필립 룸바드는 문 손잡이 아래에 의자를 갖다 놓고 돌아서면서 안도의 한숨을 내쉬었다. 그는 거울 앞으로 갔다. 깜박이는 촛불 속에서 그는 자기 얼굴을 이상한 듯이 뜯어보았다. 그리고는 혼잣말로 중얼거렸다.
'그래, 이 사건이 너를 온통 뒤흔들어 놓았어'
그는 갑자기 늑대 같은 미소를 지었다. 그는 재빠르게 옷을 벗었다. 그리고는 침대로 가서 그 곁에 있는 탁자에 회종 시계를 올려 놓았다. 그런 뒤에 탁자의 서랍을 열었다. 그 순간, 그는 멍하니 서서 그 속을 들여다 보았다. 권총이 들어 있었던 것이다!
--- p.225
이때, 암스트롱 의사는 마음속으로 생각했다. 판사는 노인인데도 젊은 사람보다 더 강한 생명에의 집착을 가지고 있다. 그는 의사로 일할 때에도 이런 것을 경험하고는 놀랄때가 자주 있었다. 그는 판사보다 약20살 가량 젊은데도 생명에 대한 집착은 훨씬 못한 것 같았다. 워그레이브 판사는 속으로 생각하고 있었다.
'우리의 침대 위에서 살해된다! 의사들은 모두 비슷비슷한 것 같아 - 그들의 생각은 대개 진부하단 말이야. 평범한 두뇌밖에 지니고 있지 않은 모양이야.'
의사가 말했다.
--- p.158
열 명의 인디언 소년이 식사를 하러 밖으로 나갔다.
한 명이 목이 막혀 죽어서 아홉 명이 되었다.
아홉 명의 인디언 소년이 밤늦게까지 자지 않았다.
한 명의 인디언 소년이 늦잠을 자서 여덟 명이 되었다.
여덟 명의 인디언 소년이 데븐을 여행하였다.
한 명이 거기 남아서 일곱 명이 되었다.
일곱 명의 인디언 소년이 장작을 패고 있었다.
한 명이 자기를 둘로 잘라 여섯 명이 되었다.
여섯 명의 인디언 소년이 벌집을 가지고 놀았다.
한 명이 벌에 쏘여서 다섯 명이 되었다.
다섯 명의 인디언 소년이 법률을 공부했다.
한 명이 대법원으로 들어가서 네 명이 되었다.
네 명의 인디언 소년이 바다로 나갔다.
한 명이 훈제된 청어에 먹혀서 세 명이 되었다.
세 명의 인디언 소년이 동물원을 걷고 있었다.
한 명이 큰곰에게 잡혀서 두 명이 되었다.
두 명의 인디언 소년이 햇빛을 쬐고 있었다.
한 명이 햇빛에 타서 한 명이 되었다.
한 명의 인디언 소년이 혼자 남았다.
그가 목을 매어 죽어서 아무도 없게 되었다.
--- p.p36-37
아무도 해결할 수 없는 수수께끼 살인사건을 만드는 것이 나의 야심이었다. 그러나 그 어떤 예술가도 예술 자체만 가지고는 만족할 수 없다는 것을 나는 깨달았다. 반박할 수 없는 인식에의 본능이 있다. 솔직하게 고백하자면, 내가 얼마나 현명했었는지를 누군가가 알아주기 바라는 가엾은 인간적인 소망의 발로에서였다. (살인범의 고백서 중에서)
--- p.272
메인 경감은 기침을 한 뒤에 말했다.
'저, 사실은 그렇지 않습니다. 정의에 대해서 집착한 어떤 미치광이의 소행입니다. 그는 법의 손길이 닿지 않는 사람들을 심판하기 위해서 나선 겁니다. 그는 열 사람을 추려 냈습니다.--- 그들이 정말로 죄가 있는지 없는지는 문제가 되지 않았지요...'
--- p.254
런던 경시청의 부경시총감인 토마스 레그 경은 참을성 없게 말했다.
'하지만, 그 사건은 전부가 도무지 믿을 수 없는 일 투성이야!'
메인 경감이 정중하게 말했다.
'저도 그렇게 생각하고 있습니다.'
부경시총감은 계속 말을 이었다.
'섬에서 열 사람이 죽고, 그밖에는 아무도 없다니, 그것은 말이안 돼!'
메인 경감이 무뚝뚝하게 말했다.
'하지만, 실제로 그런 걸 어떻게 합니까?'
토마스 레그 경이 말했다.
'제기랄! 이보게, 메인, 누군가가 틀림없이 그들을 죽였을 거야.'
'그게 바로 문제입니다.'
'검시 보고서에는 뭐 좀 도움이 될 만한게 없던가?'
'하나도 없습니다. 워그레이브 판사와 롬바드 대위는 총에 맞았는데, 워그레이브 판사는 머리를 관통했고 롬바드 대위는 심장을 관통했습니다. 브렌트 양과 마스튼은 청산가리로 독살되었지요. 로저스 부인은 수면제 과용으로 죽었고요. 로저스의 머리는 쪼개져 있었습니다. 블로어의 머리는 부서졌고요. 암스트롱 의사는 물에 빠져서 죽었습니다. 매카서 장군은 머리 뒤를 맞아서 죽었고, 베라 클레이슨 양은 목매달려 죽었습니다.'
--- p.268-269
'따라서, 그 섬에는 누군가 다른 사람이 있었다는 결론에 이를 수 밖에 없습니다. 누군가가 모든 사건을 끝내고 자기 자신도 깨끗이 정리한 것입니다. 하지만, 그는 어디에 있었을까요. 그리고 그는 어디로 갔겠습니까? 스티클헤이븐 사람들은 구조선이 그 곳에 닿기 전에는 아무도 그 섬을 떠날 수 없었을 거라고 절대적으로 확신하고 있습니다. 정말로 그렇다면...'
그는 말을 끈었다. 부경시총감이 말했다. '그렇다면...'
그는 한숨을 쉬고 머리를 흔들었다. 그는 앞으로 몸을 숙였다.
'정말로 그렇다면...' 그는 말했다.
'누가 그들을 죽였을까?'
--- p.258-259
'3시 40분...이제 겨우 3시 40분이로군. 설마 시계가 멈춰버린건 아니겠지....알 수가 없어. 아니야,도무지 이해할수 없어...이것은 있을 수 없는 일이야...왜 우리는 깨어나지 못하는 걸까?깨어나라-심판의 날이 왔도다-아니야,그것이 아니야! 아,내가 알아낼 수만 있다면...내 머리-내 머릿속에서 무슨 일이 일어나고 있어-터져 버릴 거야-산산이 쪼게지고 말 거야....이런 일은 있을 수가 없어...지금 몇 시지? 오,하나님!이제 겨우 3시 45분이라니!'
--- p. 19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