섬광은 한국과학기술원(KAIST)에 재학 중인 학생들이 모여 만든 학생 단체 겸 사회적 벤처 기업으로, 2010년 제1회 ‘적정기술 사회적 기업 페스티벌’에서 대상을 수상했습니다. 그 후 ‘예비기술 창업자 육성사업’ 대상 기업으로 선정되었으며, 에너지 빈곤층을 위한 태양열 난방기를 개발해 이를 필요로 하는 이웃들에게 보급하고 있습니다. 캄보디아, 몽골, 인도네시아, 필리핀 등의 국가에서 적정기술 관련 활동을 진행해 왔고, 국내외 청소년 및 청년들과 함께하는 적정기술 콜로키움, 페스티벌, 컨퍼런스 등에 참가해 그 경험을 나누고 있습니다.
감수 : 김정태
사회혁신 전문 투자컨설팅 MYSC의 이사이며, 헐트 국제경영대학원에서 사회적 기업가정신을 공부했습니다. 《소외된 90%를 위한 디자인》 《소외된 90%와 함께하는 디자인: 도시편》 등 적정기술 및 디자인 총서 시리즈를 기획했고, 현재 적정기술 기반 비즈니스 모델로 진행 중인 햇빛Lab 프로젝트를 총괄하고 있습니다. 또한 특허청 및 한국국제협력단 등의 적정기술 자문위원으로 활동 중이며, 저서로는 《적정기술이란 무엇인가?》(공저) 《스토리가 스펙을 이긴다》 등이 있습니다.
적정기술이라는 단어가 본격적으로 사용되기 시작한 곳은 1970년대 미국입니다. 당시 중동에서 수입하던 석유의 가격이 급등하면서 미국은 석유 파동이라는 심각한 사회적 문제에 직면해 있었어요. 이 사건으로 인해 미국인들은 쉽게 얻을 수 있는 자원이라고 여기던 석유가 구하기 어려워질 수도 있고 고갈될 수도 있다는 사실을 깨닫고 충격을 받았어요. 이러한 상황을 타개하기 위해 일부 과학 기술자들이 적정기술에 주목했어요. 이들은 ‘가격이 저렴하고, 쉽게 사용할 수 있으며, 화석 에너지 보존에 기여하고, 저소득층의 삶을 개선할 수 있는 기술’을 개발하고 자 했습니다. 마침내 1979년 미국 캘리포니아 주에서는 적정기술을 통해 저소득층과 소수 민족의 삶의 질을 향상시키기 위해 적정기술국(The Office of Appropriate Technology)이라는 부서가 설립되기도 했답니다. - 19~20쪽, 적정기술이란 무엇일까요?
누군가의 삶을 개선시킬 수 있는 방법이 준비되어 있어도 당사자가 주인 의식을 갖지 않고 주체적으로 참여하지 않으면 진정한 변화가 일어나기 어렵습니다. 따라서 누군가의 삶을 궁극적으로 개선해 주기 위해서는 그 사람에게 주인 의식을 심어 주어야 합니다. 적정기술은 기술의 사용자에게 주인 의식을 심어 주는 일을 중요하게 생각합니다. 단순히 누군가를 도와주는 기술이 아니라 기술의 사용자가 주인 의식을 갖게 함으로써 그 사람의 삶을 궁극적으로 개선하는 기술을 우리는 적정기술이라고 부르기 때문입니다. - 43쪽, 주인의식을 심어주는 적정기술
적정기술 제품으로 BOP 시장에 진출한 기업들의 전략은 매우 다양합니다. 기업이 제공하는 제품과 서비스 그리고 소비자인 현지 저소득층 사람들의 상황에 따라 다른 전략을 구사하기 때문입니다. 그러나 지금까지 BOP 시장에서 성공한 기업들의 전략을 살펴보면 한 가지 공통점이 존재합니다. 그것은 기업들이 단기적인 이윤 창출이 아닌 소비자와의 관계 형성과 저소득층 소비자의 삶의 질 향상을 목표로 비즈니스를 하고 있다는 것입니다. - 85쪽, 비즈니스를 통한 적정기술 보급
우리는 앞에서 기술이 풍부한 선진국에 살면서도 기술로부터 소외된 사람들을 위한 적정기술을 살펴보았습니다. 그러나 기존의 기술로부터 소외된 이들에게만 적정기술이 필요한 것은 아닙니다. 기술의 혜택을 마음껏 누릴 수 있었던 이들도 때로는 적정기술을 필요로 합니다. 가장 대표적인 경우는 자연재해로 인해 기존의 기술을 사용할 수 없을 때입니다.
적정기술을 ‘기술이 아닌 인간의 진보를 중시하는 세계관’이라고 정의하고 싶습니다. 여기서 기술이란 단지 기술과 과학만을 뜻하는 것이 아니라 우리가 세상을 살면서 겪는 문제를 해결하고 목표를 달성하기 위해 필요한 모든 수단을 포함합니다. 김정태 (한국국제협력단 적정기술 자문위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