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리라는 개념이 등장한 것은 꽤 오래됐습니다. 물물교환의 시대까지 거슬러 올라갈 수 있습니다. 쉽게 말해 ‘믿고 돈을 외상으로 빌려줄 수 있는’ 신용이라는 개념이 생기면서 그에 대한 보상인 ‘금리’라는 개념이 뒤따르게 된 것입니다. 이를 바꿔 말하면 빌려주는 사람에게 금리는 ‘대가’가 되고, 빌리는 사람에게는 ‘비용’이 됩니다. 이는 실생활에서 ‘이자’라는 이름으로 흔히 통용됩니다. 이자는 어려운 말로 ‘자금을 대차할 때 부과되는 사용료’라고 합니다. 달리 말하면 대출 금액에 대한 ‘가격’이 됩니다. 이 가격은 대출받는 사람의 ‘신용도’와 ‘빌리는 기간’에 따라 달라집니다. 신용도가 낮다는 것은 그만큼 대출을 안 갚을 확률이 높다는 뜻입니다. 대출 기간이 길어진다는 것도 그만큼 돈을 떼일 확률이 올라간다는 뜻이 되기 때문입니다.
--- p.30
주가지수는 우리나라에도 코스피, 코스닥 등 여러 개가 있습니다. 주가지수를 환산하는 방식은 대체로 두 가지가 있습니다. 상장사 모두를 대상으로 지수를 산출하는 방법, 잘하는 선수들만 묶어놓고 그들을 기준으로 해서 지수를 산출하는 방법이 있습니다. 이 주가지수는 시장 심리를 읽을 수 있는 주요 지표로 활용됩니다. 단순하게 봤을 때 주가지수가 크게 떨어지면 ‘사려고 하는’ 투자자보다 ‘팔려고 하는’ 투자자가 많다는 뜻이고, 앞으로의 시장 상황이 ‘떨어질 것 같다’라는 부정적인 시각이 투영되어 있다는 뜻이기도 합니다. 이 때문에 그날의 경제 상황과 심리는 주가지수의 향방에 반영된다고 해도 무방할 정도입니다. 비슷한 맥락에서 투자자들이 미국 주가시장지수에 주목하는 이유도 미국을 비롯한 세계경제의 흐름을 읽기 위한 목적입니다.
--- p.48~49
채권이 주식으로 변할 때도 있습니다. 회사 사정에 따라 원리금을 갚는 게 아니라 자신의 주식으로 전환해주는 것이지요. 크게는 전환사채(CB, Convertible Bond)와 교환사채가 있습니다. 전환사채는 일정한 조건이 충족되면 발행회사의 주식으로 전환할 수 있습니다. 교환사채는 발행회사가 보유 중인 다른 회사의 주식으로 교환됩니다. 이런 사채를 발행하는 기업들의 경영상황을 유심히 살펴봐야 합니다. 원리금(원금+이자)을 갚을 능력이 안 되어 별 수 없이 주식으로 주는 경우가 많기 때문입니다. 원리금 대신 새로운 주식으로 받는 채권도 있는데 이를 신주인수권부사채(BW, Bond with Warrent)라고 합니다. 이 채권은 회사가 자본금을 확충하기 위해 발행하는 채권입니다. 추후 기업이 신주를 발행할 때, 이를 살 수 있습니다. 이런 종류의 채권 수익은 주가에 따라 달라집니다. 주가가 낮을 때는 회사채 성격을 유지하면서 이자를 받으면 됩니다. 회사채 만기가 됐을 때 그 기업의 주가가 높다면, 주식으로 교환하면 됩니다.
--- p.72~73
은행 중의 은행은 한국은행입니다. 한국은행은 이후에 소개할 금융위원회와 금융감독원과는 전혀 다른 성격의 금융기관입니다. 행정부와 독립되어 통화량 조절에 관한 결정을 합니다. 한국은행은 쉽게 생각해 은행들의 은행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한국은행의 주요 역할 중 하나는 통화량 조절입니다. 통화량은 시중에 도는 돈의 총량을 뜻합니다. 돈의 양이 너무 많아지면 돈의 가치가 떨어지고 물가가 오르게 됩니다. 이를 인플레이션이라고 합니다. 반대로 돈의 양이 적어지면 물가가 떨어지는 디플레이션이 일어나게 됩니다. 한국은행은 인플레이션과 디플레이션 사이에서 적정하게 균형을 유지하면서 우리 경제가 안정적으로 성장할 수 있도록 합니다.
--- p.122
실제 자산가들이 생각하는 종잣돈의 기준은 어떨까요? 2020년 말 KB경영연구소가 펴낸 ‘2020 한국 부자보고서’에 따르면 자산가(금융자산 10억 원 이상)들이 생각하는 최소 규모 종잣돈의 중간값은 ‘5억 원 이상’이었습니다. 총자산 50억 원 미만 부자 중 60.8%, 50억 원 이상 부자 중 88%가 ‘5억 원 이상’을 종잣돈의 기본으로 봤습니다. 자산가들이 생각하는 종잣돈 마련 시기는 40대가 많았습니다. 평균 44세였습니다. 최소 종잣돈 규모가 클수록 이를 마련하는 시기가 늦어지긴 했지만 대부분 41~45세, 40대 전반대에 종잣돈을 마련한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자산가들은 부의 원천으로 삼는 1순위를 ‘부동산 투자’로 삼았습니다. 사업소득이 그 뒤를 이었습니다. ‘근로소득’과 ‘금융투자’는 상대적으로 적었습니다. 상속과 증여가 아니라면 부동산 투자나 사업이 부를 축적하는 데 도움을 줬습니다.
--- p.141~142
금융·투자업계에서 자주 쓰는 단어 중 하나가 바로 ‘레버리지’입니다. 우리말로 지렛대입니다. 은행이든 투자자이든 남의 돈을 끌어다 투자의 규모를 키워서 수익을 극대화하는 전략입니다. 개인 투자자에게 있어 쉽게 경험할 수 있는 게 바로 대출입니다. 여러분들이 주택 구매를 하실 때 받는 주택담보대출도 일종의 레버리지입니다. 여러분이 가용할 수 있는 자산 이상 가격의 집을 살 수 있게 해줬으니까요. 같은 10% 수익률이라고 해도 1천만 원 자금에서 나오는 수익과 1천억 원 자금에서 나오는 수익은 규모 면에서 크게 다를 수밖에 없습니다. 이런 레버리지 전략은 개인부터 기관 투자자, 전문 펀드매니저까지 많이 씁니다. 펀드도 사실 따지고 보면 이런 레버리지 효과를 높이기 위한 수단으로 볼 수 있습니다. 여러 사람의 돈을 많이 모아 굴리고 수익을 나눠주기 때문입니다. 굴리는 돈 규모가 커질수록 얻는 수익의 절대 액수도 커질 수밖에 없습니다.
--- p.164
초보 투자자 입장에서는 종목을 고를 수 있는 안목을 키우는 게 우선입니다. 오를 만한 종목을 찾고 남들보다 먼저 매매 시점을 알아낼 수 있도록 노력하는 것이 중요합니다. 주식투자에 대한 정석은 없습니다. 다만 장기투자를 하는 투자자들은 기본 분석으로 기업가치를 분석하고 저평가 주를 찾습니다. 기술적 분석을 통해 매수와 매도 시점을 결정합니다. 예컨대 인플레이션 우려가 커져 기준 금리 인상이 예상된다면 경기 방어주에서 종목을 찾는 것입니다. 물가가 오르는 시점이면 경기 과열이라는 뜻이고, 이런 경기를 식히기 위해서 ‘시장에 유통되는 돈을 흡수하는’ 정책을 씁니다. 이 중 하나가 한국은행의 기준 금리 인상입니다. (물론 이것도 과거의 경험을 바탕으로 한 것으로 현재와 다를 수 있습니다.) 각 종목별로 차트를 보고 싼지 비싼지를 판단하고 매수 시점을 고르게 됩니다.
--- p.229~230
외국인 투자자들의 특징은 소형주보다는 대형주, 이 중에서도 삼성전자나 하이닉스, 현대자동차처럼 세계적으로 잘 알려진 기업을 선호한다는 점입니다. 외국인 투자자가 스몰캡*이나 코스닥 기업들을 알기 힘들 뿐더러 정보를 얻기도 수월치 않다 보니 주로 코스피 상장기업에 투자가 몰리곤 합니다. 이들의 또 다른 특징은 외국인들은 종목을 선정하면 목표 수량을 채울 때까지 지속해서 매수한다는 점입니다. 매도할 때도 지속해서 합니다. 이런 방식은 주가의 지속적인 상승 혹은 하락을 일으킬 수 있어, 외국인 투자자는 국내주식시장에서 영향력이 큰 편입니다. 개인 투자자들은 HTS나 MTS 등을 보면서 이들의 동향을 잘 살펴볼 필요가 있습니다.
--- p.242
공시는 기업들의 계약현황, 시설투자, 영업실적 등 기업의 대소사를 투자자에게 알리는 정보 수단입니다. 투자자들의 투자 판단을 돕고 기업 내부자와 외부자 간 정보 불균형(내부자는 알고 외부자는 모르고)의 격차를 해소하기 위한 목적으로 운영됩니다. 과거에는 기업들이 금감원이나 거래소 등을 방문해 직접 서류를 제출해야 했으나 DART가 생기면서 빠르고 신속해졌습니다. 인터넷을 통해 기업들은 공시사항을 신고·제출하고, 투자자들은 공시 사이트를 통해 공시 정보를 쉽게 확인할 수 있게 됐습니다. 공시의 장점은 중소형주의 사업 정보도 쉽게 얻을 수 있다는 것입니다. 때에 따라서는 이상 징후도 발견할 수 있습니다. 특정 기업이 쏟아낸 공시를 여러 개 묶어 보면서 맥락을 읽어볼 수 있다는 뜻입니다(물론 공시가 익숙해졌을 때입니다).
--- p.253~254
미국 주식투자 방법은 직접투자 방식과 간접투자 방식으로 나눠 볼 수 있습니다. 직접투자 방식은 아마존이나 애플과 같은 주식을 증권사 계정을 통해 직접 사는 것입니다. 양도소득세 등 세금도 직접 냅니다. 간접투자 방식은 S&P500이나 미국 특정 산업군의 주가지수를 추종하는 ETF에 투자하는 방식입니다. 혹은 미국 기업을 담은 펀드에 투자하는 것입니다. 미국 주식투자의 장점은 달러 자산을 확보하는 효과도 크다는 점입니다. 코카콜라처럼 역사가 길고 매출 구조가 건실한 기업은 배당도 한국 기업들보다 후하게 합니다. 다만 달러 자산이기에 환율 변동에 직접적인 영향을 받습니다. 주식 거래에 있어 세금을 물지 않는 우리나라와 달리 세금을 내야 하는 부분이 있습니다. 증권사 계좌를 통한 예약 거래가 가능하지만, 밤에 장을 시작해 새벽에 장이 끝난다는 (우리로서는) 불편함도 있습니다.
--- p.267~268
‘HTS는 너무 복잡하고, MTS는 화면이 작고.’ 기업 실적이나 코스피 지수 변동 폭, 해외 시장 상황 등에 대한 정보는 증권사 HTS에서 볼 수 있습니다. 하지만 매번 HTS나 MTS에 접속하기가 쉽지 않고 초보자가 보기에 복잡해 보이기만 합니다. 더 쉬우면서 보기 간편한 경제 정보 사이트는 없을까요? 있습니다. 바로 ‘네이버금융’입니다. 모바일에서는 ‘네이버증권’으로 서비스되고 있습니다. 네이버금융만 잘 살펴봐도 그날 주요 경제 뉴스와 주가, 원자재 지표, 외국인과 기관의 수급 상황까지 한 번에 살펴볼 수 있습니다. HTS나 MTS가 ‘거래’에 초점이 맞춰져 있다 보니 이런 정보를 찾기까지 익숙해지는 시간이 필요합니다. 반면 네이버금융은 몇 번 클릭이나 터치만으로도 한 번에 볼 수 있습니다.
--- p.290~291
대표적인 가치주 투자자로 알려진 워런 버핏은 탄탄한 매출 구조를 갖고 있으면서 상대적으로 저평가된 종목을 발굴해 투자해왔습니다. 기업에 대한 재무분석뿐만 아니라 꾸준하게 성장할 그 기업의 가능성을 엿봤던 것입니다. 실제 버핏의 대표적인 투자 종목에는 뱅크오브아메리카, 코카콜라 등이 있습니다. 버핏은 이들 종목이 꾸준히 매출을 내고 있지만, 저평가됐다고 판단해 자신의 포트폴리오에 추가했습니다. 성장주는 빠르게 변화하는 트렌드를 읽어야 합니다. 1990년대 후반과 2000년대 초에는 초고속 인터넷망을 기반으로 한 인터넷 기업이, 2010년대에는 모바일 기업들이, 2020년대에는 모바일 기업들과 함께 친환경 트렌드에 힘입어 전기차와 배터리 관련주들이 기대를 모으고 있습니다.
--- p.304
상장지수펀드인 ETF는 주식이나 원자재 등 가격의 지수를 추종하는 상품입니다. 지수가 올라가면 수익을 내고 지수가 떨어지면 수익이 줄거나 손실을 내는 형태의 상품입니다. 여기서 지수를 흔히 인덱스라고 부릅니다. 코스피가 대표적인 주가지수이자 주가 인덱스인 셈입니다. 코스피 상장 기업 중 상위 200개 업체의 주가를 합쳐 지수화한 코스피200도 대표적인 코스피 지수입니다. 우리나라에서 지수를 만드는 기관은 한국거래소와 에프앤가이드, 이렇게 두 곳입니다. 한국거래소가 국내 유가증권을 거래하는 유일한 유가증권 시장이다 보니 대부분의 지수가 이곳 한국거래소에서 만들어집니다. 주가지수 외 국제 원자재 가격을 추종하는 ETF, 채권 등의 증권의 가격을 따라가는 ETF 등이 있습니다. 직접투자하기 힘든 해외 채권이나 원자재 등을 간접투자할 수 있습니다. 이름은 펀드인데 사고파는 것은 주식처럼 할 수 있다는 장점이 있습니다.
--- p.341~342
ELS는 주식연계증권(Equity Linked Securities)의 약자입니다. 국내주식이나 해외주식 혹은 특정 기업이나 업종의 지수를 섞거나 채권 등의 상품을 적절히 섞어 만듭니다. 특정 조건에 맞으면 수익률이 발생하도록 설계했습니다. 은행 등에서는 ELS를 안전성이 높은 상품으로 추천했습니다. 투자금의 절반 이상은 손실 위험이 적은 국공채에 투자해 일정 비율의 원금을 보장합니다. 나머지는 옵션 등의 상품에 투자합니다. ELS는 기초자산으로 삼은 주가지수가 많이 오른다고 해서 수익을 많이 주는 구조는 아닙니다. 예컨대 ‘기초자산으로 삼은 주가지수가 6개월 내 50% 미만으로 떨어지지 않는다면 약속했던 이율 5%를 드려요’라는 식입니다. 시장이 박스권에 있을 때는 추가 수익을 얻을 수 있지만 주가 변동이 클 때는 손실 위험이 존재합니다.
--- p.352
투자 자산으로서 암호화폐에 대한 생각은 전문가마다 다릅니다. 대체로 기존 금융권에 있는 전문가들은 암호화폐에 대해 부정적인 시각을 갖고 있습니다. 눈에 보이지 않는 암호화된 코드의 나열일 뿐더러 투기적인 요소가 강하다는 이유 때문입니다. 반면 암호화폐의 미래에 대해 긍정하는 사람들은 암호화폐 인프라라고 할 수 있는 블록체인에 대한 기대감이 높습니다. 장차 지금의 금융체계를 블록체인이 대체할 것이라고 보고 있습니다. 비트코인의 탄생 배경이 기존 금융권에 대한 회의감에서 비롯된 것처럼 탈중앙화된 화폐 시스템인 암호화폐가 새로운 대안이 될 수 있을 것이라는 생각입니다.
--- p.40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