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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에게 새로운 언어가 생겼습니다

나에게 새로운 언어가 생겼습니다

: 장애여성들이 몸으로 쓴 손바닥 에세이

기록의집-01이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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품목정보

품목정보
발행일 2022년 07월 30일
쪽수, 무게, 크기 240쪽 | 124*188*20mm
ISBN13 9791197868917
ISBN10 11978689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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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자 소개 (7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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엄마는 내가 사람들 눈에 띄는 것을 창피하게 여겼다. 손님이 오면 방안에 나를 숨겨두기를 반복했다. 작은방에 갇혀 문밖을 빼꼼히 내다보다 엄마한테 혼날 때도 있었다.
“뭣허냐? 병신다리 누가 보믄 어쩔라고 그려. 방으로 안 들어갈래!”
나는 깜짝 놀라 방문을 닫는다. 다시 문을 열고 엄마에게 쏘아붙인다.
“뭣하러 병신자식을 낳았어? 차라리 죽이지. 누구는 병신 되고 싶어서 되었어? 이렇게 방구석에 처박아놓을라믄 뭣하러 낳았어?
---「방 안 퉁수」중에서

만약 나에게 그 시절로 돌아가 무엇이 제일 하고 싶냐 묻는다면, ‘학교를 가고 싶다’고 말하겠다. 어린 시절 동생이 학교에 갈 무렵이었다. 나는 엄마에게 부탁했다.
“엄마. 나도 언니랑 동생처럼 학교에 가고 싶다.”
“니 언니 동생 뒷바라지하는 것도 허리가 휠 참인디 어딜 가겠다는 것이여? 느그 형제들이나 잘 댕기게 가만히 좀 있어.”
“나도 학교 가고 싶당게! 미옥이도 가는디 왜 나만 집에있어야 혀?”
“이년이 병신다리를 하고 어딜 가겠다는 거여!”
이날의 대화는 어린 나에게 상처를 남겼다. 다행히 난 철이 들지 않았다. 나도 밖에 나가고 싶다고 학교에 가고 싶다고 계속 졸랐다. 그럴 때마다 엄마는 ‘병신다리로’ ‘병신다리로’를 되풀이 말했다.
---「학교 다녀오겠습니다」중에서

“그래서 나도 물었어. 왜 그랬냐고. 주변에서 그렇게 하라고 했대. 둘 다 장애가 있는데 자식을 낳으면 자식 인생은 어떡하냐고. 또 나에게도 주변 사람들이 신혼여행 가기 전에 피임약을 먹으라고 권했어. 달래듯 얘기하더라. ‘너희 둘이 예쁘게 살어. 자식 낳지 말고.’ 그 말도 맞겠다 싶었어.” 어떤 사람은 자식 낳아봐야 귀찮다고 나에게 낳지 말라고 조언을 한다. 그런데 그런 말은 곱씹을수록 기분이 나빠진다. 자기들은 다 낳고 살면서 우리한테만 장애인이니까 낳지 말라는 거잖아.
---「기분 나쁜 말」중에서

나는 매주 한 번씩 시어머니와 남편의 아들이 있는 시댁에 갔다. 그때 나는 며느리로서 아내로서 해야 하는 설거지 등 일을 했다. 제사가 있는 날은 종일 주방에 있었다. 밥하고 청소하고 빨래를 했다. 가사 노동은 모두 내 몫이었다. 당연한 것이라 생각했고, 내 장애가 이유가 되어선 안 된다고 생각했다. 몸이 불편한 나를 남편이 도와주는 일은 없었다.
---「10년 동안의 겨울 Ⅱ」중에서

엄마는 지푸라기라도 잡는 심정으로 무속인을 찾아다녔다. 그중 한 무속인은 이름 모를 조상의 심리 변화를 전달해주었다. 그해 부모님이 제사를 지내주지 않아 조상이 나에게 해를 입힌 것이라 했다. 화가 난 조상은 우리집을 쫓아왔고 아버지에게 화를 내려다 자식인 나에게 화풀이를 한 것이라고. 지금도 그 이야기를 들었을 때 감정이 뚜렷이 기억난다. ‘나여서 다행이다’ 멍청한 년. 앞으로 살아갈 삶이 어쩔 줄 알고……. 저런 속없는 생각을 했을까. 평생 휠체어를 타고 사는 일이 얼마나 많은 설움이 있을지도 모르고. 서른일곱 살의 미숙은 열 살 미숙이의 생각이 짠하고 설웁다.
---「나여서 다행이다」중에서

마지막 인사를 하기 위해 장례식장 앞까지 왔는데, 주저되어 한참을 고민했다. 장례식이 처음이었고, 행여 유가족에게 민폐가 될까 걱정했다. 이 ‘민폐스럽다’는 감정은 휠체어를 탄 사람이 타지 않고 살아가는 사람에게 주는 불편함에 대한 내 시선이다. 무엇하러 너까지 가냐는 말이 으레 들렸고 그 말이 맞는 말 같았다.
---「바닷가의 이별」중에서

부끄러운 일이 있다. 12살이 넘었을 때였는데, 집 옆 도로가에서 다라이에 담긴 물로 목욕을 했다. 여자아이가 옷을 벗고 목욕을 한 것이다. 그때 나는 창피함이 뭔지 부끄러움이 뭔지 모르는 아이였다. 사고로 장애를 갖게 된 이후, 나는 이런 부끄러움을 모르고 산 것이다. 소녀가 되어야 할 시기, 다시 아이가 되어버린 것이다.
---「소녀, 아이가 되다」중에서

장애를 갖고 살다보면 몸이 어지간히 아파선 병원을 가지 않는다. 검진을 받으려면 큰 마음을 먹어야 한다. (중략) 장애인이라 흔히들 사는 것이 많이 불편할 것이다 생각하지만, 신체적인 장애는 그닥 내 일상에 큰 불편함이 없다. 왜냐면 난 장애인으로 살아온 세월이 그렇지 않은 세월보다 길기 때문이다. 어제는 건강히 걸었다가 오늘 장애를 갖게 되었다면 불편하겠지만. 나에게 장애는 익숙한 것이다.
---「아픔이 길이 되려면」중에서

집에 누가 오면 오빠는 제게 나지막이 말했습니다. “방 안으로 들어가 있어라.” 그때 그 눈빛을 잊을 수 없습니다. 그 말은 저에게 상처로 남아 있습니다. 그렇게 말하지 않아도 제가 먼저 ‘숨어야겠다.’ 생각하며 웅크리고 있는데, 나보다 앞서 이야기를 건네니 마음이 너무 아팠습니다. 숨는 것이 몸에 배어 바깥에서 다른 사람 소리가 들리면 대나무 싸리문 뒤로 몸을 급히 숨겼습니다.
---「미안했습니다」중에서

내 장애가 다리가 아니라 머리로 왔다면 이런저런 생각을 못했을까? 그러면 지금보단 더 마음이 편했을까? 내 장애가 원망스러웠습니다. 차라리 아무것도 몰랐다면……. 아무것도 못 듣고 못 느끼고 생각 없이 살 수 있는 방법을 늘 상상했습니다. 그랬다면 속이라도 시원했을 것 같은데.
-「꼭꼭 숨어라 머리카락 보일라」중에서

나라는 존재는 가족들에게 두려움을 안겨주었습니다. 언니들이 임신을 하면 주변 사람들로부터 주로 들은 말입니다. “혹시 니 뱃속에 있는 아이가 니 동생처럼 장애를 가질 수도 있지 않을까?” 그 말을 듣고 언니들도 아이를 낳기 전까지 속앓이를 했다 했습니다. 우리 조카들은 다행히 장애가 없습니다. 다행히……. 다행이라는 말은 참 마음 아픈 단어입니다.
---「다행이라는 말」중에서

19살 무렵이었다. 맞선을 봤다. 동네 이장님께서 다른 마을에 장애를 가진 남자가 있는데 선을 한번 보라며 엄마에게 말하셨단다. 처음엔 엄마도 나를 시집보낼 생각은 없었지만 혼자보다 둘이 같이 살면 더 낫지 않을까 하는 생각에 맞선자리가 만들어졌다. 어느 날 뜬금없이 시커멓고 덩치가 큰 사람이 우리집에 찾아왔다. 무서움이 든 만남이었다. 그날 이후, 집을 떠나고 싶었다. 나를 시집보낼까 두려웠고, 세상 경험도 하고 싶었다.
---「계명여사를 떠나다」중에서

어려서 부모님의 사랑을 받지 못한 그는 나를 통해 세상을 사랑하게 되었다. 그렇게 서로를 알아가던 중 그 사람의 형이 우리 사이를 알게 되었다. 형은 우리의 만남을 반대했다. 부부 사이엔 다툴 일도 많고 헤어질 일이 많은데, 장애가 있는 여자와 결혼하면 끝까지 잘 산다는 보장이 없다는 것이 이유였다. 게다가 아이가 장애를 갖고 태어나면 어떻게 할 거냐고 물었다. 다시는 만나지 않겠다는 약속을 했다.
---「셋에서 둘로」중에서

의사는 엄마를 닮았다는 말을 한다. 아들의 상태를 확인하니 눈이 돌아가는 것 같았다. 아들한테 나와 같은 장애를 물려준다는 것. ‘너도 엄마가 살았던 삶을 살겠구나.’ 하는 생각에 가슴이 찢어질 듯했다. 그제야 깨달았다. 나 또한 장애인으로 살아온 세월이 힘겨웠다는 걸.
---「아들의 걸음걸이」중에서

아들이 중학생 때 즈음의 일이다. 어느 날 참외 장사를 하는데 저쪽에서 “엄마, 엄마.” 부르며 아들이 달려온다. 아들은 친구 여럿을 데리고 왔다. 아들은 친구들에게 나를 소개했다.
“우리 엄마야. 인사해.”
아이들이 일제히 나를 향해 인사했다.
“안녕하세요.”
나는 부끄러웠다. 어느 부모가 길거리에서 노점 하는 모습을 자식 친구들에게 보여주고 싶겠는가. 나 같은 장애를 지닌 엄마라면 더 숨기고 싶을 것이다. 또 어떤 아들이 땅바닥에서 노점을 하는 엄마를 친구들에게 소개할 수 있을까? 그러나 우리 아들은 서슴없이 그랬다. 우리 엄마야, 우리 엄마야, 노래하듯이.
---「우리 엄마야!」중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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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이가 들어가면서 보이는 것들이 있다. 젊었을 때는 그냥 넘겼던 것들이 눈에 들어오고, 자꾸 마음에 밟힌다. 이제야 철이 들어가는 것이다. 이 책은 그렇게 내 마음에 들어왔다. 《광주장애인가정상담소》에서 펴내는 장애여성의 이야기가 세 번째 이어졌다. 자신의 일상을 들여다보고, 감추어져 있던 욕망과 꿈에 대하여 치열하게 사유한 결과물이다. 저자들은 10개월에 걸친 글쓰기 강의와 서로 대화의 시간들을 통해 자신의 삶쓰기를 완성했다. 다양한 연령의 장애여성들이 경험한 일상은, 잊힌 존재가 아니라 삶의 주체로서 자신만의 새로운 언어로 거듭났다.

자신의 빛깔과 향기로 살아가는 사람을 만나면 눈물이 난다. 한 번도 드러내지 않았던 여리디 연한 속살을 대할 때면 숙연해진다. 먼 길을 돌아왔지만 길을 잃지 않은 사람들의 힘이 느껴진다. 이 책은 장애인으로서가 아니라 한 인간으로서 자신을 세워온 이들의 꿈과 삶을 날것으로 만나게 해준다. 저자 일곱 명이 내게 준 감동의 고갱이다. 다행스러운 것은 우리에게 아직 기회가 있다는 것이다. 함께 커피를 마시고, 밥 한 끼 먹고, 꽃구경과 바다 여행도 하며 서로의 손을 잡아줄 시간이 남아 있다. 그런 면에서 이 책의 이야기는 현재 진행형이고 ‘내일’을 담고 있다. “나를 절망케 만들 수 있는 사람은 나뿐이다”라는 말을 자신의 삶을 통해 보여주신 일곱 필자들에게 박수를 보낸다. 그리고 가정상담소 직원들의 헌신과 글쓰기 강의를 맡은 송기역 작가의 열정에 감사 드린다. 기쁜 마음으로 독자들에게 일독을 권한다.
- 김용목 (실로암사람들 대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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