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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상의 모든 달은 고래가 낳았다

세상의 모든 달은 고래가 낳았다

파란시선-0103이동
이윤정 | 파란 | 2022년 08월 31일   저자/출판사 더보기/감추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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품목정보

품목정보
발행일 2022년 08월 31일
쪽수, 무게, 크기 149쪽 | 234g | 128*208*20mm
ISBN13 9791191897258
ISBN10 119189725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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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자 소개 (1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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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래 한 마리 헤엄쳐 간다
아직 자라는 중이어서 며칠 헤엄쳐 가면 보름달 같은 어미가 있을 것이다
좌표가 없어도 궤도를 이탈하지 않는 고래
자리 바뀐 별자리 찾아 구름의 속도보다 더 가볍게 바다를 건너간다
반짝 멸치 떼 같은 별 사이로 지나간다

배가 불룩한 반달이 초순에서 출발하여 중순을 지나간다
산등성이 나무 사이를 아슬아슬하게 지나가면
바람이 슬쩍 들어 주는 나뭇가지
지느러미가 한 뼘씩 자라 통통하게 살이 오르고 있는 중이다

흰 구름 이불 덮고 잠든 고래 세상의 물을 끌어당겼다 놓곤 한다
별자리 사이로 사라지면 지상의 모든 입은
바깥쪽으로 더운 호흡을 전송하고 있다

싱싱한 비린내가 날 것 같기도 한 고래
4분의 3박자 동요 속을 헤엄쳐 가고 있다

둥글게 뭉쳐지는 것은 낡아 가는 것이 아니라 새로움을 잉태하는 중이다
내 눈썹 위치에서 놀고 있는 고래
제 꼬리 떠난 물길을 몸 안으로 또렷하게 새겨 넣었다

환한 분수 하나 쏘아 올리고 천천히 심해 속으로 빠져드는 고래
둥근 달이 저 우주 속으로 굴러가면 고래의 배 속에는 새 달이 자란다

세상의 모든 달은 고래가 낳았다
---「세상의 모든 달은 고래가 낳았다」중에서

맨 처음의 옥탑은 새순이 무성한 나무였을 것이다
그래서 계단은 반드시라는 말과 짝을 이룬다

계단은 엎질러지는 것들의 천적
발을 헛디뎠을 뿐인데 너무 많은 몸이 헐고 굴러 내려갔다
가장 낮은 곳에서 발견된
사과나 혹은 복숭아 들은 모두 멍이 들어 있다

아무 가진 것 없는 저녁이어도
오르지 못하고 떨어진 것들이 앉아 있는 계단은 가파르다

올랐다 내려가는 고행의 길을 인내하는 동안
사람들은 무릎을 조련당하고도 계단에 기원을 심었지

한밤 모두 잠든 시간
아코디언 소리가 난다
폈다 오므렸다 하루를 반복하는 무릎의 하모니
어슴푸레한 상처의 퍼즐을 맞추며
나는 오늘 밤도 계단을 오른다

수많은 발자국의 말을 다 받아 준
계단은 입을 봉합하고 통증을 아픔이라 하지 않는다
오를수록 가난한 사람들이 살고 있는
맨 꼭대기에서
가끔 내가 흘려 버린 것들을 발견하고 주머니에 넣는다

짐작할 수 없는 상처를 품고 계단을 올라
세상 밖으로 날아가야 한다는 걸 무릎은 잘 알고 있다
---「계단의 기원」중에서

툭, 지팡이가 비행기를 짚으면
순식간에 날아올라 적도를 넘어간다
풍경에서 점점 멀어지는 새
나비도 바람을 접고 사라진다

짚을 때마다 빠르게 날아가거나 사라지는 숫자들
오른쪽에서부터 날아간 새와
왼쪽에서 달리던 말의 모습이 보이지 않는다
천천히 어둠에 갇히는 손짓이 있을 뿐

어제 작별 인사를 나누던 손은 더 이상 흔들지 못하고
접이식 지팡이를 펼치고 더듬는 수신음을 듣는다
씨앗을 남기지 못하고 날아간 꽃은 어떤 색의 통증이었을까

지팡이를 짚을 때마다 빈 풍경의 각도가 눈앞을 막는다

더 이상의 숫자로 얼굴을 볼 수 없고
옮겨 온 풍경을 귀로 듣는 날들
한 번쯤 보았던 계절이 손끝으로 지나가고 있다
멈춘 나이는 숫자로 접히고
손가락 사이로 날아가는 것들은 모두 색깔이 없다

하얀 지팡이가 타닥타닥 몇 단으로 접히는 저녁이 손에 있을 뿐
눈 바깥에서 비행기가 날고 꽃잎 흔들리는 곳에 나비는 앉아 있겠지

지금쯤 태양을 가린 달은 제자리로 돌아가 있을까
익숙한 얼굴이 없는 밤을 걸어가는 세상은 온통 경계다
---「귀로 듣는 풍경」중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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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윤정은 함축에 포함된 연상 작용을 운용하며 세계의 부피를 감각화한다. 『세상의 모든 달은 고래가 낳았다』에서 시인은 언어적 착상을 특유의 감각 방식으로 전개하며 같은 사물이나 현상에 주목하더라도 그 의미가 전혀 다르게 생성되도록 주조한다. 그로부터 발현되는 감각의 모더니티는 감각의 총체성을 이룩해 낸다. 예컨대 “마주 앉아 웃는 포크들/둥근 테이블 위로 가장 맛있는 구름이 흘러내리는 저녁엔/입술에 묻은 구름은 닦지 않아도 되는 날/고깔모자를 쓴 저녁 속으로/나는 나이를 훅 불어 끈다”는 공감각(「오늘의 나이」), “둥근 달이 저 우주 속으로 굴러가면 고래의 배 속에는 새 달이 자란다//세상의 모든 달은 고래가 낳았다”는 관념적 사유(「세상의 모든 달은 고래가 낳았다」), 그리고 “아이를 떠올릴 때마다/물비린내 묻은 저녁이 들어차고/물에서 자란 귀는 지느러미 사이에서 이명을 앓았다” “차도르를 두르고 모래언덕을 내려오는/아이의 눈동자에 찰랑거리는 우물이 보인다//누군가를 오래 기다린 얼굴엔 출렁거림이 묻어 있고”라는 착시와 환영의 원리에 의해(「일식」) 사물을 접근시키고 경계 넘기를 시도한다. 이때 유비의 모든 연쇄와 시적 긴장은 주로 패러독스와 아이러니라는 대립된 영역들의 작용으로 발생한다.

포괄적으로 살펴보면, 이윤정의 시적 특징은 줄곧 낯선 감각을 언어로 균제감 있게 구축한 솜씨로써 드러나는데, 오랜 연마와 내공이 짐작되는 지점이다. 유기적 통일성이 놀라우리만치 긴밀하게 연동되어 있다. 그러한 까닭에 『세상의 모든 달은 고래가 낳았다』는 독자의 판단을 제지하는, 이른바 감정 오류의 원인을 덜어 낸 문학적 범례가 될 수 있을 정도다. 시편들은 텍스트가 생산한 감정에 독자가 혼동되지 않게 주관적 의도를 조절하며 적정 거리를 유지시킨다. 감각의 엄격한 위계를 허물어뜨리면서 이지적이고 유니크한 매력을 발산하는 첫 시집의 상재를 축하드린다.
- 김윤이 (시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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