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가소개 - 토마스 하디 Thomas Hardy

토마스 하디는 1840년 영국 남서부 도오셋(Dorset) 지방의 작은 마을 하이어 보캠튼(Highr Bockhampton)에서 태어났다. 하디 집안은 4대째 석공 일을 하였고 그의 아버지는 석공으로 출발해 건축업자로 자수성가한 인물이었기에 그 사회적 위치는 장인 계급에 속한다. 하디는 ‘점잖은’(genteel) 계층에 속하지 못한 그의 출신 배경에 대한 자의식으로 열등감을 느끼고 있었다. 이는 석공이라는 이유로 대학 진학을 거부당한 주드(Jude)라는 인물의 형상화에 영향을 미쳤다.
고전 작품을 탐독할 정도로 독서를 즐겼던 하디는 경제적인 형편 때문에 대학 진학은 못하고 16세 때인 1856년에 도오셋의 중심 도시 도체스터(Dorchester)로 가서 건축가인 존 힉스(John Hicks)의 도제가 되었다. 이즈음 만난 호레이스 모울(Horace Moule)은 옥스퍼드와 케임브리지 대학을 다닌 지식인으로서 하디에게 사상적으로 큰 영향을 미쳤다.
23세 때인 1862년에 힉스 건축사무소에서의 견습을 마치고 런던에 간 하디는 당시에 중세 고딕양식을 부활시킨 젊은 건축사 아써 블룸필드(Arthur Bloomfield) 밑에서 일하며 교회 재건 사업에 참여하게 된다. 점차 전통적 종교를 포기하게 된 그는 25세가 되던 해 목사가 되기 위해 진학하려 했던 대학에의 꿈을 버리게 된다. 대신 퍼시 셀리(Percy Shelley), 로버트 브라우닝(Robert Browning), 특히 이교도적 감수성을 지닌 앨저넌 스윈번(Algernon C. Swinburne)의 시를 즐겨 읽으며 1865년경부터는 본격적으로 시를 쓰기 시작했다.
한편 하디는 시를 통해서는 생계를 이어나가기가 어렵다는 생각에 소설을 쓰기로 마음먹고 1868년 그의 첫 소설인『가난한 남자와 귀부인』(The Poor Man and the Lady)의 초고를 완성한다. 이 작품은 이야기의 구성이 느슨하고 상류 계층이 지나치게 부정적으로 묘사되었다는 이유로 「맥밀란」(Macmillan) 출판사에 의해 출판을 거절당한다. 하디의 작품으로 첫 출판된 소설은 1870년 완성한 두 번째 소설『무모한 구제책』(Desperate Remedies)인데, 이 책은 당시에 일반화된 연재 형식으로 출판되었다.
1870년 하디는 교회 보수를 감독하러 콘웰(Cornwall)에 갔다가 교회 신부의 처제이자 변호사의 딸인 엠마 기포드(Emma Gifford)를 만난다. 그는 활발한 성격의 문학 소녀인 엠마에게 끌리게 된다. 1872년『푸른 숲 아래에서』(Under the Greenwood Tree)의 성공에 이어 1874년 「광란의 무리를 멀리 떠나」(Far From the Madding Crowd)가 『콘힐』(Cornhill) 지에 매달 성공리에 연재되는 가운데, 경제적으로 안정된 하디는 그해 엠마와 결혼한다.
엠마와의 결혼 생활은 행복하지 못했다. 엠마가 사회적 지위가 상대적으로 낮은 하디 집안을 얕본 데다 둘 사이에 아이가 없었기 때문이다. 후에 정신착란 증세를 보인 엠마는『무명의 주드』를 자기 자신에 대한 공격으로 받아들이고 이 책이 출판되지 못하도록 애쓰기도 했다. 하디가『무명의 주드』에서 이혼을 쉽게 허용하지 않는 당대의 경직된 이혼법을 포함해서 결혼 제도를 비판한 것은 그 자신의 순조롭지 못했던 결혼 생활의 경험에서 비롯된 것으로 보인다.
1912년 엠마의 죽음 후 회한의 감정에 사로잡힌 하디는 엠마와의 행복했던 시절을 회상하며 일련의 만가(elegy) 조의 시를 쓰게 되는데 이는 이후 영시 사상 가장 뛰어나다는 평을 받았다.
1914년 74세의 하디는 맥스 게이트에서 자신의 비서로 일하던 플로렌스 에밀리 덕데일(Florence Emily Dugdale)과 재혼한다. 그녀는 하디의 문학적 명성을 자랑스러워하며 그에게 안정감을 주고자 노력했다. 하디는 1910년 국왕으로부터 황실 훈장(Order of Merit)을, 1913년과 1920년에는 각각 케임브리지와 옥스퍼드 대학에서 명예 박사학위를 수여 받았다. 1925년에는 후에 에드워드 8세가 된 황태자의 예방을 받는 등 그는 영국 문단의 원로로서 대우받았다. 노년에 들어서도 시를 집필하고 개정하는 작업을 계속하던 하디는 1928년 88세의 나이로 사망하였다.

<b>[머리말] : 저자서평</b><br/><br/>한국영어영문학회는 1954년 창립 이후부터, 영국문학, 미국문학, 영어학 등의 범주를 아우르며 영어영문학 전반에 관한 연구서를 간행해 왔다. 영미문학의 주요 작품을 자상하게 안내하고 해설해 주는 [영미어문학 길라잡이 시리즈]는 영어영문학 전문가들의 학문적 역량을 발휘할 수 있는 장(場)을 제공하면서도 영어영문학이 단순히 상아탑 속에 안주하기 보다는 일반 대중들의 관심을 견인하여 인문학의 대중화를 가져올 수 있게 하며, 인접 학문 분야의 소통과 통섭을 통해 영어영문학의 새로운 지평을 제시함으로써 인문학 내에서의 위상을 제고하는 동시에 든든한 인문학적 교두보를 마련하기 위해 기획되었다. <br/><br/>[영미어문학 길라잡이 시리즈]는 이화여대 최영, 서울대 장경렬, 가천대 이만식, 국민대 강규한, 순천향대 박주영 교수 등 역대 위원장을 중심으로 10여 년간 헌신을 계속해 오고 있는 본 학회 출판위원회의 귀한 노력의 소산이다. 특히, 미국소설학회, 한국 근대영미소설학회, 한국 밀턴과 근세영문학회, 한국 예이츠학회, 한국 중세르네상스영문학회, 한국 T. S. 엘리엇학회, 한국 현대영미드라마학회, 한국 현대영미소설학회, 한국 현대영미시학회, 18세기영문학회 등 각 전문 분야별 학회들로부터 전문가를 추천받아 집필을 의뢰했다는 점도 이 시리즈의 의의 중의 하나이다. <br/><br/>2012년 2월 발간된 [영미어문학 길라잡이 시리즈] 1권, 2권과 2015년 12월 발간된 [영미어문학 길라잡이 시리즈] 3권과 더불어 이번에 발간된 [영미어문학 길라잡이 시리즈] 4권:『영국근대소설: 다니엘 디포부터 허버트 조지 웰스까지』, 5권:『미국근현대소설: 위싱턴 어빙부터 이창래까지』는 영미어문학 전체 스펙트럼을 지향하는 본 학회의 기획이 한 단계 진전되었음을 보여준다. 본서가 나오기까지 수고해주신 박주영 출판위원장, 경희대 김상욱, 연세대 김재철, 고려대 신혜원, 강원대 장철우 위원께 감사드린다. 본서의 발간을 통해, 영국 근대소설에 대한 새로운 인식과 활력소가 제공됨은 물론, 미래의 영문학도와 일반 독서대중이 뜨거운 마음과 맑은 머리로 인간조건에 대한 문학적 상상력을 호흡할 수 있는 기회가 마련될 수 있기를 기대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