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달빛마저 나를 응원해

달빛마저 나를 응원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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휴먼 에세이 top100 6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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품목정보

품목정보
발행일 2022년 08월 20일
쪽수, 무게, 크기 204쪽 | 350g | 150*210mm
ISBN13 9788974472658
ISBN10 897447265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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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자 소개 (1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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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족의 병을 받아들이는 데에는, 우리의 마음이 같이 아파지는 과정이 필요했다. 그때에는 아파서 죽을 것 같았는데 지나고 보니 그렇게 가족들도 아픔을 겪으면서 환자를 진심으로 이해하고 공감하는 마음이 생겨난 것 같아서 이것도 당연한 과정이구나 싶어졌다. 그 과정에서 조금 더 아파지는 가족이 생긴다. 당시에는 내가 가장 마음 아픈 사람이라고 생각했는데, 시간이 지날수록 남편이 더 아픈 사람이었다는 걸 알게 되었다.
---「1장, 아픔을 받아들이는 시간」중에서

겪어내는 시간이 필요했다. 피할 곳이 없었다. 가족이 아닌 누가 대신해줄 수 있는 일이 아니었다. 국가의 도움으로 돌봄 지원을 받는 부분이 있었지만, 그 모든 연결고리는 가족의 손으로 말끔하게 이어붙이는 작업이 필요했다. 그러면서 우리 인생에서 맺음과 풀어짐이 얼마나 중요한지 알게 되었다.
---「2장, 온 가족이 아팠던 시간」중에서

아픔을 극복하는 우리만의 틀을 만들어나가기 시작했다. 불신의 자리에 조금씩 믿음이 들어오기 시작했다. 세상에서 제일 미운 사람이던 남편이 제일 믿음직한 사람으로 변화해갔다. 그렇게 우리가 만드는 틀이 아이들이 인생 지도를 만들어나가는 데에 기본이 되겠다는 것도 알게 되었다. 더 이상은 아이들 앞에서 부끄러운 부모가 되고 싶지 않았다.
---「3장, 함께 극복하는 시간」중에서

수시로 어머님 연세와 내 나이를 견주어 보면서 내가 앞으로 얼마나 더 건강한 모습으로 하고 싶은 일을 하면서 살 수 있을지 세어보곤 했다. 생각보다 그리 길지 않았다. 이처럼 소중한 시간을 나만 잘 쓰는 게 아니라, 다른 사람들도 잘 쓸 수 있길 바랐다. 그래서 점점 노인인구가 늘어나고 모든 가정에서 우리처럼 간병 가족으로서 겪어야 할 혼란을 조금이라도 짧게 겪고, 어서 극복하길 바라는 마음으로 대비하고 준비할 수 있는 법을 나누고 싶었다.
---「4장, 누구나 함께 대비하는 시간」중에서

간병 중이지만 우리 가족에게도 드디어 안정과 평온이 찾아오게 되었다. 간병을 시작하면 삶이 끝나는 줄 알고 지레 겁을 먹던 나는 오히려 적극적으로 죽음과 나이 듦에 대해서 생각하면서 현재를 다져나갈 필요가 있다는 걸 알게 되었다. 그리고 모두에게 찾아오는 노화와 죽음 앞에서 가장 중요한 것이 무엇인지도 발견할 수 있었다. 모든 인간에게 공평하게 주어지는 삶을 어떻게 대하고, 어떤 가치를 추구하며 살면 좋은지 나누고 싶었다.
---「5장, 달빛마저 응원하는 시간」중에서

긴 터널의 끝에는 도대체 뭐가 기다리고 있을지 참 궁금했었다. 걱정하던 일은 아무것도 일어나지 않았다. 대신 좋은 일이 참 많이 기다리고 있었다. 인생에서 좋은 일이란 게 과연 뭘까? 많은 돈, 넓은 인맥, 번듯한 직장, 공부 잘하는 자녀? 끝이 없는 터널과도 같던 8년간의 간병을 기록하면서 발견한 인생에서의 좋은 일이란, 배우자와 다정하게 지내는 것이다. 8년의 시작점에 섰을 때 난 그것을 잘 못 하고 있었고, 많은 노력과 희생, 용서와 깨달음 끝에 그와 내가 품고 있던 처음의 설렘과 지금의 성숙한 배려를 합쳐서 이제는 사랑을 느낄 수 있게 되었다. 우리 부부가 갖는 서로에 대한 사랑이 어머님에게는 따뜻한 보살핌으로, 아이들에게는 넘치는 애정으로 전달될 거라 믿는다. 그를 사랑하게 되기까지 나의 삼십 대를 온전히 바친 느낌이다. 이제부터 시작하는 사십 대의 사랑은 영국에서보다 더 낭만적으로 만들어가고 싶다. 그때보다 조금은 더 성숙해진 마음을 바탕으로.
---「5장, 달빛마저 응원하는 시간」중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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