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품목정보
| 발행일 | 2013년 10월 29일 |
|---|---|
| 쪽수, 무게, 크기 | 368쪽 | 391g | 130*190*30mm |
| ISBN13 | 9788994300238 |
| ISBN10 | 8994300236 |
샛별클럽의 천사들
임세혁 저
|
테라스북
|
2013년 10월 29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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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자 : 임세혁
작가가 되기 위해 문학을 전공했지만 엉뚱하게도 취재와 기사 쓰기를 본업으로 삼고 있는 방송 기자. 특종도 좋지만 소소하더라도 훈훈한 소식이 더 가치 있다고 믿는 사람. 취재 경험을 통해 축적해 온 소재와 이야기들을 이제 막 쏟아 내기 시작한 의욕 넘치는 이야기꾼이다. 메마르고 각박한 세상 속에서 희망과 사랑을 전하는 ‘훈훈한 스토리텔러’로 불리는 게 목표다. 현재도 낮에는 기사 쓰고 밤에는 소설 쓰는 이중생활(?)을 즐기고 있다. 저서로는 『샛별클럽의 천사들』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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물론 하느님이 있다면 말이지요. 지금 생각해 보면 없는 것 같습니다. 다시 한 번 읊조리는 9723. 그 번호는 천국이 아니라 지옥으로 가는 번호였다는 걸 저는 나중에서야 알 수 있었습니다.
--- p.25
이때부터였습니다. 제 안에 꾹 억눌려 있던 뭔가가 응어리져 틈만 나면 폭발하기 시작한 것은. 정신을 차리고 돌아보니 제 주위에는 보이지 않는 벽이 둘러쳐져 있었습니다. 보이지 않기에 부술 수도 없고, 뚫고 나갈 수도 없었습니다. 또 다른 감옥이었습니다.
--- p.47
역시. 예감이 틀리지 않았습니다. 뭐 그리 재미난 일이 많은지 셋이서 조잘조잘 잘도 떠들어 가며 입안에 음식물을 쑤셔 넣습니다. 듣다 보면 대화의 절반이 욕입니다. 서로 이년아 저년아 찾으면서 정신없습니다. 이윽고 연예인 이야기가 나옵니다. 편의점에서 일하다 보면 요즘 학생들이 어떤 연예인을 좋아하는지 잘 알 수 있습니다. 2PM이 멋지다느니 엠블랙이 멋지다느니 자기들끼리 우열을 가리다가는, 수틀리는지 젓가락으로 상대 여학생의 눈알을 후벼 파려고 듭니다. 후루룩. 친구와 기어이 한바탕을 벌이고 2PM 오빠들을 지켜 낸 여학생이 라면을 마저 먹고 있습니다. 생머리에 가장 키가 큰 아이입니다. 저는 잔뜩 인상을 찡그린 채, 생머리를 노려봅니다.
‘야, 야, 안 돼. 얘야, 쫌.’
아니나 다를까 베어 물다 만 면발이 선반에 툭 떨어집니다.
--- pp.57-58
별 희한한 모임이 다 있습니다. 이런 광고가 생활 정보지에 게재된 것도 신기할 따름입니다. 방금 전 그 아저씨도 전과자였을까요? 이 광고 부분만 밑줄을 쳐 놓은 걸 보면 말입니다. 호기심이 샘솟습니다. 저와 비슷한 처지인 사람들의 모임이라니, 그저 반가울 따름입니다.
--- p.60
“전 누명을 쓰고 교도소에 갔다 왔어요. 아무것도 잘못한 게 없다고요. 정말입니다. 그러니까 전 아저씨들하고는 조금 달라요. 아시겠죠?”
--- p.70
아저씨들이 환한 얼굴로 인사를 하는데, 반응이 신통치 않습니다. 무뚝뚝하게 한 번 쳐다보더니 다시 고개를 돌리는 어르신들입니다. 하나같이 죄다 무표정한 얼굴에는 잔뜩 그늘이 드리워져 있습니다. 저는 또 다른 냄새를 맡습니다. 무미건조하지만 분명히 코를 스치고 가는 냄새. 죽음의 냄새입니다. 흐리멍덩한 눈으로 초점 없이 무언가를 바라보는 모습 속에서 왠지 모를 절망과 고통이 느껴집니다.
--- p.93
“100장을 써서 안 되면 200장을 써라. 200장이 안 되면 300장! 전과자니 뭐니 그딴 거 신경 안 쓰는 회사도 있을지 혹시 알아? 설마 세상천지에 그런 회사 하나 없겠어? 인생 뭐 있냐? 남자라면 가는 거다.”
--- p.104
“여기 에이비씨 렌터카인데요. 신입 사원 공개 채용에 최종 합격하셨습니다.”
--- p.110
지붕을 타고 아래로 데굴데굴 구릅니다. 지붕 밑에는 텃밭이 있습니다. 비료 더미 가득한 그곳으로 떨어지기까지의 짧은 시간 동안, 한 많았던 20여 년의 제 인생이 앨범처럼 눈앞에 펼쳐집니다. 누나, 매형, 대장님, 아저씨들, 저 이렇게 가요. 다들 안녕히.
--- p.150
몹시도 깊은 슬픔을 담은 채 무언가를 간절히 호소하고 있는 저 눈…… 누군가가 진실을 들
어 주길 바라는 그런 눈…… 그렇습니다. 누명을 쓰고 감옥살이를 하던 시절, 거울로 마주하곤 했던 제 눈입니다. 아저씨의 눈에서 저의 억울했던 과거가 보입니다. 사무치는 절규와 처절한 한(恨)이 느껴집니다.
--- p.25
이때부터였습니다. 제 안에 꾹 억눌려 있던 뭔가가 응어리져 틈만 나면 폭발하기 시작한 것은. 정신을 차리고 돌아보니 제 주위에는 보이지 않는 벽이 둘러쳐져 있었습니다. 보이지 않기에 부술 수도 없고, 뚫고 나갈 수도 없었습니다. 또 다른 감옥이었습니다.
--- p.47
역시. 예감이 틀리지 않았습니다. 뭐 그리 재미난 일이 많은지 셋이서 조잘조잘 잘도 떠들어 가며 입안에 음식물을 쑤셔 넣습니다. 듣다 보면 대화의 절반이 욕입니다. 서로 이년아 저년아 찾으면서 정신없습니다. 이윽고 연예인 이야기가 나옵니다. 편의점에서 일하다 보면 요즘 학생들이 어떤 연예인을 좋아하는지 잘 알 수 있습니다. 2PM이 멋지다느니 엠블랙이 멋지다느니 자기들끼리 우열을 가리다가는, 수틀리는지 젓가락으로 상대 여학생의 눈알을 후벼 파려고 듭니다. 후루룩. 친구와 기어이 한바탕을 벌이고 2PM 오빠들을 지켜 낸 여학생이 라면을 마저 먹고 있습니다. 생머리에 가장 키가 큰 아이입니다. 저는 잔뜩 인상을 찡그린 채, 생머리를 노려봅니다.
‘야, 야, 안 돼. 얘야, 쫌.’
아니나 다를까 베어 물다 만 면발이 선반에 툭 떨어집니다.
--- pp.57-58
별 희한한 모임이 다 있습니다. 이런 광고가 생활 정보지에 게재된 것도 신기할 따름입니다. 방금 전 그 아저씨도 전과자였을까요? 이 광고 부분만 밑줄을 쳐 놓은 걸 보면 말입니다. 호기심이 샘솟습니다. 저와 비슷한 처지인 사람들의 모임이라니, 그저 반가울 따름입니다.
--- p.60
“전 누명을 쓰고 교도소에 갔다 왔어요. 아무것도 잘못한 게 없다고요. 정말입니다. 그러니까 전 아저씨들하고는 조금 달라요. 아시겠죠?”
--- p.70
아저씨들이 환한 얼굴로 인사를 하는데, 반응이 신통치 않습니다. 무뚝뚝하게 한 번 쳐다보더니 다시 고개를 돌리는 어르신들입니다. 하나같이 죄다 무표정한 얼굴에는 잔뜩 그늘이 드리워져 있습니다. 저는 또 다른 냄새를 맡습니다. 무미건조하지만 분명히 코를 스치고 가는 냄새. 죽음의 냄새입니다. 흐리멍덩한 눈으로 초점 없이 무언가를 바라보는 모습 속에서 왠지 모를 절망과 고통이 느껴집니다.
--- p.93
“100장을 써서 안 되면 200장을 써라. 200장이 안 되면 300장! 전과자니 뭐니 그딴 거 신경 안 쓰는 회사도 있을지 혹시 알아? 설마 세상천지에 그런 회사 하나 없겠어? 인생 뭐 있냐? 남자라면 가는 거다.”
--- p.104
“여기 에이비씨 렌터카인데요. 신입 사원 공개 채용에 최종 합격하셨습니다.”
--- p.110
지붕을 타고 아래로 데굴데굴 구릅니다. 지붕 밑에는 텃밭이 있습니다. 비료 더미 가득한 그곳으로 떨어지기까지의 짧은 시간 동안, 한 많았던 20여 년의 제 인생이 앨범처럼 눈앞에 펼쳐집니다. 누나, 매형, 대장님, 아저씨들, 저 이렇게 가요. 다들 안녕히.
--- p.150
몹시도 깊은 슬픔을 담은 채 무언가를 간절히 호소하고 있는 저 눈…… 누군가가 진실을 들
어 주길 바라는 그런 눈…… 그렇습니다. 누명을 쓰고 감옥살이를 하던 시절, 거울로 마주하곤 했던 제 눈입니다. 아저씨의 눈에서 저의 억울했던 과거가 보입니다. 사무치는 절규와 처절한 한(恨)이 느껴집니다.
--- p.33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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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50여 년 전, 전쟁 속에서 생겨나 189개국에 세워진 적십자운동은 13만 9천여 명의 자원봉사자, 24만여 명의 청소년적십자단원과 270만 명의 헌혈자와 함께 지금까지 이어지고 있습니다.
이 순간에도 누군가의 희망을 심는 사람들의 이야기, 소설「샛별클럽의 천사들」주인공처럼 패자부활전이 있는 사회는 건강한 사회입니다. 인간의 생명과 존엄성이 존중되고 지켜지는 사회를 위해서 조건 없이, 질문 없이 나누는「샛별클럽의 천사들」의 주인공들은 진정한 패자부활전의 승리자입니다. “모든 사람은 형제다”라는 앙리 뒤낭의 말이 새삼 떠오릅니다. 믿고 믿어주는 건강한 사회가 속히 오기를 바랍니다.
유중근(대한적십자사 총재)
이 순간에도 누군가의 희망을 심는 사람들의 이야기, 소설「샛별클럽의 천사들」주인공처럼 패자부활전이 있는 사회는 건강한 사회입니다. 인간의 생명과 존엄성이 존중되고 지켜지는 사회를 위해서 조건 없이, 질문 없이 나누는「샛별클럽의 천사들」의 주인공들은 진정한 패자부활전의 승리자입니다. “모든 사람은 형제다”라는 앙리 뒤낭의 말이 새삼 떠오릅니다. 믿고 믿어주는 건강한 사회가 속히 오기를 바랍니다.
유중근(대한적십자사 총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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