확장메뉴
주요메뉴


닫기
사이즈 비교
소득공제
인도로 가는 동안

인도로 가는 동안

: 임헌갑 연작소설

리뷰 총점9.0 리뷰 1건 | 판매지수 12
정가
13,500
판매가
12,150 (10% 할인)
배송안내
서울특별시 영등포구 은행로 11(여의도동, 일신빌딩)
지역변경
  • 배송비 : 유료 (도서 15,000원 이상 무료) ?
eBook이 출간되면 알려드립니다. eBook 출간 알림 신청
  •  해외배송 가능
  •  최저가 보상
  •  문화비소득공제 신청가능

품목정보

품목정보
발행일 2013년 10월 21일
쪽수, 무게, 크기 223쪽 | 370g | 153*224*20mm
ISBN13 9788943104382
ISBN10 8943104383

책소개 책소개 보이기/감추기

목차 목차 보이기/감추기

저자 소개 관련자료 보이기/감추기

저자 : 임헌갑
임헌갑은 충남 공주에서 태어나 공주고등학교와 중앙대학교 문예창작과를 졸업했다. 방송국 스크립터와 월간지 기자로 일한 그는 1993년부터 주로 인도와 히말라야 골짜기를 오가며 생활하고 있다. 지은 책으로 인도를 배경으로 한 장편소설 《Are you going with me?》, 인도기행 산문집 《떠나는 자만이 인도를 꿈꿀 수있다》, 웨스트벵골 지역의 노래하는 성자 13인에 관한 《길 끝나는 곳에서 길을 묻는다》, 인도의 대서사시 《라마먀나》와 《마하바라타》를 배경으로 세워진 앙코르와트 견문록 《천년의 신화, 앙코르와트를 가다》등이 있으며, 자유로운 삶을 모색하기 위한통로로써 글쓰기와 인도 탐구를 병행하고 있다.

책 속으로 책속으로 보이기/감추기

믿어지지 않겠지만, 인도 대륙엔 8백만 명으로 추산되는 출가 수행자들이 흩어져 살고 있습니다. 저도 아이들이 모두 결혼하면 핸들을 내려놓고 히말라야로 들어갈 생각입니다. 히말라야 골짜기에서 요기yogi(힌두교 출가수행 자)로 삶을 마치는 것이 이번 세상에서의 마지막 소망이기 때문이지요. 손님께서 아버님을 찾는 일은 결코 쉽지 않을 겁니다. 광활한 인도 대륙과 히말라야 골짜기를 샅샅이 뒤지려면 다섯 번쯤의 생애가 더 필요할 테니까요.
--- p.14

그녀는 남자를 외면한 채 몸에 둘렀던 사리를 풀어 바닥에 깔고 그 위에 누웠다. 남자가 기다렸다는 듯 그녀 위로 올라왔다. 언제나 그랬듯이 마야는 질끈 눈을 감았다. 그녀는 부드러운 속살을 여는 한 송이 붉은 연꽃이었다. 꽃대궁을 간질이는 물결에 그녀는 온몸이 부끄러웠다. 그녀는 호숫가에 정박한 한 척의 작은 배처럼 일렁였다. 남자가 노를 젓기 시작하자 배는 수초를 헤치고 미끄러지듯 앞으로 나아갔다. 그런데 남자의 몸놀림이 어딘지 익숙하게 다가왔다.
마야는 아무래도 이상하다는 생각이 들어 실눈을 뜨고 남자를 쳐다보았다. 그 순간, 호수의 밑바닥 저 검은 심연으로부터 갑작스런 소용 돌이가 일었다. 그것은 오랜 세월에 걸쳐 호수 밑바닥에 퇴적된 진흙의 입자를 몽땅 뒤집어놓고도 남을 만큼 크고 거칠었다. 그녀는 어지러움을 견디지 못하고 눈을 감아 버렸다. 정말이지 그럴 수만 있다면 영원히 그 상태로 눈을 뜨고 싶지 않았다.
--- p.37

라쥬는 허전한 마음으로 방 안을 둘러본 다음 청소를 시작했다. 그런데 베개를 들어내자 두툼한 봉투 하나가 눈에 들어왔다. 그 안엔 5백 루피짜리 지폐가 한 묶음 들어 있었다. 자그마치 라쥬의 3년 치 월급보다 많은 액수였다. 당황한 라쥬는 자전거를 타고 기차역으로 내달리기 시작했다. 우기의 빗발처럼 굵은 땀방울이 온몸으로 쉬지 않고 흘러내렸다. 잔뜩 거칠어진 호흡 때문에 가슴이 터질 것 같았지만 그는 속도를 늦출 수 없었다. 드디어 라쥬가 역에 도착하자 기차가 경적을 울리며 플랫폼으로 들어오고 있었다. 그 신사를 발견한 라쥬는 숨을 헐떡이며 달려가 봉투를 내밀었다.
--- p.73

벵골 지역에서 바울이라고 불리는 소리꾼은 춤과 노래를 통해 깨달음을 추구하는 음유시인이기도 했다. 무릎까지 내려오는 주황색 장옷을 몸에 두른 채 악기를 둘러메고 세상을 떠도는 사람들, 인생의 모든 가치를 방랑과 맞바꾼 그들을 인도의 시성 타고르는 ‘불멸의 영혼’이라고 칭송했었다.
--- p.77

오늘 탄트라의 비밀 한 가지를 가르쳐 줄까? 여자의 요니는 아궁이와 같아서 모든 걸 순식간에 태워 버리지. 그 안에 잘못 들어가면 순식간에 모두 타 버리고 재만 남는 거야. 요니의 성질을 제대로 이해하고 들어가야만 그 안에 근사한 사원을 지을 수 있는 법이지. 그게 바로 탄트라의 비밀이자 실체인 게야. 자네처럼 그저 구멍에만 집착한다면 결국엔 빈 껍질밖에 남는 게 없다는 걸 알아야 해.
--- p.89

“이 사람들아, 세상에 일부다처제가 있다면 일처다부제 또한 이상한 일이 아니라네. 최근까지 티베트에선 여러 형제들이 한 여자와 가족을 구성해 살았다지 않은가. 인류 역사상 가장 위대한 서사시로 추앙받는 마하바라타가 인도의 영혼이라는 사실을 부인할 사람은 없겠지? 그 서사시를 보면, 판다바의 다섯 형제와 드라우파디 공주가 일처 오부의 결혼생활을 하면서 모든 걸 공유하지 않던가. 우리 조상이 아주 오래전에 했던 일을 내가 차용했을 뿐인데뭐가 대수란 말인가. 더구나 내 아내와 저 사내는 서로 도움이 필요한 입장이라네. 이봐, 형제! 그렇게 생각하지 않는가? 오늘부터 여긴 자네 집이기도 하다네. 내 아내 또한 자네의 아내이기도 하고 말일세.”
--- p.109

아니, 당신! 지금 울고 계신 건가요?”
노인은 대답하지 않았다.
“어쩐 일이에요? 마하바라타의 쿠루 평원 전투에서 적장을 꾸짖던 크리슈나처럼 강인하던 분이 눈물을 다 흘리시다니, 대체 무슨 일이 일어난 거지요?”
노인은 창밖에 두었던 시선을 천천히 거두어들였다. 그는 눈물을 훔치며 병자라고는 믿어지지 않을 정도로 또박또박 말했다.
“당신이 있어서, 정말, 행복한 인생이었어. 다음 세상에도, 저렇게 처연하도록 아름다운 일몰을 볼 수 있을까?”
노파는 고개를 끄덕이며 노인의 이마로 흘러내린 머리카락을 쓸어 올려 주었다. 창밖은 서서히 어둠이 내려앉고 있었다. 어둠의 농도는 시간이 갈수록 짙어졌다. 고원 마을의 불빛들이 빠른 속도로 다가왔다 물러나곤 했다. 기차는 일정한 리듬으로 흔들리며 데칸 고원을 질주하고 있었다.
--- p.117

그날 밤, 조드리 부부는 임시로 벽을 가린 천막 안에 딸들을 재워 놓고 돈을 헤아려 보았다. 동전을 포함해 무려 3만 루피에 달하는 액수가 그들 앞에 놓여 있었다. 그것은 조드리 가족이 한철 내내 벌어들인 돈보다 두 배쯤 많은 액수였다. 락쉬미는 눈물이 그렁그렁한 얼굴로 돈을 세며 실성한 사람처럼 울다가 웃기를 반복했다. 조드리는 나흘 만에 옷가게를 다시 짓고 간판을 내걸었다. 공사에 소요된 돈은 채 5천 루피가 넘지 않았다. 한순간 발생한 화재가 뜻밖의 행운으로 둔갑한 셈이었다.
--- p.137

드디어 어둠을 걷어 내듯 합창 소리와 함께 장작더미에 불이 붙었다. 사람들은 눈시울을 붉히며 신에게 기도를 올렸다. 붉은 화염은 이내 바드마의 사리로 옮겨 붙었다. 그녀는 짧고 날카로운 비명과 함께 미간을 찌푸렸을 뿐 곧은 자세를 흩트리지 않았다. 잠시 후 불꽃은 바드마를 완전히 감싸 버렸다. 활활 타오르는 불길 속에서 그녀의 허리가 조금씩 꺾이고 있었다.
--- p.144

“저는 수행의 실체가 무엇인지 모릅니다. 그것을 열망한 적도 없습니다. 최근에 와서야 수행과 깨달음의 세계에 대해 조금씩 관심을 가지게 되었을 뿐입니다.”
“만일 그대가 깨닫기를 원한다면 항상 자기 자신에게 질문을 던져야 한다. 나는 누구인가, 나는 어디에서 왔으며, 어디로 가고 있는가에 대해 끝없이 통찰하면서 명상을 거듭해야 한다. 아버지를 찾거나, 푼니야를 베풀거나, 자전거를 타거나, 산책을 하거나 항상 그 행위와 느낌과 마음과 자연의 이치를 알아차릴 수 있어야 한다. 그런 상태에선 모든 대상이, 심지어 숨 쉬는 일마저 수행의 재료가 될 수 있다. 진정으로 그럴 수 있다면 그대는 인도에서 아버지의 존재보다 훨씬 고귀한 각성을 경험하게 될 것이다.
--- p.172

람짓은 어둠이 완전히 내린 뒤에야 계곡을 건너 집으로 향했다. 자가수크 마을까지는 7킬로미터를 더 걸어야 했다. 그는 델리로 도망칠 때와 달리 되도록 천천히 걸었다. 밤하늘엔 수만 아니, 수십만 주먹의 왕소금을 뿌려 놓은 듯 커다란 별들이 총총히 박혀 있었다. 두 시간쯤 산길을 걷자 이윽고 고향 마을의 불빛들이 나타나기 시작했다. 그것은 마치 밤하늘에 떠 있던 소금이 잠시 지상으로 내려앉은 것처럼 따스하게 보였다.
--- p.191

사실 나는 아버지 찾기를 거의 포기한 상태였다. 내가 알고 있는 당신은 그런 종류의 신비주의와 거리가 먼 분이었다. 그러나 피터의 말처럼, 카사데비가 세상을 좁히고 다닌 떠돌이나 수행자들이 죽음을 앞두고 찾아들 만한 곳이라면 뭔가 특별한 기운이 서려 있을 게 분명했다. 내 마음은 어느새 그 골짜기를 향해 움직이고 있었다.“나는 젊은 시절, 헬레나 노르베류 호지 여사가 인류가 지향해야 할 미래라고 극찬한 라다크 히말라야 지역의 아름다운 풍습이 바깥세상 사람들로 의해 훼손되는 과정을 지켜보았습니다. 지금은 카사데비에 대해서도 비슷한 우려를 하고 있지요. 여행자란 때로 한 고장의 전통이나 문화를 파괴하는 조용한 침략자들이니까요.”
--- p.197

“수행자에겐 지상의 모든 것이 명상의 재료가 될 수 있습니다. 눈이 밝은 고고학자라면 무덤에서 발굴한 미라를 보면서 인류의 과거와 현재를 읽어 낼 것입니다. 그것은 오랜 풍화작용과 함께 미라에서 삭아 내린 살과 피를 본질로 되돌리는 작업이기도 하지요. 그와 반대로 지혜가 밝은 수행자라면 살아 움직이는 인간을 재료로 죽음의 세계까지 읽어 낼 수 있어야 합니다. 그것은 현재를 호흡하는 자신으로부터 살과 피를 걷어 내는 작업이기도 하지요.사원에 안치된 저 두개골은 내게 가장 소중한 명상의 재료이자 도반입니다. 나는 저 두개골에 살과 피를 입히고 걷어 내기를 반복함으로써 무상과 무아의 세계조차 하나의 대상에 불과한 것임을 깨닫고 있는 중입니다.”
--- p.201

“다시 말하지만 나는 인도에 온 지 10년이 지나자 수행의 모든 과정을 완벽하게 이해할 수 있었습니다. 아니, 그렇다고 생각했습니다. 나는 계속 히말라야를 걸었습니다. 그런데 20여 년의 세월이 지나자 다시 혼돈이 찾아들었습니다. 마치 인도에 처음 도착했을 때처럼 지독한 혼돈의 소용돌이가 나를 삼켜 버린 것이지요. 그러자 마음 관찰은고사하고 나무 한 그루, 풀 한 포기의 의미조차 해석할 수 없었습니다. 나를 둘러싸고 있는 어떤 대상도 이해할 수 없게 되어 버린 것입니다. 나는 처음부터 다시 시작할 수밖에 없었습니다. 그렇게 먼 길을 돌아 30년의 세월이 지나자 비로소 내게 온전한 기쁨과 평화가 찾아들었습니다.”
--- p.209

“제가 바수키 호수에서 본 것은 황금 물고기가 아니라 방금 물에서 건져 낸 하나의 주검이었어요. 그것도 다른 사람이 아닌 바로 제 자신의 주검이더란 말입니다. 저는 이제껏 누구에게도 그런 종류의 꿈은 물론이려니와 비슷한 얘기조차 들은 적이 없습니다. 심지어 별처럼 무수한 성자들의 일화에서조차 들어 보지 못했지요. 저는 웅성거리는 사람들 틈에서 하나의 주검, 아니 나의 시신을 한참 동안 들여다보았습니다.
--- p.220

출판사 리뷰 출판사 리뷰 보이기/감추기

회원리뷰 (1건) 회원리뷰 이동

한줄평 (0건) 한줄평 이동

  등록된 한줄평이 없습니다!

첫번째 한줄평을 남겨주세요.

배송/반품/교환 안내

배송 안내
반품/교환 안내에 대한 내용입니다.
배송 구분 예스24 배송
  •  배송비 : 2,500원
포장 안내

안전하고 정확한 포장을 위해 CCTV를 설치하여 운영하고 있습니다.

고객님께 배송되는 모든 상품을 CCTV로 녹화하고 있으며, 철저한 모니터링을 통해 작업 과정에 문제가 없도록 최선을 다 하겠습니다.

목적 : 안전한 포장 관리
촬영범위 : 박스 포장 작업

  • 포장안내1
  • 포장안내2
  • 포장안내3
  • 포장안내4
반품/교환 안내

상품 설명에 반품/교환과 관련한 안내가 있는경우 아래 내용보다 우선합니다. (업체 사정에 따라 달라질 수 있습니다)

반품/교환 안내에 대한 내용입니다.
반품/교환 방법
  •  고객만족센터(1544-3800), 중고샵(1566-4295)
  •  판매자 배송 상품은 판매자와 반품/교환이 협의된 상품에 한해 가능합니다.
반품/교환 가능기간
  •  출고 완료 후 10일 이내의 주문 상품
  •  디지털 콘텐츠인 eBook의 경우 구매 후 7일 이내의 상품
  •  중고상품의 경우 출고 완료일로부터 6일 이내의 상품 (구매확정 전 상태)
반품/교환 비용
  •  고객의 단순변심 및 착오구매일 경우 상품 반송비용은 고객 부담임
  •  직수입양서/직수입일서중 일부는 변심 또는 착오로 취소시 해외주문취소수수료 20%를 부과할수 있음

    단, 아래의 주문/취소 조건인 경우, 취소 수수료 면제

    •  오늘 00시 ~ 06시 30분 주문을 오늘 오전 06시 30분 이전에 취소
    •  오늘 06시 30분 이후 주문을 익일 오전 06시 30분 이전에 취소
  •  직수입 음반/영상물/기프트 중 일부는 변심 또는 착오로 취소 시 해외주문취소수수료 30%를 부과할 수 있음

    단, 당일 00시~13시 사이의 주문은 취소 수수료 면제

  •  박스 포장은 택배 배송이 가능한 규격과 무게를 준수하며, 고객의 단순변심 및 착오구매일 경우 상품의 반송비용은 박스 당 부과됩니다.
반품/교환 불가사유
  •  소비자의 책임 있는 사유로 상품 등이 손실 또는 훼손된 경우
  •  소비자의 사용, 포장 개봉에 의해 상품 등의 가치가 현저히 감소한 경우 : 예) 화장품, 식품, 가전제품, 전자책 단말기 등
  •  복제가 가능한 상품 등의 포장을 훼손한 경우 : 예) CD/LP, DVD/Blu-ray, 소프트웨어, 만화책, 잡지, 영상 화보집
  •  소비자의 요청에 따라 개별적으로 주문 제작되는 상품의 경우
  •  디지털 컨텐츠인 eBook, 오디오북 등을 1회 이상 다운로드를 받았을 경우
  •  eBook 대여 상품은 대여 기간이 종료 되거나, 2회 이상 대여 했을 경우 취소 불가
  •  중고상품이 구매확정(자동 구매확정은 출고완료일로부터 7일)된 경우
  •  LP상품의 재생 불량 원인이 기기의 사양 및 문제인 경우 (All-in-One 일체형 일부 보급형 오디오 모델 사용 등)
  •  시간의 경과에 의해 재판매가 곤란한 정도로 가치가 현저히 감소한 경우
  •  전자상거래 등에서의 소비자보호에 관한 법률이 정하는 소비자 청약철회 제한 내용에 해당되는 경우
소비자 피해보상
  •  상품의 불량에 의한 반품, 교환, A/S, 환불, 품질보증 및 피해보상 등에 관한 사항은 소비자분쟁해결기준(공정거래위원회 고시)에 준하여 처리됨
환불 지연에
따른 배상
  •  대금 환불 및 환불 지연에 따른 배상금 지급 조건, 절차 등은 전자상거래 등에서의 소비자 보호에 관한 법률에 따라 처리
  •  쿠폰은 결제 시 적용해 주세요.
1   12,150
뒤로 앞으로 맨위로 공유하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