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추사의 마지막 편지, 닮고 싶은 너에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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추사의 마지막 편지, 닮고 싶은 너에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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품목정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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발행일 2013년 10월 22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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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원기기 크레마,PC(윈도우 - 4K 모니터 미지원),아이폰,아이패드,안드로이드폰,안드로이드패드,전자책단말기(저사양 기기 사용 불가),PC(Mac)
파일/용량 EPUB(DRM) | 12.12MB ?
글자 수/ 페이지 수 약 8.5만자, 약 2.8만 단어, A4 약 54쪽?
ISBN13 979116220044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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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자 소개 관련자료 보이기/감추기

저자 : 설흔
薛欣
고려대학교에서 심리학을 공부하며 소설을 썼다. 선인들, 그중에서도 조선 후기를 살았던 인물들의 삶과 사상에 지대한 관심을 갖고 있다. 그들이 생각하고 열망했던 것들을 이 시대에 소통되는 언어로 재연하는 것이 앞으로의 꿈이다. 지은 책으로『추사의 마지막 편지, 나를 닮고 싶은 너에게』, 『칼날 눈썹 박제가』, 『책의 이면』,『연암에게 글쓰기를 배우다』(공저), 『소년, 아란타로 가다』, 『퇴계에게 공부법을 배우다』 등이 있다. 조선의 문장가 이옥과 김려가 나눈 우정 이야기를 그린 『멋지기 때문에 놀러왔지』로 2010년 제1회 창비청소년도서상 교양기획부문 대상을 받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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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제자들을 비판했고, 이광사를 비판했고, 정선을 비판했고, 심사정을 비판했다. 그들이 미워서? 아니었다. 내 손은 차갑고 내 눈은 높아서였다. 방을 나서면 푸른 하늘이 있다는 것을 알기 때문이었다. 뜨거운 물을 부어 손을 데울 수도 없고, 높은 눈을 바닥으로 끌어내릴 수도 없고, 방 안에만 칩거할 수도 없는 일이었다. 나는 차가운 손과 높은 눈으로 세상을 조목조목 비판하며 방에서 나와 하늘을 보라고 했다. ---「41쪽, 혹독한 관리는 너의 손과 마음이다」 중에서

집이 가까이 있다는 사실, 내가 있어야 할 곳이 실은 내가 있는 곳이라는 사실, 그 간단한 사실을 나는 왜 모르고 있었을까? 초연함과 쓸쓸함으로 점철된 장소가 내가 있어야 할 유일한 장소라는 사실을 왜 까맣게 잊고 있었을까? 나는 절해고도에 떨어진 것이 아니었다. 절해고도는 지금의 내게는 정확히 내가 있어야 할 곳이었다. 이곳은 내가 기억해야 할 또 다른 나의 위치이자 어쩌면 가장 정확한 위치였다. ---「73쪽, 화첩과 수선화에 깃든 중요한 해법」 중에서

혹여 너는 이렇게 생각하는 것은 아닌가? ‘나는 무엇이 옳은지도 모르겠고 무엇이 그른지도 모르겠다. 이 길이 과연 길이기는 한 것인가? 이 길이 길인지 알기 위해서는 내가 더 살펴봐야 하는 것은 아닌가?’ 나는 네가 겉보기엔 한정 없이 많아 보이는 시간과 마음을 그런 식으로 허비할까 두렵다. 시간과 마음은 기실 그리 풍부한 물건들이 아니다. ---「80쪽, 바른길을 제대로 찾아야 한다」 중에서

당벽과 모난 성격을 지닌 박제가는 내게 있어 문이었다. 내게 아랫목인 중국을 온전히 알고 중국인을 제대로 만나기 위해서는 반드시 그를 거쳐야만 했다. 조강과의 만남은 그런 나의 판단이 틀리지 않았음을 입증한다. 사람들은 그와 나의 전설에 동했지만, 나는 문으로서의 그의 역할에 동했다. 천 리 길을 시작함에 있어 그보다 좋은 문은 없었다. ---「102쪽, 나의 첫 번째 스승, 박제가」 중에서

아는 것 없고 빈한한 소치는 서권기와 문자기가 어쩔 수 없이 부족했다. 그러나 그 부족함을 부지런한 손과 뜨거운 땀으로 메웠다. 소치는 말없이 그리고 또 그렸다. 혹독한 관리의 차가운 손처럼 냉정한 내가 유독 소치에게는 관대하다는 사실을 너는 일찍부터 알아챘을 것이다. 그건 바로 소치의 남다른 노력 때문이었다. 맹렬과 진심을 담은 남다를 수밖에 없는 요구 때문이었다. ---「158쪽, 절망을 모르는 소치의 형형한 눈빛」 중에서

너는 내가 되려 한다. 나를 닮으려 한다. 그래서 너는 내 글씨를 흉내 내고 내 그림을 따라 그리는 것이다. 이는 자신을 속이고 남을 속이는 짓이다. 나는 그렇게 살지 않았다. 나는 박제가와 옹방강과 완원에게 배웠지만 그들이 아닌 내가 되었다. 그러므로 네가 나를 닮은 삶을 살기를 조금도 원하지 않는다.
---「199쪽, 소나무와 잣나무처럼 꿋꿋한 기개를 닮아라」 중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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