확장메뉴
주요메뉴


닫기
사이즈 비교
소득공제
침묵의 메아리

침묵의 메아리

첫번째 리뷰어가 되어주세요
정가
12,000
판매가
10,800 (10% 할인)
구매 시 참고사항
eBook이 출간되면 알려드립니다. eBook 출간 알림 신청

품목정보

품목정보
발행일 2013년 10월 30일
쪽수, 무게, 크기 280쪽 | 430g | 153*224*20mm
ISBN13 9788993506976
ISBN10 8993506973

책소개 책소개 보이기/감추기

목차 목차 보이기/감추기

저자 소개 관련자료 보이기/감추기

저자 : 김영강
경남 마산 출생, 이화여대 국문과 졸업, 1972년 도미하여 20여 년 동안 토요학교인 남가주밸리한국학교에서 2세 교육에 종사했다. 또한 각 지역학교 특강, 한국어학술세미나, 교사대학, 교사연수회 등에 “Sat II 한국어” 강사로 참여했으며 제 1회 남가주한국학교 최우수교사상을 수상한 바 있고, 밸리성인대학 라인댄스 강사를 역임했다.
1999년 제 15회 미주크리스천문학 단편소설로 등단, 2001년 제 22회 미주한국일보 문예공모 단편소설 입상, 2008년 제 12회 에피포도문학상 소설부문 금상, 2013년 제 15회 해외문학 소설 대상을 수상했다.
저서로는 4인 공저 [1991년, 재미있는 한국어 연습문제집 k-6], [2006년, 교사들을 위한 고급반 학습교재], [2006년, SAT II 한국어 교사지침서], 재미작가 5인 동인지 [2010년, 참 좋다 ], 소설집 [2011년, 가시꽃 향기 ]가 있다.
현재 미주한국문인협회, 미주한국소설가협회, 해외문인협회 회원이며, 남가주이화여대 동창회보 편집장을 맡고 있고, 계간 미주문학 편집위원장을 역임한 바 있다. 미국 로스앤젤레스 거주중이다.

책 속으로 책속으로 보이기/감추기

뇌에서는 분명히 그가 떠났다고 생각하면서도 해주 가슴은 그 사실을 인정하지 못했다. 심장에 켜진 빨간 신호등이 그대로 멎어버려 자신의 인생도 멈추어버린 느낌이었다. 눈앞에는 온통 안개비와 같은 눈물기가 뿌옇게 어렸다. 몇 남지 않은 플라타너스의 이파리들이 후드득후드득 떨어지고 있는 길거리에는 바짝 마른 나뭇잎들이 수북이 쌓여 있었다.
땅거미가 짙어가는 밤거리를 정처 없이 헤맸다. 환하지도 않은 불빛들이 하나 둘 꺼져가는 거리의 밤, 해주는 갈 곳이 없었다. 불 꺼진 좁은 아파트, 아무도 없는 텅 빈 방은 어둡고 초라했다. 그 방에서 해주는 허리를 꺾고 통곡했다. 고아가 되어 이 세상에 혼자 남은 것을 실감하며 울고 또 울었다.
강의실에 앉았다가도 그만 눈물이 쏟아지려고 해 살그머니 빠져나와 화장실에 앉아 소리를 죽이며 흐느꼈다. 행여 누구에게라도 들킬까봐 라디오의 볼륨을 아주 작게 낮춘 것처럼 숨을 죽여 울었다. 길을 가다가도 그냥 눈물이 주르르 흘렀다. 밤마다 시커먼 돌덩이 하나를 삼킨 것 같은 무거움에 가슴이 짓눌려 해주는 신음했다. 아침에 눈을 뜨면 하루가 막막해서 창문의 커튼조차도 젖히기가 두려웠고, 숨을 쉴 때마다 바늘로 속을 긁어내는 듯한 통증에 시달렸다.
어머니가 보고 싶었다. 이럴 때 어머니가 곁에 있기만 해도 기운을 차릴 수 있을 것 같았다. 그러나 아무리 보고 싶어도 다시는 볼 수 없는 어머니였다. 어머니와 함께 아버지를 떠올리며 또 울었다. ‘아버지, 아버지 말이 다 맞았어요. 그는 믿을 만한 녀석이 아니었어요. 아이까지 생겼는데, 그는 아이를 죽이고 나도 죽였어요.’
부모님이 그리웠다. 퇴색되어 갈 줄 알았던 그리움은 날이 갈수록 짙어졌고, 가슴이 저미게 보고 싶어 어떤 땐 숨이 막힐 지경이었다. 어디서 와서 어디로 가는지 알 수 없는 신기한 인생이지만 해주는 자신의 20대가 하루아침에 낭떠러지로 곤두박질을 치리라고는 참말로 상상조차 못한 일이다. 이민우마저 떠나고 나니 부모의 자리가 우주였다는 것을 절실히 깨달았다.
울면서 시간을 낭비하지 말고 마음을 모질게 먹어야 한다는 것을 알고 있으면서도, 마음먹은 대로 되지 않았다. 공부도 귀찮고 일도 귀찮고, 슬프기만 했다. 그리고 허무하고 비참했다. 침대에서 내려와 일어서다가 어지러워 걸음을 떼지 못하고 주저앉았고, 발걸음을 떼다가도 중심을 잡을 수가 없어 쓰러졌다. 가끔 경험했던 빈혈기가 아주 심해진 것이었다. 누웠으면 천장이 혼란스럽게 어른거리다가 밑으로 살살 내려왔다. 그리고 온몸이 가루가 되어 침대에서 흔적도 없이 사라져버린 것 같은 느낌에 깜짝깜짝 놀랐다.
그러던 어느 날, 해주는 아주 무서운 꿈을 꾸었다. 침대와 벽 사이에서 작은 몸집의 여자 하나가 발발 기어나왔다. 하늘하늘한 감으로 만든 연두 색깔 바지에 블라우스를 입고 있었다. 머리는 샛노랑에다 바글바글 볶은 쇼트커트였다. 그리고는 양반다리를 하고 반듯이 앉아 두 팔로 해주의 옆구리를 싹싹 밀었다. 미는 힘이 아주 약해 별 느낌이 들지 않았는데도 해주는 바닥에 내동댕이쳐졌다. 그 얼굴이 해주를 내려다보며 생글생글 웃고 있었다. 아이 같은 작은 몸집을 하고 있었으나 얼굴은 분명히 어른이었다. 그녀는 ‘아아 악!’ 하고 아파트가 떠나갈 듯이 비명을 질렀다. 정신을 차리고 보니 해주는 바닥에 떨어져 있었고 이마에선 식은땀이 비 오듯이 흐르고 있었다.
아무리 생각을 해봐도 꿈같지가 않았다. 너무나 생생하게 눈앞에 벌어진 일이었다. 생전 처음 보는 얼굴이었으나 그 생김새가 너무나 뚜렷하게 기억났다. 쌍꺼풀이 진 동그란 눈에 코도 동그랬다. 입은 작았으나 도톰했다. 생글생글 웃고 있었지만 눈빛은 무서웠다. 자려고 누웠으나 좀처럼 잠이 들지 않았다. 무섬증이 몰려왔다. 전신에 서늘한 기운이 퍼지면서 가슴이 조여들고 머리카락이 쭈뼛쭈뼛 일어섰다. 이불을 머리끝까지 끌어올렸다. 그리고 모로 누워 두 손으로 무릎을 감싸면서 온몸을 돌돌 말아 구기고는 눈을 꼭 감고 잠을 청하려고 안간힘을 썼다.
어느 날은 반듯하게 단발머리를 한 소녀 서넛이 난데없이 천장에서 바닥으로 쿵 떨어졌다. 옷도 똑같이 무릎 밑에까지 내려온 꺼먼 드레스를 입고 머리도 새까맸다. 하나같이 표정이 없는 얼굴이었다. 해주는 너무 놀라 소리를 있는 대로 지르며 침대 시트를 붙들고 벌벌 떨었다. 바닥에 떨어진 꺼먼 소녀들이 침대로 기어오르는 것 같아 얼른 돌아누워 눈을 질끈 감았다.
어릴 때부터 해주는 무섬증을 모르는 아이였다. 텅 빈 집에 혼자 자도 아무렇지도 않았다. 잠이 안 올 때는 귀신 나오는 영화를 봐도 무서운 줄 몰랐다. 그런데 꿈을 꾼 다음부터는 괜히 가슴이 오싹오싹해지고, 뭔가 형언할 수 없는 으스스한 느낌이 서서히 엄습했다. 혼자 있기가 불안했다. 밤이 오는 것이 무서웠다. 누구라도 곁에 있었으면 얼마나 좋을까 하는 마음이 너무나 절실했다.
어느 날 밤에는, 액자 속의 꽃잎과 나비들이 나풀나풀 춤을 추며 해주의 좁은 아파트에 날아다녔다. 꽃이 나비인지 나비가 꽃인지 분간이 안 되게 그들은 어우러져 날아다녔다. 이것이 꿈인가 생신가 하고 눈을 아주 크게 뜨고 미간에 힘을 주며 시선을 꽂아도 꽃잎들과 나비들은 한데 어우러져 여전히 춤을 추었다. 신경이 약해져 헛것이 보이는 게 분명했다. 마음이 쇠약해지고 보니 이민우가 더 생각났다. 그가 곁에 있으면 무섬증이 단번에 해결될 것 같았다.
--- 본문 중에서

출판사 리뷰 출판사 리뷰 보이기/감추기

회원리뷰 (0건) 회원리뷰 이동

  등록된 리뷰가 없습니다!

첫번째 리뷰어가 되어주세요.

한줄평 (0건) 한줄평 이동

  등록된 한줄평이 없습니다!

첫번째 한줄평을 남겨주세요.

배송/반품/교환 안내

배송 안내
반품/교환 안내에 대한 내용입니다.
배송 구분 예스24 배송
  •  배송비 : 2,500원
포장 안내

안전하고 정확한 포장을 위해 CCTV를 설치하여 운영하고 있습니다.

고객님께 배송되는 모든 상품을 CCTV로 녹화하고 있으며, 철저한 모니터링을 통해 작업 과정에 문제가 없도록 최선을 다 하겠습니다.

목적 : 안전한 포장 관리
촬영범위 : 박스 포장 작업

  • 포장안내1
  • 포장안내2
  • 포장안내3
  • 포장안내4
반품/교환 안내

상품 설명에 반품/교환과 관련한 안내가 있는경우 아래 내용보다 우선합니다. (업체 사정에 따라 달라질 수 있습니다)

반품/교환 안내에 대한 내용입니다.
반품/교환 방법
  •  고객만족센터(1544-3800), 중고샵(1566-4295)
  •  판매자 배송 상품은 판매자와 반품/교환이 협의된 상품에 한해 가능합니다.
반품/교환 가능기간
  •  출고 완료 후 10일 이내의 주문 상품
  •  디지털 콘텐츠인 eBook의 경우 구매 후 7일 이내의 상품
  •  중고상품의 경우 출고 완료일로부터 6일 이내의 상품 (구매확정 전 상태)
  •  모바일 쿠폰의 경우 유효기간(발행 후 1년) 내 등록하지 않은 상품
반품/교환 비용
  •  고객의 단순변심 및 착오구매일 경우 상품 반송비용은 고객 부담임
  •  직수입양서/직수입일서중 일부는 변심 또는 착오로 취소시 해외주문취소수수료 20%를 부과할수 있음

    단, 아래의 주문/취소 조건인 경우, 취소 수수료 면제

    •  오늘 00시 ~ 06시 30분 주문을 오늘 오전 06시 30분 이전에 취소
    •  오늘 06시 30분 이후 주문을 익일 오전 06시 30분 이전에 취소
  •  직수입 음반/영상물/기프트 중 일부는 변심 또는 착오로 취소 시 해외주문취소수수료 30%를 부과할 수 있음

    단, 당일 00시~13시 사이의 주문은 취소 수수료 면제

  •  박스 포장은 택배 배송이 가능한 규격과 무게를 준수하며, 고객의 단순변심 및 착오구매일 경우 상품의 반송비용은 박스 당 부과됩니다.
반품/교환 불가사유
  •  소비자의 책임 있는 사유로 상품 등이 손실 또는 훼손된 경우
  •  소비자의 사용, 포장 개봉에 의해 상품 등의 가치가 현저히 감소한 경우 : 예) 화장품, 식품, 가전제품, 전자책 단말기 등
  •  복제가 가능한 상품 등의 포장을 훼손한 경우 : 예) CD/LP, DVD/Blu-ray, 소프트웨어, 만화책, 잡지, 영상 화보집
  •  소비자의 요청에 따라 개별적으로 주문 제작되는 상품의 경우
  •  디지털 컨텐츠인 eBook, 오디오북 등을 1회 이상 다운로드를 받았을 경우
  •  eBook 대여 상품은 대여 기간이 종료 되거나, 2회 이상 대여 했을 경우 취소 불가
  •  모바일 쿠폰 등록 후 취소/환불 불가
  •  중고상품이 구매확정(자동 구매확정은 출고완료일로부터 7일)된 경우
  •  LP상품의 재생 불량 원인이 기기의 사양 및 문제인 경우 (All-in-One 일체형 일부 보급형 오디오 모델 사용 등)
  •  시간의 경과에 의해 재판매가 곤란한 정도로 가치가 현저히 감소한 경우
  •  전자상거래 등에서의 소비자보호에 관한 법률이 정하는 소비자 청약철회 제한 내용에 해당되는 경우
소비자 피해보상
  •  상품의 불량에 의한 반품, 교환, A/S, 환불, 품질보증 및 피해보상 등에 관한 사항은 소비자분쟁해결기준(공정거래위원회 고시)에 준하여 처리됨
환불 지연에
따른 배상
  •  대금 환불 및 환불 지연에 따른 배상금 지급 조건, 절차 등은 전자상거래 등에서의 소비자 보호에 관한 법률에 따라 처리
  • 품절 상태입니다.
뒤로 앞으로 맨위로 공유하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