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길 위에서 줍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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품목정보

품목정보
발행일 2022년 08월 15일
쪽수, 무게, 크기 114쪽 | 130*230*20mm
ISBN13 9791189951146
ISBN10 118995114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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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자 소개 (1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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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는 건 여행이란다
어제는 내가 누군가의 날갯짓에 기대어 날았지만
내일은 내가 바람을 가르고 누군가의 언덕이 되어주어야 하는
혼자서는 갈 수 없는 긴 여행이지
곁에서 함께하는 이들은 또 다른 나처럼 소중한 존재란다

함께 날아가더라도 나의 길은 나의 날갯짓으로 감당해야만 해
내가 날아온 그 길만이 나의 길이니
내가 보고 내가 부른 것만이 나의 노래란다

거센 바람이 때론 우리를 가로막지만
바로 그 바람만이 우리를 먼 곳까지 데려갈 수 있단다
그러니 어떤 거센 바람도 두려워하지 말거라
우리를 키우는 것이 바로 그 바람이니까
---「고니의 자장가」중에서

초록 신호등이 계속 켜졌다면 쉬지 않고 달리느라 보지
못했을 것들을 비로소 볼 수 있게 한 것이 붉은 신호등이
라니 참 아이러니다
한해의 365개 신호등이 모두 초록 신호등으로 켜준다
면 얼마나 멋진 일일까
그러나 붉은 신호등에 멈춰 서는 것도 나쁘지는 않다는
생각에 모든 것이 느긋하게 다가온다

새해에 우리가 가는 길 앞에 초록 신호등만 켜지기를
바라지 않기를
붉은 신호등 앞에서도 다른 사람들이 보지 못한 풍경을
볼 수 있기를
천천히 그리고 소중한 이들과 함께 갈 수 있기를
---「신호등 앞에서」중에서

우리는 안다
아프지 않은 건 사랑하지 않는 것임을
사랑하기 때문에 아프다는 것을
삼월의 매화를 위해
겨울바람이 아프도록 매섭다는 것을 안다
기슭 앞에서 포말이 되어 사라질 것을 알면서도
그 먼 대양에서부터 엎어질 듯 자빠질 듯 내달려오는
파도의 사랑 방식을 우리는 안다
저 갈매기들도 안다
---「혼자 오는 것은 없으니」중에서

내가 어디서 왔건
지금 어디를 걷고 있고
또 어디로 가건
내 발밑을 든든히 받쳐주고
나에게 어깨를 빌려주고
내 옆구리에 팔 두르고
내 이마 토닥여주는 누군가가 있어
내가 나일 수 있구나 싶었습니다
나도 누군가에게 어깨 빌려주며
이마 토닥여주며 살아야겠다 생각했습니다
---「반야사 너덜겅을 걷다」중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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