하고 살아가는 범부 중생들에게 ‘한마음 주인공 공부’ 생각할 여유라도 주지 않을까 한다. 그러므로 심성과학을 현상계에 적용해 펼쳐나가는 것이 또한 현상계에서의 보살도 구현에 작은 보탬이 되지 않을까 하고 필자는 이해하고 있다.
---본문 중에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