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랑과 미소의 젊은이
그것은 누구에게나 적어도 한 번은 일어납니다. 스스로 행복해지고 다른 사람들을 행복하게 만드는 놀라운 능력을 자신 안에서 발견하는 일, 곧 사랑에 빠지는 일입니다. 그때에야 비로소 살기 시작했다고 말할지도 모릅니다. 예전에는 아직 삶의 참맛을 보지 못했기 때문에 자기 자신을 완전히 내어줄 수 없었습니다. 그런 사랑이 지나갑니다. 하지만, 그로 인하여 한 인격체로 거듭납니다. 사랑에 대한 그리움과 향수는 남아 있지만, 살아 있다는 것이 어떤 의미인지 배웠습니다. 그래서 계속 전진할 수 있습니다. 삶의 의미가 사랑하고 사랑받는 데 있다는 것을 깨달았기 때문입니다.
이것이 평범했던 그에게 일어났던 일입니다. 하지만 한 가지 다른 점이 있습니다. 젊은 날에 빠져들었던 사랑은 한 번도 중단된 적이 없었습니다. 이러한 상태에서 그는 24년이라는 나이로 삶을 마감했습니다. 사랑하는 것을 멈출 시간이 없었던 것입니다. 만약 더 오래 살았다면 정신적으로 성장했을 것입니다. 하지만 사랑에 빠진다는 것은 다른 무엇보다 성장과 성숙의 시간이며, 그것의 영향은 매우 큽니다.
고통의 성모 가브리엘의 이야기가 여기 있습니다. 삶의 전 여정에서 사랑에 빠진 젊은이입니다. 처음에는 사랑에 목말라하다가 나중에는 사랑이 넘쳐납니다. 한 소녀에게 다가가 사랑에 빠질 뻔했지만, 결국 그가 빠진 사랑은 삶에 대한 사랑과 삶에 따라오는 모든 것에 대한 사랑이었습니다. 사람들이 그에게 흥미를 느끼고 마음이 끌리는 것은 당연합니다. 모든 것은 인간이 가장 추구하는 것을 중심으로 진행됩니다. 우리는 모두 사랑을 찾고 있으며, 사랑에 눈이 멀고 사랑에 취해 있습니다. 사랑을 갈망하고 뒤좇으며, 사랑이 행복을 위한 유일하고도 참된 기회라고 생각합니다.
젊은이들은 사랑이 주는 희망과 새로움에 목말라합니다. 그들은 친구들을 사랑의 대상으로 삼습니다. 물론 그 사랑은 아직 성숙하지 못한 사랑입니다. 명료하지 못하고 경험이 부족하기 때문입니다. 하지만 그것도 여전히 사랑입니다. 모든 성인은 사랑에 빠진 사람들입니다. 그분들은 사랑을 완성했습니다. 하지만 사랑은 삶의 각 단계에 따라 각기 다른 측면을 보여줍니다. 가브리엘은 사랑에 대해 가장 강렬한 형태를 보여준 성인입니다. 그의 삶은 사랑이 아직 노래이자 시였을 때 끝났습니다. 이러한 까닭에 다른 성인들과 마찬가지로 모든 이를 위한 성인이지만, 특별히 젊은이들을 위한 성인으로 여겨지고 있습니다.
가브리엘은 삶에서 좀 더 많은 것을 얻기 원하는, 전형적으로 보통 사람들이 지향하는 그런 삶의 태도를 취했습니다. 이른바 자녀들을 애지중지하는 부모, 많은 형제 자매들, 1800년대 중반의 활기찬 스폴레토의 명문 학교들 등. 그는 그 도시의 재산평가인이었던 아버지와 예수회 신부들의 자랑거리였습니다. 학교 성적이 우수하여 친구들 사이에서도 두드러졌습니다. 춤 솜씨가 뛰어났고 매력적인 시 낭송으로 사람들을 사로잡았습니다. 사람들이 그의 곁에 있기를 원했습니다. 한마디로 완벽했습니다. 자신이 하는 모든 일을 사랑했습니다. 자신이 탁월한 사람이라고 생각했기 때문에 항상 최고가 되길 바랐습니다.
하지만 삶은 그에게 숨 막힐 정도의 충격을 주기도 했습니다. 어머니의 죽음, 두 형제와 세 자매의 죽음이라는 사건입니다. 몇 차례 심하게 앓아누워 간신히 목숨을 건지기도 했습니다. 다른 사람이었다면 삶에 배신감을 느꼈거나, 삶이 공평하지 못하다고 불평할 수도 있었을 것입니다. 가브리엘은 그렇지 않았습니다. 그는 언제나 후회하지 않고 사랑 안에서 올바른 길이 나타날 때까지 기다렸습니다. 다른 것에 대해서도 마음이 강하게 끌렸지만 말입니다.
열여덟 살 때, 중대한 결정을 해야 했습니다. 그가 다른 결단을 내렸다면 정말로 이성적인 사랑에 빠져 또 다른 선택을 했을 것입니다. 그는 사랑에 빠졌습니다. 첫눈에 반한 사랑, 다른 가능성이나 양자택일의 여지를 남기지 않고 사람을 단숨에 사로잡는 그런 사랑이었습니다. 집에서 약혼식을 준비하는 동안, 다른 누군가가 그의 가슴을 찌르는 눈길을 보냈고 가브리엘의 사랑을 온전히 차지했습니다. 이 거부할 수 없는 아름다움의 대상은 누구였을까요?
그 불꽃은 더 이상 끌 수 없었습니다. 사랑에 빠진 젊은이의 일거수일투족과 정신을 송두리째 바꾸었습니다. 그는 모든 것을 원했고, 지금 당장 원했습니다. 조금도 기다릴 수 없었습니다. 그는 결국 자신이 원하는 것을 얻을 수 있었습니다. 그것은 사랑에 빠진 사람들의 전형적인 특징입니다. 사랑에 빠진 사람들은 모든 것이 가능하다고 믿고, 결단력 있게 시작하여 원하는 것을 확실하게 얻습니다. 가브리엘은 자신을 소용돌이처럼 끌어당긴 사랑에 자신의 모든 것을 줄 수 있다는 것을 확신하기 위해 할 수 있는 기도와 희생을 바쳤고, 모든 것을 그것과 연관시키려 했습니다. 그는 삶의 모든 것과 세상의 모든 아름다움을 그분께 드리길 원했습니다. 무한하신 하느님의 사랑으로 가는 여정에서 모든 인간의 마음으로부터 솟아오르는 바로 그 사랑의 한가운데에 자신이 있다는 것을 느끼고 싶었습니다.
가브리엘을 잘 알고 있었던 사람들은 그를 사랑으로 불타고 있다거나 사랑으로 발효된 반죽이라고 말했습니다. 그는 살짝 건드리기만 해도 타오르는 덤불처럼 말했는데, 그것은 지금까지 전혀 본 적이 없고 설명할 수도 없는 것이었습니다. 마침내 그 불이 그를 태우고야 말았습니다.
가브리엘이 지상에서 보낸 시간은 24년이었고 그 이상은 버틸 수 없었습니다. 지상의 삶은 그에게 더는 줄 것이 없었으며, 단지 다음 생애로 가는 것을 도와줄 뿐이었습니다. 그는 이 세상을 떠나면서 아쉬움이 없었을 뿐만 아니라 서둘러 떠나기를 간절히 원했습니다. 그가 죽음을 맞이하는 순간만큼 생명으로 충만한 적이 없었습니다. 사람들 대부분이 작별의 눈물을 흘리며 이 세상을 떠나지만, 그는 미소를 지으며 떠났습니다.
이것이 그에 관해 기록된 역사입니다. 가브리엘의 모험이 너무 매력적으로 보이기에 그의 이야기를 다시 들려주고 싶은 열망에 사로잡혔습니다. 그에 관한 이야기를 사람들에게 다시 들려주려 합니다. 삶과 사랑에 빠지고, 삶은 살아갈 만한 가치가 있으며, 그러기에 성공한 삶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특히 젊은이들에게 이 이야기를 들려주고 싶습니다. 사랑을 필요로 할 때 그들이 속지 않기를 바라기 때문입니다.
이탈리아어 초판에 「하늘나라의 들이닥침」이라는 부제를 추가했습니다. 그의 마음은 제트기처럼 숨 막힐 정도의 속도로, 그야말로 기록적인 비행시간을 자랑하는 직항으로 목적지에 도착하여 하늘 높은 곳을 향해 날아갔습니다. 이제 그의 이야기를 다시 내어놓습니다. 이번에는 그의 이야기를 이해할 수 있는 두 번째 열쇠, 곧 그의 첫 번째 모습을 발전시킬 수 있는 또 다른 모습을 제시하려 합니다. 두 번째 열쇠는 “사랑에 빠진 젊은이”입니다. 그것은 사랑에 빠진 그 절정에서 한 번도 내려온 적이 없기에 성공한 삶이었습니다.
가브리엘 친골라니 신부
---「서문」중에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