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너의 심장을 열어보고 싶은

너의 심장을 열어보고 싶은

시인동네 시인선-182이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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품목정보

품목정보
발행일 2022년 08월 31일
쪽수, 무게, 크기 116쪽 | 174g | 127*203*20mm
ISBN13 9791158965570
ISBN10 1158965575

책소개 책소개 보이기/감추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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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자 소개 (1명)

만든이 코멘트 만든이 코멘트 보이기/감추기

안녕하세요. 이책의 저자 입니다.
2022-09-05
20대, 저의 심적으로 불안하고 힘들었던 시절, 친구처럼 다가온 시에 대한 책임감이 남아 있었나 봅니다. 26살 데뷔한 뒤, 한때는 시집을 내지 않고 영원히 청년 시인으로 남고 있었던 적이 있었지만, 그 책임으로 세상에 이 책을 보냅니다. 부족한 시편들 너그러이 봐주셨으면 감사하겠습니다. 고맙습니다.

책 속으로 책속으로 보이기/감추기

술에 취한 병실 침대가 벽시계를 흔들어 깨우는 사이 뻐꾸기는 방문을 걸어 잠갔다 밤새 오줌을 지리던 새우는 채 펴지지 않은 등으로 종이 달력을 걷어 올리고 있다 화장을 하지 않은 간호사가 건조하게 문을 연다 정확히 두 갈래의 표정으로 정수리를 튼 가르마 바닥에서 바닥으로 물은 흐르니까 이상하다 떨어지라는 말을 들은 것은 분명한 사실 종이컵을 내밀던 여자가 침을 뱉는다 의자차가 다가와 침대를 바다로 몰아내는 일이 빈번하니 어떠한 것도 주고받지 않는 시대임에는 틀림없다 이름이 같은 사내가 하얀색 가운을 입고 있어 의자차를 밀어준다 따뜻한 바닥을 지닌 복도에는 자갈이 박혀 있고 그림은 벽에 엉겨 붙는다 오줌통을 집어 들면 알약을 두 알씩이나 떨어뜨려 주는 햇살이 신문을 밟고 들어온다 바보상자에서 쓸려 나오는 음식에는 소리가 나지 않고 소리는 식판을 거쳐야 들리지 않는다 먼지들이 피아노 건반을 친다 명찰보다 잔인한 사슬이 망상이다 오늘의 소식도 나를 다루지는 않았다 점심을 먹을 자격이 없어 다도(茶道)의 예는 소중하다 옆 사람에게 흰 옷을 빌려야 다음날에도 일어설 수 있다 다리에는 자라지 않는 뼈들이 기생하고 있다
---「내일은 일어설 수 있을까」중에서

너의 까만 눈동자 어딘가에
방벽의 휘청거림이 있고
속치마와 똑같은 체온을 지닌 천장이 있다

보다 더 깊이
깊숙이 솟아난 울타리는 우리의 집이다
차디찬 너의 혈관들은 잎맥처럼 일어나 검고 무성한 숲을 이루었다지
구불구불 뒤엉킨 일가들이 그곳에서 흘러나오곤 하였지

너의 눈시울이 붉게 물든 것은
우리가 죽인 사람들이 너무 많기 때문이다
해후하지 못한 채 집을 빼앗긴 그들에게는 참 많이 미안하다

미래야
온몸에 젖은 나의 사랑스러운 친구야
이제부터 내가 부를 목가(牧歌)는
눈 감을 때까지 너와 함께할 나의 굳은 불씨이다

슬퍼하지 마라
텅 빈 폐가에서 불안한 호흡으로 춤을 추라
담배 연기 비집고 허연 유골 드러나게
분가루로 온몸 칠하고 있어 창백하기만 한 나의 미래야
영원히 너의 고개를 어루만질 것이다

어둑해지면 네 하얀 치마 결 타고 미끄러질 모닥불
그곳이 아니라면 어디에서 너와 헤어지겠느냐
미래야
그리운 나의 영혼아
---「시참(詩讖)」중에서

하루가 다르게 그늘이 움트는 중환자실에서
통나무처럼 굳어가는 어느 육신을 본다
죽음을 감싸고 있는 갈비뼈의 저린 숨
살갗을 찢고 나갈 것 같은 고동 소리가 들리자
우리는 예정대로 그 가슴이라는 배에 올라탔다
긴 여정을 위해 노를 젓는 사람처럼 명상에 잠기는,
그의 심장 속에 바닷물이 흐르고 있다
풍랑의 향방은 새어 나오는 심전도와 같이 다난하고
한 자루 목필로 적을 수 없는 인생사보다 긴 뿌리를 지녔다
뗏목 위로 범람한 물줄기에 지켜보던 아들만이 짧은 비명을 냈을 뿐
서로에게서 점점이 작아지고 있는, 안개 속에서도
눈이 멀지 않는 물고기가 떼 지어 바다를 건너듯
온몸을 맡기고서야 닿은 평지
배에서 내리자 수면은 고요해졌다
이윽고 비가 내렸다
---「심폐소생」중에서

선선한 가을 날씨가 찾아온 어느 날 아침
병실의 마지막 드레싱이 끝나고
할아버지의 기침 소리도 더는 들리지 않았다

수십 년의 상처를 덮어온 얇은 막을
나는 조심스레 벗겨냈다

죽음을 지키는 것은 언제나 의사의 몫

이 일이
익숙해질까?

다른 환자들이 흘러들어 올 이 바다 같은 병실을
오늘도 나는 지키고 있다
드레싱이라는 한때의 일상처럼
---「드레싱」중에서

나에게는 오래전, 죽은 자의 심장을 꺼낸 기억이 있다. 새로운 것에 대한 발견은 애초부터 우리가 원했던 바가 아니었으므로 그 심장 또한 새것이 아니었음이 분명하다. 돌이켜보니 거무튀튀한 외연, 체구에 비해 유난히도 작았던 크기를 제외하고는 특이한 점이 어디에도 없었다. 심장은 누군가의 기억도 추억도 울음도 울림도 아니었다. 무엇도 될 수 없는 감정의 끈이 셀 수도 없어 큰 줄기에 자잘한 분지까지 심장으로 향하는 길은 다른 생의 누설일 뿐이었다. 더 이상 흐르지 않을 혈류에 숨을 다하고 마는 운명, 안식조차 없는 유일한 육체는 심장뿐이다. 어느 시절부터 이어져 내려온 의식이었을 것이다. 우리는 날카로이 벼린 빛을 쥐고 어둠을 세로로 열었다. 이따금씩 새겨지는 봉합선이 죽음을 비는 생존자들의 원죄라고 믿으면서 우리는 이전의 행위로부터 거세게 반항해왔다. 반성이 없는 이기적인 팽창. 멀어질수록 더 빨리 멀어져간다는 간격의 슬픈 법칙. 적출한 심장을 거두어 찬물로 씻어냈다. 이를테면 이 모든 소란은 바다 한가운데 뚝하고 떨어진 작은 모래알에 불과했다.
---「해부 1」중에서

가볍게 취해 있는 그의 말에 잠겨
가난한 코의 그가 숨 막히게 성근 수렁이고
어쩌면 그의 귀가, 연고 없이 파닥거리다 바닥에 떨어진 잎사귀와 같아도
위독함 없이 스러지다 피는 자리
나 스스로 빼앗은 자리, 이곳에
점칠 수 없이 축축한 머뭇거림이 즐비해 있다

진자리처럼 자욱한 안개의 잿빛 아래
스산하게 젖어드는 처마 아래 그는
고드름을 애써 부러뜨리려는 사람들이 많아 슬프다고 말했다
가보지 않은 길이 소란스럽지만은 않은 것처럼
찬란하지 않은 길 걷는다는 것이 아픈 바람 아니므로
우리 둘만이 아는 발자국
누군가 잊어줘야만 할 그 상처에는, 마치 꾸며낸 증상처럼
잡풀들이 은밀하게 바동거리고 있다
마당가에 썩은 나무 밑동 가리켜 몇 번이나
먼 세월 작별 노래로 삼으리라는
이해할 수 없는 그의 말처럼 그는 며칠을 더 앓았다

얼마 뒤에 누군가
나의 더러운 가운을 좋아하던 그에 관해 물었을 때
나는 목 놓아 울 수도 없이 지쳐
겸손해졌다
---「응급실 4」중에서

살을 푹 파낸 사과가 병실 침대에 누워 있다
눈물처럼 흘러나오던 과즙이 이제는 멎은 걸까
상처로 갈변하는 환자의 일상
창틀로는 나비 한 마리가 힘껏 기어오르는 중이다
사과의 속살을 노리고 있을까
허기를 채우고서 떠나겠지
굳어버린 팔 애써 벌려 환자 미소 보내자
촉촉하게 오므라지는
날개 펄럭였다
포개어진 서로를 진찰하듯
---「사과」중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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