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품목정보

품목정보
발행일 2022년 08월 10일
판형 양장?
쪽수, 무게, 크기 280쪽 | 122*184*20mm
ISBN13 9791189176860
ISBN10 118917686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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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자 소개 (1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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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향에 사는 띠동갑 누나는 통화를 할 때마다 “그래, 공부는 잘 되고?” 하고 묻는다. 소설가로 살아온 지 30년을 넘긴 동생에게 누나는 이제껏 한 번도 소설, 창작, 작업 같은 단어를 사용한 적이 없다. 그 모든 걸 ‘공부’라는 단어에 집어넣어버린다. 누나와 통화를 하고 나면 뭔지 모를 다짐 같은 게 생기는 건 아마도 바로 그 ‘공부’라는 단어 때문임이 분명하다.

세미콜론으로 끝도 없이 이어지는, 한 문장이 페이지의 거의 2/3를 차지하는 윌리엄 포크너의 소설을 번역할 때 일이다. 말 그대로 머리에 쥐가 날 지경이 되었을 때 벼락처럼 떠오른 게 있었는데, 중국영화에 흔히 나오는 ‘쿵푸’였다. 오래전 불교 관련 소설을 쓸 때 인연이 닿았던 어떤 스님이 체력보강을 하라며 가르쳐준 거였다.

“쿵푸를 한자로 쓰면 공부功夫가 되는 건 알지요?” 하며 스님은 내게 간단한 몇 가지 동작들을 시연해 보였는데, 그 동작들을 그저 흉내내며 반복하는 것에 불과하지만 신기하게도 5분쯤 하면 등줄기로 땀이 흐르고 10분쯤 되면 몸이 한결 가벼워져 이소룡이나 이연걸이 된 것 같은 기분이 된다. 그렇게 30분가량 뻗고 당기고 꺾고 휘돌고 나면 마치 알차게 공부를 한 듯이나 마음까지 그득해지고, 머리도 청명해진다.

“쪽에서 뽑아낸 푸른 물감이 쪽보다 더 푸르다”는 뜻으로 제자나 후배가 스승이나 선배보다 더 뛰어날 때 쓰는 청출어람靑出於藍의 고사는 『순자』라는 책에 나오는 유명한 일화다. 하지만 자신보다 뛰어난 제자를 흐뭇하게 여겼던 스승의 뒷얘기는 그다지 많은 사람들에게 알려져 있지 않다. 내게 쿵푸라는 ‘공부’를 가르쳐준 스님이 어느 날 차를 마시며 나를 지그시 바라보며 해준 얘기가 바로 청출어람 고사 속에 나오는 스승의 후일담이었다.

“모름지기 공부란 멈추면 뒤로 물러나는 법입니다. 공자는 그래서 공부를 가리켜 강물을 거슬러 올라가는 거라고 했지요. 청출어람 얘기에 나오는 스승은 제자가 자신을 능가할 정도로 성장한 것을 보고 그를 하산시킨 뒤에 홀로 다시 공부에 정진합니다. 그리곤 어느 날 제자를 다시 불러 일합을 겨루었지요. 제자가 자신을 이기지 못하자 그를 매우 꾸짖으며 다시 공부를 하라 합니다. 공부란 멈추면 하지 않은 것이 되고 말지요.”

글을 쓰는 일이든 쿵푸든 ‘공부’를 쉬면 강 하구까지 밀려가 모래톱에 털버덕 주저앉아버린다. 거기 그대로 있으면 또 얼마나 더 밀려 나갈지 알 수 없다. 공부는 운명과 다르지 않다. 끌려다닐 것인지 끌고 갈 것인지는 목적어인 공부나 운명이 아니라 주어인 ‘나’에게 달려 있기 때문이다.
---「공부」중에서

역사에 이름을 남긴 거장들의 특징 중 하나는 누구도 못 말릴 고집이다. 그런데 이 고집을 가만히 들여다보면 ‘다른 것’들이 비집고 들어갈 틈 하나 없는 ‘불통’의 고집이 아니라 자신과 생각을 달리하는 것들을 일정 부분 허용하는, 이를테면 ‘허용을 전제한 고집’이다.

프랑스의 철학자이자 작가였던 J. P. 사르트르는 끝까지 소련 공산주의를 변호하며 당대 지식인들로부터 스스로를 왕따시켰다. 소련을 직접 다녀온 뒤 지독한 전체주의 국가란 사실을 확인했음에도 불구하고 그랬다. 그는 어쩌면 ‘마르크스에 대한 잘못된 시범’으로서의 소련을 기꺼이 인정할 수 있어야 한다는 생각을 가졌을지 모른다.

2차대전으로부터 서구사회를 지켜낸 최후의 보루였던 처칠은 세계대전이 끝난 뒤 민주주의와 공산주의의 대립에 대해 묻는 기자의 질문에 이렇게 대답한다. “민주주의가 최선은 아니다. 하지만 이보다 나은 게 없어서 할 뿐이다.” 견인불발堅忍不拔의 표상과도 같은 그였지만 민주주의를 차선으로 밀어놓는 ‘여유’를 잊지 않았다.

양자역학의 아버지쯤 되는 독일의 물리학자 막스 플랑크는 유대인 교수를 해고시킨 히틀러를 직접 찾아가 항의했다. 포르투갈의 소설가 주제 사라마고는 공산주의 사상을 굽히지 않아 빈번히 투옥당했고, 예수를 인간스럽게 묘사한 덕분에 결국 국외추방을 당했다. 수소폭탄의 아버지라 불린 구소련의 핵물리학자 안드레이 사하로프는 레닌 훈장을 받은 과학자였지만 공개적으로 소련 공산주의를 비판했다. 영국의 수학자이며 철학자였던 버트런드 러셀은 양심적 병역거부로 투옥당했고, 80대 고령에도 반전반핵 연좌시위에 참가해 체포되었다.

역사를 뒤지면 수많은 거장들의 고집과 만난다. 그들은 당대가 자신의 정치적 견해와 다를 때 주저하지 않고 저항함으로써 ‘여유’를 확보했다. 그 여유는 당대엔 자신들을 압박하고 고통을 가하는 기제였지만, 그를 바라보는 다른 ‘당대’의 인간들에게는 숨통을 틔어주는 구실을 한다. 이 넓이야말로 거장들의 진면이다.
---「거장들의 고집」중에서

내가 어릴 적에는 어느 집이나 대문은 대체로 열려 있었다. 어지간한 부잣집이 아니면 빗장이 채워진 문은 거의 없었다. 방문하겠다는 의사표현 같은 건 무던히도 생략되던 때였다. 미리 언질을 주면 되레 화를 내는 게 인지상정이던 시절이었다. 지금은 누구에게도 열어주지 않을 거라는 완강한 결의처럼, 때로는 서너 개의 자물쇠로 문을 걸어 잠근다. 그러면서도 그 어느 시대보다 소통이란 단어는 난무한다.
---「문」중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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