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누가 무지개 깃발을 짓밟는가

누가 무지개 깃발을 짓밟는가

: 성소수자 혐오 범죄에 대한 성찰

리뷰 총점10.0 리뷰 1건
베스트
여성/젠더 top20 6주
정가
19,8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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품목정보

품목정보
발행일 2013년 10월 24일
쪽수, 무게, 크기 552쪽 | 704g | 153*224*35mm
ISBN13 9788994963976
ISBN10 8994963979

책소개 책소개 보이기/감추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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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자 소개 관련자료 보이기/감추기

저자 : 스티븐 V. 스프링클 (Stephen V. Sprinkle)
미국 텍사스 주에 있는 텍사스 크리스천대학교 브라이트 신학대학원(Brite Divinity School, TCU) 교수다. 예일대학교에서 석사 학위를, 듀크대학교에서 철학박사학위를 취득했으며, 침례교단에서 목사 안수를 받았다. 현재 미국에서 성소수자들의 인권을 보호하고 확대하는 단체인 “미국인권운동Human Rights Campaign”을 비롯해 학자로서, 작가로서 그리고 인권운동가로서 미국 전역에서 활발하게 활동하고 있다. 이 책은 2012년 미국의 〈독립출판사 협의회 Independent Book Publishers〉로부터 ‘독립출판계의 오스카상’이라고 불리는 “The IPPY Awards”를 받았다.
역자 : 황용연
한신대학교 대학원 신학과를 졸업하고 성공회대학교 신학과 박사과정을 수료했다. 지금은 미국 캘리포니아 버클리에서 버클리 연합신학대학원Graduate Theological Union 박사과정을 밟고 있다. 한국기독교장로회 한백교회 부목사와 이웃사랑교회 임시목사로 일했고, 한국기독학생회총연맹KSCF에서 학생회장과 대학부장을 역임했다. 민중신학 연구단체인 ‘제3시대 그리스도교연구소’ 연구원으로 오래 활동했으며, 소수자 문제를 중심으로 많은 글을 썼다. 특히 민주노동당원이던 때에 성소수자 차별 발언에 관한 항의 활동에 참여하면서 성소수자 지지 당원 모임을 주동해서 결성했고, 이후 당내 성소수자위원회 건설과 활동에 참여했다. 이 책을 번역하는 데에는 이러한 경험이 영향을 미쳤다. 지은 책으로 《죽은 민중의 시대: 안병무를 다시 본다》 (공저) 《Reading Minjung Theology in the Twenty-First Century: Selected Writings by Ahn Byung-Mu and Modern Critical Response》(공저) 등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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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튜가 살해당한 이유는 그가 게이이기 때문이었다. 매튜의 살인 사건은 상대적으로 빨리 처리된 편이었다. 매튜와 같은 동네에 살던 두 사람이 체포되어 재판을 받았고, 스물한 살의 와이오밍 대학교 학생을 살해한 죄로 가석방 없는 종신형에 처해졌다. 매튜 셰퍼드 이야기라는 잔인한 장은 공식적으로 종결되었다. 그러나 몇몇 사람들은 여전히 이 살인을 외면하고 있다.
매튜는 시간을 오래 끌다가 죽었다. 1998년 10월 7일 늦은 밤, 아론 제임스 매키니Aaron James Mckinney와 러셀 아서 헨더슨Russell Arthur Henderson은 라라미의 파이어사이드 라운지에서 매튜를 꾀어냈다. 매키니와 헨더슨은 라운지의 화장실에서 공모해 하이네켄을 마시고 있던 날씬한 금발에 잘 차려입은 매튜를 유혹했다. 같이 차를 타고 가서 재미있는 밤을 보내자고 말이다. 물론 매튜를 속일 심산이었다. 그들은 매튜를 납치해 357구경 매그넘 권총으로 머리통이 깨질 때까지 거듭 내리쳤다. 물건을 뺏은 뒤에는 외딴 산등성이에 있는 사슴울타리에 묶어놓았고, 그를 죽게 방치했다. 얼마나 추웠을까! 신발도 없이 양말만 신은 발은 얼마나 사무치게 시렸을까!--- pp.51-52 「1장 매튜 셰퍼드의 두 번째 죽음_매튜 셰퍼드」

‘딜런’은 테리 마크 맹검의 가짜 이름이었다. 그는 스물여섯 살의 전과자로, 강도죄로 징역을 살고 그해 5월에 막 출소한 참이었다. 월요일 오후에 맹검은 EJ 바에 놀러 간 것이 아니었다. 그는 몇 주간 준비해온 계획을 실행하러 갔는데, 그 계획이란 게이 한 명에게 달라붙어 그를 ‘하느님의 이름으로’ 죽이는 것이었다. 낚시의 미끼가 되기 위해 그는 게이인 척했고, 몬트로즈의 바에서 희생자를 낚을 그물을 쳤다. 비극적이게도 켄이 그 미끼를 물었다.
게이들이 ‘메리 크로거Marry Kroger’라고 부르는 몬트로즈 지역의 수퍼마켓 감시 카메라에 그날 늦은 밤 맹검과 켄이 맥주와 포도주를 사는 모습이 찍혔다. 피어랜드로 금방 돌아온 켄은 편안한 교외 집의 자물쇠를 열었고 그를 죽이려는 사람을 마음 놓고 안으로 들였다.
우리는 그날 밤 켄과 맹검 사이에 어떤 성적인 메시지가 오고 갔는지, 어떤 일이 일어났는지 전혀 알 수 없다. 맹검의 자백과 법정 증언, 법의학적 증거, 살인 사건 수사관들에게서 얻어낼 수 있는 구체적인 사항들을 조각조각 모아서, 그 마지막 날 ‘엘리야’가 하느님에게서 받았다고 주장한, 게이에 대한 ‘징벌의 수칙’을 어떻게 실행했는지에 대해 섬뜩한 그림을 그려낼 수 있었다. “요점은 내가 15센티미터 칼로 그놈의 머리를 찔렀다는 거지.” 맹검은 구치소에서 무미건조하게 고백했다. 게이를 죽인 것을 전혀 후회하지 않았고 심지어 켄을 사람이라기보다는 ‘무엇’이라고 여겼지만, 그는 사람들이 자신을 이상한 놈으로 볼지 모른다며 염려했다. 그는 브라조리아Brazoria 주 교도소에서 〈더 팩트The Facts〉의 기자 존 톰킨스와 인터뷰하면서 이렇게 털어놓았다. “나는 나쁜 놈이 아니에요. 나는 하느님을 사랑합니다.”--- pp.109-110 「2장 살해당한 하느님_케네스 L. 커밍스 2세」

로널드 토머스가 탈라나 크리거를 얼마나 잔인하게 살해했는지 묘사할 만한 적절한 말은 없다. 혐오 범죄의 정의 그대로다. ‘잔인한’ ‘소름 끼치는’ ‘극악무도한’ ‘짐승만도 못한’과 같은 말들이 실제 상황 앞에서는 하찮아 보일 정도다. 죄 없는 레즈비언이 창자가 뽑힌 채 내동댕이쳐진, 차마 입에 담을 수 없는 그 두 시간에 그나마 가장 가까운 광경은 아마도 이런 것일 테다. 악몽을 꾸고 있는데, 그 악몽의 배경음악으로 고강도의 사디즘과 공포영화에 열광하는 사람들이 고안해낸, 래퍼들이 ‘호러코어horrorcore’ ‘댓 위키트 쉿that’ wicked shit’이라고 부르는 갱스터 랩이 들리고, 거기에 힙합과 록 음악이 겹쳐서 들리는 것. 만약 이 사건을 다시 이야기하는 것만으로 화가 나거나 충격으로 창백해질 정도라면, 그걸 직접 당한 탈라나에게 그 경험은 도대체 어떤 것이었을까?

탈라나에게는 시간이 멈춘 것만 같았을 것이다. 그녀는 소변을 봐야 한다고 중얼거렸다. 토머스는 트럭의 조수석 쪽으로 돌아가서 문을 열었다. 탈라나는 벌거벗은 채 차 밖으로 떨어졌고 콘크리트 바닥에 부딪쳤다. 토머스는 차에서 내려와서 그녀의 팔을 붙잡아 덤불이 빽빽하게 우거진 숲 속으로 질질 끌고 갔다. 토머스는 그녀를 39미터나 끌고 가서, 그녀의 알몸뚱이를 쐐기풀과 솔잎이 뒤섞인 나뭇잎 더미 위에 던져놓았다. 그가 기억하고 있는 탈라나의 마지막 말은 “나를 그냥 죽어가게 내버려두고 가”였다. 조사관들은 그녀가 처음에는 121센티미터를 그리고 그다음에 60센티미터를 더 기어가서, 숲의 부드러운 땅 위에 쓰러져 숨을 거두었다는 것을 밝혀냈다. 부검의였던 병리학자의 냉정한 임상 전문용어에 따르면 직접적 사인은 ‘대량 출혈’이었다.--- pp.148-149 「3장 시간은 마침내 그녀 편을 들었다_탈라나 콰이 크리거」

처음에 무죄를 주장했고 그 이후에도 전혀 뉘우침이 없었던 스티븐 멀린스는 빌리 잭이 동성애자이기 때문에 그를 죽였다는 사실을 냉정하게 시인했다. 찰시가 정신적 결함을 이유로 무죄를 주장하자 멀린스는 그에 반대되는 증언을 했다. 분명히 멀린스에 대한 충성심은 전기의자가 관심사가 되자 멀리 사라졌다. 멀린스와 찰시 모두 형벌을 가볍게 하기 위해 ‘게이 패닉으로 인한 정당방위’로 자신을 변호하려 했다. 법정 증언에서 멀린스가 여러 명의 다른 남자들과도 비밀리에 성적인 행위를 했음이 밝혀졌다. 이 사실은 멀린스의 마초적 허세가 사실은 빌리 잭 앞에서 자신와서 불 속에 던졌죠. 우리는 그곳에 몇 분 동안 서 있다가 떠났습니다.” 멀린스는 기자에게 말했다.
살인자들은 빌리의 차를 처분해야 했다. 빌리의 차를 몰고 멀린스의 이동주택으로 돌아간 그들은 샤워하고 옷을 갈아입고, 바를 돌아다니겠다는 핑계로 친구에게 차를 빌려달라고 부탁했다. 멀린스와 찰시는 빌리 잭에게 훔친 돈으로 휘발유 1갤런을 사서 빌리의 차와 빌린 차, 두 대를 몰고 옆 카운티의 오래된 쓰레기 매립지로 갔다. 그곳에서 찰시는 빌리의 혼다 차에 휘발유를 붓고 불을 붙였다. 멀린스와 찰시는 빌리에게서 훔친 돈 중에서 휘발유를 사고 남은 돈으로 아무런 일도 없었던 것처럼 그날 밤 나머지 시간을 실라카우가 시 부근에 있는 서던 스테이션 바에 가서 즐겼다.--- pp.188-189 「4장 남부의 고딕 호러_빌리 잭 가이더」

살인 사건이라는 것은 큰 뉴스다. 네거리 지역 언론들은 이 사건을 계속 보도했고, 사건의 소문은 파밍턴 시까지 퍼졌다. 숀 머피가 F. C.가 죽었다는 소식을 텔레비전 뉴스에서 들었을 때, 그는 ‘친구’ 클린턴 산체스에게 불쑥 내뱉었다. “그 바보를 죽였거든, 응?” 그는 뉘우침의 빛을 전혀 보이지 않았다. 어떤 제보자가 머피를 경찰에 ‘찔렀고’, 경찰이 그의 아파트를 덮쳤다. 그들은 산체스가 비닐봉지를 대형 쓰레기통에 던지는 것을 봤다. 그 봉지는 피가 말라붙은 옷, 허리띠, 신발로 채워져 있었다. 법의학자들은 그 핏자국이 F. C.의 혈액형과 일치한다고 감정했다.
머피는 콜로라도 주 살인 사건 관련 체포영장에 의해 7월 3일 체포되었다. 그날은 F. C.의 사망 기사가 〈콜로라도 저널〉에 실린 날이기도 했다. 처음에 머피는 2급 살인죄로 기소되었다. 나중에 머피가 그의 희생자에게 강도질까지 했다는 것을 근거로, 지방 검사는 기소 혐의를 사형이나 종신형 선고가 가능한 1급 살인죄로 바꾸었다. 결국 그 알맹이 없는 검사는 머피에게 양형 거래를 제안하고, 그것을 받아들이면 구형량을 원래의 혐의에 해당하는 정도로 낮춰주겠다고 했다. 머피는 유죄를 인정하고 2급 살인죄에 해당하는 형을 받게 되었는데, 2급 살인죄에는 8년에서 48년 사이의 징역형을 선고할 수 있을 뿐이었다. 지방 검사 조 올트는 그의 행동을 정당화하기 위해, 몬테수마 카운티의 시 의원에게 제대로 배심원 재판을 하려면 6만 달러가 소요될 것이며, 그러면 카운티가 파산하게 된다고 말했다. 따라서 자기 방식대로 하는 편이 카운티의 재정을 위해서는 좋은 선택이라고 설명했다.--- pp.226-227 「5장 변화하는 한 사람_프레드 C. 마르티네즈 2세」

7월 18일 일요일 이른 시간이었다. 스코티는 베이미넷 와플 하우스에서 심야 근무를 하고 나서 어머니 집에 들러 이동주택 구입에 보태느라 빌렸던 빚을 상환하고, 그다음 날 첫 근무를 나가기 전에 잠깐 쉬러 자기 집으로 돌아왔다. 그는 침상에 누워 잠이 들었다. 켈시, 게인스, 포터가 이동주택 안으로 미끄러지듯 들어와 숨어 있다가, 잠이 든 그를 공격했다. 소년들은 월마트에서 산 밧줄로 그의 목을 졸랐다. 그들의 계획은 스코티를 포박하여 몸에 돌멩이를 달아 모바일 만에 던져서 게들이 그 몸을 먹어치우게 하는 것이었다. 그러나 계획대로 일이 진행되지는 않았다. 싸움이 벌어지고, 스코티가 그들에게 목숨만 살려달라고 빌고, 이런 일들이 벌어지면서 실제 상황은 공포의 극한으로 치닫게 되었다.
이제는 은퇴한 볼드윈 카운티 지방검사 웨트스톤은 선별된 공식 문서에는 담지 못했던 말을 자유롭게 꺼냈다. 그는 스코티 살인범들을 체포한 수사 팀을 이끌었다. 그는 켈시, 게인스, 포터를 법정에 기소했고, 스코티의 불탄 유해를 최고의 법의학 팀에게 보내 그가 어떤 공격을 받았는지 재구성하게 했다. 웨트스톤은 자신이 은퇴하는 것을 후회한 유일한 이유는 개인적으로 스코티의 사건을 기소하기 원했기 때문이라고 말한다. “그는 법정과 언론에서 밝혀진 것보다 훨씬 더 많은 일을 당했어요. 극악무도하고, 끔찍하고, 잔인한 범죄였습니다.” 그의 말대로라면, 자신의 책임하에 그렇게 할 수가 있었다면, “만약 모든 것이 다 드러났더라면, 전국적으로 충격을 주었을” 일이었다.--- pp.267-268 「6장 완벽한 증오_스코티 조 위버」

안개 낀 수요일이었던 2007년 3월 14일, 즉 3월 15일(Ides of March, 고대 로마에서 카이사르의 암살이 예언되고 실행되었던 날?옮긴이) 전야에 포크 카운티에 사는 두 젊은 남자가 라이언 키스 스키퍼Ryan Keith Skipper를 냉혹하게 죽였다. 스키퍼가 살던 셋집 주인의 조카인 스무 살짜리 윌리엄 데이비드 브라운 2세William David Brown Jr.와 그의 친구 조지프 엘리 비어든Joseph Eli Bearden은 살해 도구로 칼을 선택했다. 1세기 로마의 공모자들이었던 카시우스와 브루투스 역시 원로원에서 칼을 휘둘러 율리우스 카이사르를 살해했다. 그러나 브라운과 비어든은 고귀한 로마인이 아니었고, 그들의 목적에는 냉혹함만 존재할 뿐이었다. 그들은 불운하고 나쁜 짓을 해대는 ‘플로리다 놈들gators’, 자기 자신을 통찰할 능력도 없고, 술, 폭력, 도둑질, 이동주택에서 무엇인가에 취해 있는 것 이상의 야망
도 가지지 못한 플로리다 중부의 백인 소년들이었다. 두 사람 다 메스암페타민 중독자이자 삼류 사기꾼으로 알려져 있었다. 비어든은 10대 때 자동차 절도 때문에 복역한 적이 있었고, 구타 혐의에 유죄를 인정한 적도 있었다. 브라운은 스키퍼 살해 사건 6일 전에 ‘사이버 스토킹’ 혐의로 체포되었고, 그 이전에 포크 카운티에서 네 번 체포된 기록이 있었다. 그들이 의도한 표적은 스물다섯 살의 온화하고 놀기 좋아하는 오번데일Aubaurndale 토박이 주민이었는데, 그는 그가 자매처럼 아끼던 여자 친구 두 명과 함께 리치버그 로드 211번지의 작고 빨간 셋집에 살고 있었다. 시골 하층 백인 노동자인 두 명의 공모자들의 눈에 라이언 스키퍼는 새 차를 몰고 다니며 큰 쇼핑몰에서 일하는 것을 과시하는 건방진 별종이었다. 그래서 그에겐 자기들이 먹여줄 22센티미터짜리 날카로운 칼이 딱이었다.--- pp.283-284 「7장 진심을 지키는 사람_라이언 키스 스키퍼」

사키아가 피살당했다는 소식의 충격은 흑인 레즈비언 커뮤니티 전역으로 퍼졌다. 이메일과 휴대전화가 폭주했고, 뉴어크의 흑인 청소년 동성애자들의 비공식적 무지개 네트워크가 이 ‘적극적인 레즈비언’ 동료를 추모하기 위해 모였다. 시장과 시의원들은 그녀의 죽음이 촉발한 비탄과 분노에 불시에 사로잡혔다. 흑인 청소년들 무리가 사키아가 살해된 곳인 마켓 스트리트와 브로드 스트리트 교차점에 모여들었다. 살인이 일어난 곳에서 추모객들은 이틀 동안 그녀를 기리는 두 개의 임시 빈소를 차렸다. 하나는 꼿꼿이 세워진 두 개의 철제 대들보 사이에 나무 벽을 세운 것으로, 많은 청소년 레즈비언들이 그 벽에 자기 이름을 쓰고, 메시지를 쓰고, 그림, 꽃, 장난감, 기념품 등을 붙여놓았다. 다른 하나는 보도에 뚜렷이 남은 사키아의 핏자국을 약 30센티미터 길이의 봉헌용 양초로 열을 맞춰 둘러싼 것이었다. 풍선들과 무지개 리본들과 무지개 깃발들이 콘크리트를 뚫고 자라난 것처럼 보였다. 추모객들은 “평안히 쉬기를, 사키아. ‘T’라고도 알려졌던” “우리는 너를 사랑해, ‘T’” 등의 감상을 도로 바닥에 여러 색깔의 분필과 크레용으로 크게 썼다.

마켓 스트리트와 브로드 스트리트 교차점에 위치한 경찰 지구대가 빈 채로 있었던 것에 대해 비난이 쏟아지자, 뉴어크 경찰은 단서를 잡기 위해 바쁘게 움직였다. 월요일에 경찰은 두 용의자의 인상착의를 공개했다. 둘 다 흑인이었고, 흰 티셔츠와 청바지를 입고 있었으며, 20대 중반으로 보였다. 화요일 이른 아침에 흰 스테이션왜건이 사건 현장에서 약 5킬로미터 떨어진 이스트 오렌지 지역에 버려진 것이 발견되었다. 경찰은 이 사건의 최우선 용의자로 리처드 매컬로프를 특정하고 그의 사진을 언론에 배포했다. 목요일 오후 늦게, 수백 명의 성난 흑인 추모객들이 사키아의 죽음에 항의하기 위해 시청에 모인 가운데, 매컬로프가 변호사와 함께 관계 당국에 자진 출두했다. 경찰은 그를 중죄 모살 혐의와 다른 범죄 혐의를 엮어 체포했는데, 그 혐의들의 형량을 합하면 118년의 징역을 선고할 수 있었다. 협상가들이 관여하면서 거리에서 분노하던 사람들은 상대적으로 작은 규모로 나누어졌다. 언론은 매컬로프가 ‘그 꼬맹이’라고 치부해버린 10대 소녀의 죽음을 대단치 않게 여겼다. 힙합을 좋아하는 소년처럼 차려입은 흑인 레즈비언 소녀의 죽음을.--- pp.341-342 「8장 미루어진 정의, 거절당한 정의_사키아 라토나 건」

찰리가 피살되던 토요일 밤에는 날씨가 좋았다. 비는 낮에 그쳤고, 산뜻한 바람이 불었다. 기온은 섭씨 19도 정도였다. 달은 7할 정도 찬 상태로 빛나서, 하늘에 랜턴을 걸어놓은 것 같았다. 인터위브 모임이 교회에서 포트럭 저녁 식사를 열어서 찰리도 그곳에 갔다. 오후 10시를 조금 넘겨서 모임이 끝났고, 찰리는 우체국 사서함을 체크하러 가면서 게이 친구인 로이 오그던과 함께 걸으며 이야기를 나누었다. 서머 타임 덕분에 이제 막 어두워진 시간이었지만, 찰리는 밤에 혼자 걷는 것을 매우 꺼렸다. 많은 사람들이 날씨를 즐기러 밖에 나와 있었다. 찰리와 로이는 스테이트 스트리트를 걸어 내려가서 켄더스키그 강에 놓인 다리를 건너기 시작했다. 이 지역은 상업 구역의 핵심이었고, 켄더스키그 강과 페놉스콧 강의 합류 지점에서 90미터도 떨어지지 않은 곳이었다. 사진작가가 스테이트 스트리트 다리에 서면 시내 중심가 전체를 풀샷으로 한 번에 잡을 수 있었다. 24.3미터 길이의 다리에는 언제나 보행자들이 있었다. 와츠는 뱅거에 살았던 2년 동안 그 다리를 수백 번은 건넜을 것이라고 생각했다. 4층짜리 빌딩들이 켄더스키그 강변 양쪽으로 쭉 늘어서 있었고, 칼날로 깎은 것 같은 콘크리트 벽이 길가에서 물길 쪽으로 내려와 있었다. 페놉스콧 강의 물줄기와 합류하면서 켄더스키그 강에 1.8미터 넘게 수면의 높낮이 차이가 생기기 때문에 홍수를 막기 위해 공병대에서 1960년대에 물길을 돌려 거대한 콘크리트 활송 장치 안으로 집어 넣었다. 강가에 튀어나온 바위도 둑도 없었다. 다리는 수면으로부터 거의 5.5미터 높이에 있었고, 흐르는 물의 깊이는 보통 3.65미터 정도 되었다. 만약 누군가 스테이트 스트리트 다리에서 켄더스키그 강으로 떨어졌을 경우, 물에서 빠져나올 장소를 찾으려면 매우 오래 수영해야 했을 것이다.--- p.392 「9장 죄인의 다리_찰스 O. ‘찰리’ 하워드」

지방 검사의 충고에 따라 사텐다의 가족과 친구들은 언론과 접촉하는 것을 극도로 자제했다. 그 호수에 사텐다와 같이 갔던 친구들은 특별히 더 신중했는데, 러시아인들의 보복을 두려워했기 때문이었다. 친구들은 7월 13일 새크라멘토에서 열린 장례식 비용을 마련하기 위한 기금을 만들었다. 부고 기사에 따르면, 부검 후에 사텐다의 유해는 피지로 옮겨져서 “장례식의 마지막 의식이 진행될 예정이었다.” 살해 사건의 충격으로 ‘사텐다 정의 연합’이 결성되어 싱을 공격한 사람들에게 1만 달러의 현상금을 내걸었다. 사건 진행 상황과 최신 사항을 알리기 위해 마이스페이스와 페이스북 페이지, 웹사이트 www.satendar.com가 개설되었다. 몇몇 ‘데시’ 사람들을 위한 뉴스 매체들이 가끔씩 사건을 다뤘지만, 새크라멘토 지역 바깥에서 이 사건을 주목하는 매체는 굉장히 드물었다. 살해되기 7년 전에 피지에서 ‘다양성 복권’에 당첨되어 미국으로 이주해온 젊은 인도계 피지 사람은 마치 갓 들어온 사람처럼 미국인들의 의식 속에서 떠나버리고 말았다. 알려지지도 않고 언급되지도 않은 채로 말이다. 사텐다 피살 사건의 경우와 미국 본토 출신 백인 게이가 살해당했을 때 주류 언론과 심지어 성소수자 언론의 취급 양상을 비교해보면, 백인 우월주의와 그 외 많은 편견이 미국 사회 전반만이 아니라 언론에서도 드러난다는 것을 알 수 있다.--- p.446 「10장 시바 신과 춤추기_사텐다 시몬 니콜라스 조할 싱」

폭행당하고 부러진 채로 남자 화장실 바닥에 쓰러진 몸뚱이가 발견된 그다음 날, 테리 헬비는 앨런 쉰들러 2세의 살해 혐의로 체포되어 기소되었다. 그의 공범 찰스 빈스는 처음에는 폭행에 가담했음을 고백했지만 곧 세기에 남을 담합으로 헬비에게 불리한 증언을 했다. 증언에 대한 보상으로 그에게 적용된 혐의는 체포에 저항한 것과 범죄 신고를 하지 않은 것 등으로 가벼워졌다. 1992년 11월, 빈스는 군법회의에 회부되어 유죄 판결을 받고, 고작 4개월 징역에 처해졌다. 그는 총 78일을 복역한 후에 일반 제대 조처를 받았다. 헬비는 1993년 5월 3일, 군사법정에서 살인 혐의에 대해 유죄를 인정했으나 계획적인 것은 아니었다고 주장했다. 사형을 면해보려는 계산된 행동이었다. 5월 28일, 여덟 명의 해병대와 해군 장교로 구성된 배심원들은 세 시간도 걸리지 않아 헬비에게 종신형을 선고했다. 그러나 법령상으로 그는 매년 사면 여부 결정 심리를 받아야 한다. 헬비는 끔찍한 짓을 했다고 시인하긴 했지만 지금까지도 자신이 나쁜 사람이었던 것이 아니라, 단지 나쁜 상황에 있었던 수병일 뿐이라고 말하고 있다. 그는 맹세코 앨런이 게이라서 죽인게 아니라고 하지만, 해군 조사관 캐넌 F. 프리베트는 그의 주장을 일축한다. 그는 배심원들에게 헬비가 피해자를 죽인 이유가 “동성애자들을 혐오했기 때문입니다. 그는 그들을 역겨워했습니다”라고 말했다.--- p.490 「11장 벨로우드호에서 지옥을 경험하다_앨런 R. 쉰들러 2세」

2008년부터 미국의 학교와 동네에서 성소수자들의 목숨을 앗아가는 불길한 양상이 서서히 새롭게 나타나기 시작했다. 청소년들이 폭력의 표적이 되는 빈도가 우려할 정도로 높아졌는데, 성적 지향성만이 표적이 되는 것이 아니라 젠더 표현의 전통을 따르지 않는 행동도 비슷한 정도로 표적이 되고 있다. 이런 현상은 전국적으로 퍼지고 있는데, 특히 흑인 성소수자들 사이에서 그렇다. 청소년 세 명(두 명은 소년이고 한 명은 이제 막 성인 기준 나이를 지난)이 2008년 처음 두 달에 잔인하게 살해당했는데, 그 이유는 그들이 여성적으로 행동하면서 젠더 표현의 전형을 받아들이기를 거부했기 때문이었다. 1월 21일에는 사우스캐롤라이나의 노스찰스턴에 사는 열여덟 살 아돌푸스 B. 시몬스가 죽었고, 2월 12일에는 캘리포니아 옥스나드에 사는 열다섯 살 래리 킹이 치명적인 습격을 받아이틀 동안 뇌사 상태로 혼수상태에 빠졌다가 죽었다. 2월 22일에는 플로리다 포트 로더데일에 사는 열일곱 살 시미 루이스 윌리엄스 2세가 죽었다. 이 장은 이들의 이야기이고, 어느 치명적인 문화에 관한 익숙한 뒷이야기다. 그 문화 속에서 자란 젊은이들이 차이를 관용할 수 없거나 혹은 관용하지 않도록 만든(아마도 이 말이 더 정확하리라) 그런 문화 말이다.
--- pp.199-500 「12장 남자아이들이여, 그대들은 내 마음에 머물러 있으리_아돌푸스 B. 시몬스, 로런스 포브스 ‘래리’ 킹, 시미 루이스 ‘비욘세’ 윌리엄스 2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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