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품목정보
| 발행일 | 2022년 08월 30일 |
|---|---|
| 쪽수, 무게, 크기 | 224쪽 | 346g | 153*224*12mm |
| ISBN13 | 9788946081956 |
하루살이의 고백
: 김현희-KAL858기 사건과 이야기
박강성주 저
|
한울
|
2022년 08월 30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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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자 소개 (1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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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의 책은 실패와 상처에 관한 내용이다. 더 중요하게, 이 책은 다음과 같이 생존에 대해 고민한다. 어떻게 상처와 함께 살아가는가, 어떻게 힘든 상황을 벼텨내는가, 어떻게 상처를 학문적으로 의미 있는 것으로 전환하는가?
--- p.21
이 경험은 내가 나 자신과 다른 이들을 더 잘 이해할 수 있게 해주었다. 특히 어려운 이들의 사정에 좀 더 공감할 수 있게 만들었다. 이 과정을 통해 나는 더 겸손해졌다고 믿는다. 그리고 나 같은 사람도 학계에서 숨 쉬고 살아남을 수 있다고 보여주기 위해 이 책을 쓴다.
--- p.21
이 동기가 떠나기 전 모든 소대원들이 내무반으로 불려 왔다. 모두가 내무반 침상 위에 일렬로 섰다. 나는 그를 바라봤고, 순간 어떤 깨달음이 왔다. ‘남북으로 갈라진 것도 서러운데, 그래서 우리가 이렇게 모였는데, 우리 안에서조차 이렇게 상처를 주고받는구나. 뭔가 분명히 잘못됐다.’ 그렇다. 분단으로 고통을 받는 것 자체가 슬픈 일이었다. 그랬다. 그런데 그 갈등을 우리가 내면화해 서로에게 적이 되어가고 있었다.
--- p.67
평가와 관련해서는 다음과 같이 말했다. “저는 여러분들의 지적 능력을 평가하지 않겠습니다. 그냥 이렇게 말할게요. 여러분이 최선을 다하면, 여러분들 발표에서 그걸 볼 수 있습니다. 여러분이 최선을 다하면, 여러분들 보고서에서 그걸 읽을 수 있습니다.” 나는 강의실을 한번 가로질러 걸었다. “고리타분한 말로 들릴 수 있겠지만, 여러분의 땀은 여러분을 배신하지 않습니다.”
--- p.73
내 수업을 듣는 학생 두 명이 보였다. “선생님, 방해해서 죄송한데요, 이걸 드리고 싶어서요.” 성탄절을 상징하는 빨간색과 흰색 종이로 포장된 무언가를 내밀었다. “그리고 이것도요.” 손으로 직접 만든 카드였다. 정말 뜻밖이었다. 몸이 마비될 지경이었다. …… 더 중요하게는, 학생들 이름이 한글로 쓰여 있었다. 그리고 이 문구, “고맙습니다”. 참으로 놀랐다. 너무나 감동이고 영광이어서 나는 옷과 카드에 입을 맞췄다.
--- p.83∼84
더 넓게는, ‘단일 사례’라는 말 자체가 문제일 수 있다. 왜냐하면 세상의 모든 일, 인간을 포함한 수많은 그 무엇들이 서로 완전히 분리되어 하나로만 존재할 수 있다는 전제를 깔고 있어서다. 하지만 모든 인간사와 자연사가 그렇게 각각 존재할 수 있을지 모르겠다. 또 다른 사안은, KAL858기 사건에서 115명이 사실상 죽었다고 알려진다. 나는 묻는다. 이 모든 이의 삶과 죽음을 압축하고 쪼그라들게 해서 상자 ‘하나’에 꾸역꾸역 집어넣을 수 있을까? …… 우리는 과연 이 모든 이들을 한 줄로 세워놓고, 하나의 막대기로 축소시켜 ‘단일 사례’라고 부를 수 있을까? --- p.173~174
숨이 막힐 때마다 생각했다. ‘KAL기는 나의 운명이다.’ 포기하고 싶을 때마다 생각했다. ‘KAL기는 나의 운명이다.’ 그러면 놀랍게도 힘이 났다. ‘그래, 이건 내 운명이다. 다 뜻이 있어 그런다. 나는 버텨내게 되어 있다.’ 이는 무언가를 극복한다는 말이 아니다. 무언가와 같이 살아가는 것, 계속 견디는 것이다. 그래서 끝까지 갈 수 있게 해주는 신비한 힘이다.
--- p.21
이 경험은 내가 나 자신과 다른 이들을 더 잘 이해할 수 있게 해주었다. 특히 어려운 이들의 사정에 좀 더 공감할 수 있게 만들었다. 이 과정을 통해 나는 더 겸손해졌다고 믿는다. 그리고 나 같은 사람도 학계에서 숨 쉬고 살아남을 수 있다고 보여주기 위해 이 책을 쓴다.
--- p.21
이 동기가 떠나기 전 모든 소대원들이 내무반으로 불려 왔다. 모두가 내무반 침상 위에 일렬로 섰다. 나는 그를 바라봤고, 순간 어떤 깨달음이 왔다. ‘남북으로 갈라진 것도 서러운데, 그래서 우리가 이렇게 모였는데, 우리 안에서조차 이렇게 상처를 주고받는구나. 뭔가 분명히 잘못됐다.’ 그렇다. 분단으로 고통을 받는 것 자체가 슬픈 일이었다. 그랬다. 그런데 그 갈등을 우리가 내면화해 서로에게 적이 되어가고 있었다.
--- p.67
평가와 관련해서는 다음과 같이 말했다. “저는 여러분들의 지적 능력을 평가하지 않겠습니다. 그냥 이렇게 말할게요. 여러분이 최선을 다하면, 여러분들 발표에서 그걸 볼 수 있습니다. 여러분이 최선을 다하면, 여러분들 보고서에서 그걸 읽을 수 있습니다.” 나는 강의실을 한번 가로질러 걸었다. “고리타분한 말로 들릴 수 있겠지만, 여러분의 땀은 여러분을 배신하지 않습니다.”
--- p.73
내 수업을 듣는 학생 두 명이 보였다. “선생님, 방해해서 죄송한데요, 이걸 드리고 싶어서요.” 성탄절을 상징하는 빨간색과 흰색 종이로 포장된 무언가를 내밀었다. “그리고 이것도요.” 손으로 직접 만든 카드였다. 정말 뜻밖이었다. 몸이 마비될 지경이었다. …… 더 중요하게는, 학생들 이름이 한글로 쓰여 있었다. 그리고 이 문구, “고맙습니다”. 참으로 놀랐다. 너무나 감동이고 영광이어서 나는 옷과 카드에 입을 맞췄다.
--- p.83∼84
더 넓게는, ‘단일 사례’라는 말 자체가 문제일 수 있다. 왜냐하면 세상의 모든 일, 인간을 포함한 수많은 그 무엇들이 서로 완전히 분리되어 하나로만 존재할 수 있다는 전제를 깔고 있어서다. 하지만 모든 인간사와 자연사가 그렇게 각각 존재할 수 있을지 모르겠다. 또 다른 사안은, KAL858기 사건에서 115명이 사실상 죽었다고 알려진다. 나는 묻는다. 이 모든 이의 삶과 죽음을 압축하고 쪼그라들게 해서 상자 ‘하나’에 꾸역꾸역 집어넣을 수 있을까? …… 우리는 과연 이 모든 이들을 한 줄로 세워놓고, 하나의 막대기로 축소시켜 ‘단일 사례’라고 부를 수 있을까? --- p.173~174
숨이 막힐 때마다 생각했다. ‘KAL기는 나의 운명이다.’ 포기하고 싶을 때마다 생각했다. ‘KAL기는 나의 운명이다.’ 그러면 놀랍게도 힘이 났다. ‘그래, 이건 내 운명이다. 다 뜻이 있어 그런다. 나는 버텨내게 되어 있다.’ 이는 무언가를 극복한다는 말이 아니다. 무언가와 같이 살아가는 것, 계속 견디는 것이다. 그래서 끝까지 갈 수 있게 해주는 신비한 힘이다.
--- p.203
출판사 리뷰 출판사 리뷰 보이기/감추기
추천평 추천평 보이기/감추기
아주 중요한 소재를 다루고 있는, 대단히 흥미로운 책으로 보입니다.
- 놈 촘스키 (미국 메사추세츠공과대학교)
국제관계학이 예전과는 전혀 다르게 보일 겁니다. 이 책은 당신 안에 머물 거예요.
- 신시아 인로 (미국 클라크대학교 교수)
이 책은 냉전, 그리고 한반도가 세계에서 차지하는 위치에 관심 있는 분들이라면 꼭 읽어야 합니다.
- 팀 쇼락 (미국 탐사보도 기자)
이 책은 정치적으로 민감한 질문들의 답을 찾는 데 수십 년 동안 헌신하는 일이 얼마나 어려운지 보여줍니다.
- 도널드 베이커 (캐나다 브리티시컬럼비아대학교)
이 책은 1987년 KAL858기 사건을 아주 훌륭하고 혁신적으로 다룹니다.
- 케빈 그레이 (영국 서식스대학교)
이 책은 서사와 자문화기술지 중심의 국제관계학에 경이로운 기여를 합니다.
- [International Affairs 서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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