품목정보
발행일 | 2022년 09월 05일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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쪽수, 무게, 크기 | 316쪽 | 486g | 140*205*20mm |
ISBN13 | 9791197938801 |
ISBN10 | 119793880X |
발행일 | 2022년 09월 05일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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쪽수, 무게, 크기 | 316쪽 | 486g | 140*205*20mm |
ISBN13 | 9791197938801 |
ISBN10 | 119793880X |
1부 더 로드The Road, 길 위에서 아버지와 병원과 변소의 기억 등대와 기차 우산 만들기 광주, 그리고 5월 우리의 해태 타이거즈 1987년, 거리의 재수생 서울, 그리고 신촌 경계인의 자리 주인 없는 개 길 위에서 길을 묻다 편견을 갖고 돌아오라 성남에서 쌀통을 만들다 무엇을 할 수 있을까, 무엇을 해야 할까? 대우 중공업 감사에서 분식 회계를 배우다 IMF, 모든 것을 바꾼 벤처 기업 팽창기, 무자본 M&A와 사모 펀드를 배우다 2부 약한 자 힘주시고 강한 자 바르게 참여연대, 교사이자 반면교사 ‘오징어 게임’ 그리고 ‘쌍차’ 프로페셔널 스켑티시즘(skepticism), 의심하고 검증하라 적폐, 청산, 위원회 2019년 9월 29일, 그날 새벽 윤미향과 대속(代贖) 의식, 그리고 시민 단체 3부 돌들이 일어나서 말하리라 의심 없는 믿음은 악마 총리 후보의 ‘라임 펀드’ 의혹, 괜찮은가? 거짓의 시간 드루킹, 생태탕 그리고… 文정부 검찰 재벌 개혁의 본모습 현금 열전(列傳) 토건세력과 유착한 정치세력, 누구인가? 한동훈 사용법 박근혜 vs 문재인 대통령 후보의 공약 술자리 농담에서 시작된 공수처 사찰 논란 전자정부 인공지능조차 내로남불? “얼마를 원하십니까?” 개와 늑대 ‘라임 리스트’ 처벌이 멈춘 까닭 어느 코미디 청문회 잔다르크가 이끌어 낸 기억 저자의 말 | |
가난하지만 마음만은 중상층인 김경률 회계사의 어린 시절 얘기부터 웃다가 울컥하다가 단숨에 읽어버렸다. 뉴스나 청문회 통해서 알게 된 저자의 진솔한 인생역정을 알게 되면서 우리사회 보석같은 인재를 만난 기분이다. 비틀거리는 정의를 위해 쉴틈없이 거친 파고를 넘어 온 저자의 삶을 만나며 같은 시대를 살아오면서도 미처 보지 못했거나 깨닫지 못했던 것들을 돌이켜보게 되었다.
김경율은 누구인가?
언젠가 청문회에서 신랄하게 국회의원들을 쪼는 사람을 보게 되었다.
회계사라고 한다. 말도 조리있게 잘한다.
그러다 티브이 조선에서 하는 강적들에서도 보았다.
점점 정감이 간다. 매료된다. 그의 치열했던 삶들이 지금도 유효한 그의 삶이 궁금해졌다.
그래서 들입다 구입했다.
이 가을 날 재미지게 읽어보자. 그의 인생을 파헤쳐보자!
김경율 회계사는 조국 사태 때 그 이름을 처음 들어본 사람이다. 물론, 2009년 쌍용자동차 해고무효 소송, 2015년 삼성바이오로직스 분식 회계 건, 그리고 2017년 출범한 문재인 정권에서는 적폐청산위원회 위원으로도 활동했으니, 내가 몰랐을 뿐 그쪽 세계에서는 꽤나 왕성한 활동을 이어온 것으로 보인다. 아마, 문재인 정권이 헛발질을 하지 않았으면, 김경율이라는 이름은 지금까지도 내게 관심의 대상이 되지 않았을지도 모르겠다. 하지만, ‘정치를 외면한 댓가는 가장 저질스런 인간들에게 지배당하는 것이다’라는 플라톤의 말처럼 최근 몇 년은 정치를 외면해서는 안 됨을 깨닫게 만든 시간이었고, 그 덕에 꽤 여러 인물들에 대해 관심을 갖게 되었다.
이 책은 일명 ‘조국 흑서’라고 불리는 『한번도 경험해보지 못한 나라』 이후 그의 두 번째 책이자 단독 저자로는 첫 번째 책이다. 그의 살아온 발자취의 고백이자, 그가 왜 20여 년을 몸담았던 단체에서 나올 수밖에 없었는지를 돌아보며 정리하는 회고담이기도 하다.
3부로 이루어진 책의 1부는, 최초의 기억인 대여섯살 무렵부터 회계사가 되기까지의 이야기이다. 그 이야기를 따라가다 보면, 586 운동권에 대해 지극히 부정적으로 바라보고 있는 나 같은 이의 눈에도 그 고단하면서도 치열한 삶의 모습이 너무나 선연해서 현재의 부정적 시선을 일부 누그러뜨리게 만든다.
그리고 2부는 참여연대 멤버로서의 경험담인데, 이 부분을 읽으면서 장하성, 김상조, 박원순, 심상정 같은 이들도 처음부터 지금같지는 않았음에 대해 생각해보게 되었다. 물론, 시민단체 멤버나 시민운동가로서의 역량과 행정 업무 능력은 별개인 것이고, 인간의 진면목은 쥐꼬리만한 권력이라도 잡았을 때에 드러나기 쉬운 것이니, 단정적으로 얘기하기는 어려울 것 같지만 말이다.
마지막 3부는 2021년 4월부터 2022년 6월까지, 최근 1년 2개월간 경기일보에 썼던 칼럼을 엮었다. 특히 마지막 2개의 칼럼은 기억도 생생한 최근 얘기인데, 벌써 석 달이 지났나 싶기도 하다.
새 정부가 출범한 지 이제 넉 달이 좀 넘은 시점에서 대한민국 정치판을 보면, 아직도 어지럽다. 정권 교체가 되었음에도 여전히 기울어진 운동장이라는 느낌이 드는 건, 국익보다 자신들의 정치적 야욕에 혈안이 된 정치꾼들이 널려 있기 때문이고, 그럼에도 그들을 무지성 지지하는 이들이 많기 때문일 것이다.
그런 가운데, 내로남불과 무지성 지지에 반발하는 김경율 같은 사람들이 하나둘 목소리를 높여준다는 것은 참 다행한 일이다. 그리고 이 책을 산 중요한 계기가 그런 심정적 지지에 있음을 부인하지는 못하겠다. 하지만, 책을 읽으면서, 그리고 다 읽고나서는 정치적인 면을 떠나 나 자신이 부끄러웠다. 과연 나는 이 사람처럼 진정으로 치열하게 살았던 걸까? 피가 끓어오르는 것 같은 열정을 가지고 살았던 걸까? 지나간 모든 시간에 대해 과연 후회가 없고 최선을 다했다고 할 수 있을까? 이 책의 정치적 색채를 떠나 많은 이들이 한 번쯤 읽어보고 자신의 삶을 돌아보면 좋겠다는 생각이 들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