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요함은 오늘날 매우 희귀한 가치를 갖고 있습니다. 많은 사람이 고요함과 침묵을 찾아 헤맵니다. 책이라는 매체를 통해 독자와 저자가 대화를 나누기 위해서는 검은색 활자와 종이가 필요합니다. 그리고 이 종이에는 활자로 다 채워지지 않는 여백이 있어야 합니다. 기도할 때도 마찬가지로 검은색 활자와 같은 대화의 공간, 종이 여백과 같은 침묵의 공간이 있어야 합니다. 침묵은 여백이 되어 말과 말 사이에 스며들어 말들의 의미와 맥락을 만들어 줍니다. 이 부산한 세상에서 주님의 세미한 음성을 듣기 위해서는 우리 마음에 여백을 만들어야 합니다. (존 프리처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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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원은 사로잡히고 억눌린 모든 것으로부터 풀려나는 것이자 자유를 누리는 것입니다. 그렇다고 망나니처럼 살아도 된다는 말이 아닙니다. 해방과 자유에는 언제나 동일한 목표점이 있는데, 바로 ‘본래의 모습으로 돌아가는 것’ 입니다. 이는 창조 때 만들어진 대로 곧 주님의 형상으로 돌아가는 것, ‘참사람’이 되는 것을 뜻합니다. 주님 앞에서 사람다운 사람이 구원받은 사람입니다. 그러니 사람답지 못한 사람이 스스로 ‘나는 구원받은 성도’라고 말하면, 그것은 자기기만이고 착각이며 교만입니다. 그런 사람은 주님은 놔두고서라도, 누구에게도 신뢰받지 못합니다. (마르틴 루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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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간의 사랑은 자기 자신을 자기 목적과 공적, 그리고 우상으로 만들어 경배하며 모든 것을 그 아래 복종시키려 합니다. 인간의 사랑이 돌보고 양육하며 사랑하는 것은 자신뿐입니다. 그러나 주님의 사랑은 예수 그리스도를 통해 나오며, 오직 그분만을 섬깁니다. 인간의 사랑은 주님의 사랑을 결코 이해할 수 없습니다. 그분의 사랑은 지상의 모든 사랑과는 전적으로 다른 낯선 것, 파악 불가능한 것입니다. (디트리히 본회퍼)
--- p.134
부활. 여기, 그리스도교 신앙의 핵심에 있는 위대한 진리가 있습니다. 여기에 여러분의 삶을 걸고 싸우십시오. 그러면 모든 것이 변화할 것입니다. 죽으십시오. 돌아서십시오. 바라보십시오. 그리고 이 신비로운 몸 안에서 살아가십시오. 이 신비로운 몸은 구원, 기쁨, 충만함이 있는 그리스도인의 삶이라는 위대한 여정을 걷고 있는 모든 이와 함께하고 있습니다. 우리의 모든 연약함 속에서, 우리의 모든 영광 속에서, 우리의 생이 끝날 때까지 그분은 우리를 붙드실 것입니다. 진실로, 그리스도께서 살아나셨기 때문입니다. (새라 코클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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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 우리 아버지, 당신은 어둠 없는 빛이십니다. 그런 당신이 이제 더는 꺼지지 않는 빛, 모든 어둠을 영원히 몰아낼 빛을 우리에게 밝히셨습니다. 당신은 차가움 없는 사랑이십니다. 그런 당신이 이제 우리를 사랑하시고 해방하셔서 당신과 우리, 그리고 우리가 서로 사랑하게 하셨습니다. 당신은 죽음을 이기시는 생명이십니다. 그런 당신은 이제 그 영원한 생명을 향한 통로를 우리에게도 열어주셨습니다. 우리를 깨우셔서 우리가 작은 기쁨과 감사를 누리게 하소서. (칼 바르트)
--- p.168
주님, 당신께서는 우리에게 찾아오십니다. 우리는 당신의 빛을 따라 정의로운 길을 걸으며 이 세상의 어두운 밤길에 우리 몸을 맡기지 않습니다. 길이요 진리며 빛이신 주님께서 우리의 길을 비추십니다. 어디든지, 언제든지, 어떻게든지, 당신의 영광이 가장 환하게 빛나는 그곳에 우리가 있게 하소서. 당신의 달콤한 자비와 사랑을 우리에게 감추지 마시고 언제나 한결같이 당신을 신뢰하도록 가르쳐 주소서. 주님, 당신의 사랑과 자비로 당신께 나아갑니다. (요안나 프란치스카 드 샹탈)
--- p.208
하늘 높은 곳에는 거룩하신 주님께 영광. 땅에서는 그분이 사랑하시는 이들에게 평화. 주님, 하늘의 임금이여, 전능하신 성부여, 당신을 경배하오며 당신께 감사드리며 당신의 영광을 찬미합니다. 주 예수 그리스도, 성부의 외아들이여. 거룩하신 아버지의 어린양이여, 세상의 죄를 없애시는 주여, 우리를 불쌍히 여기소서. 성부 오른편에 앉아 계시는 주여, 우리의 기도를 들어주소서. 거룩하신 성부의 영광 안에 성령과 함께, 예수 그리스도 홀로 거룩하시고, 홀로 주님이시고, 홀로 높으시도다! 아멘. (한국 성공회 기도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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