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햇빛 산책자

햇빛 산책자

파란시선-0105이동
최동일 | 파란 | 2022년 09월 10일   저자/출판사 더보기/감추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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품목정보

품목정보
발행일 2022년 09월 10일
쪽수, 무게, 크기 116쪽 | 184g | 128*208*20mm
ISBN13 9791191897296
ISBN10 119189729X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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목차 목차 보이기/감추기

저자 소개 (1명)

책 속으로 책속으로 보이기/감추기

거울에 비친 얼굴이 물속인 듯 아득하게 보여도

오동잎 한 잎 두 잎 떨어지는, 라디오에 귀 기울이며

머리칼 근질거리는 볼따구니를 씰룩거릴 때

붕알시계는 늘어지며 대여섯 번 울리고

싸르륵― 사륵―

가죽띠에 면도칼 가는 소리, 목덜미 쓰다듬을 때

혼자 걸어온 길 돌아보듯 고개를 돌리면

문밖에서는 닿을 듯이

갓 서른 살 된 아버지가 나무 의자에 앉아

스물아홉 먹은 나를

세발자전거와 함께 기다리고

신작로 곁 미루나무 아래로는

눈깔사탕 같은 해가, 사…각…사…각… 녹아들고 있네
---「이발소 가위에게 들은 이야기」중에서

혼자 긴 줄을 끌고
늘 앞서가던 검은 염소는
첫배가 부풀어 오르더니
칼칼한 바람이 빈속 할퀴는 헛간에서
미역처럼 젖은 새끼들을 낳았지

속 깊숙이 들어가 웅크려도
헛헛한 지붕 아래
새끼들은 미지근한 젖을 빨며
마른 지푸라기 씹으며 설사를 해 댔지
젊은 아버지가 쓴 약은 듣지도 않던 그 겨울
혹한조차 똥을 뭉치지는 못했지

늙은 산역꾼처럼 나는
감나무 아래 언 땅을 파
진눈깨비 맞으며 하나 묻고
썰매를 타다 돌아와 하나 더 묻고
묻고

잃은 온기를 더듬거리는 검은 염소,
조약돌처럼 만질만질한 그녀의 뿔을 만져 주었지

염소가 무엇으로 사는지도 모른 채
---「묻다」중에서

스무 해 동안 표지도 넘겨 보지 않은 책이
그 자리에 있었네
어디로든 가서 되살라며 헌책방에 넘겼으나
운명이 나름 감옥인지
여러 달 거쳐 찾아가도 여태 그 자리에 있었네
매번 만지다가 돌아와
한 해 지나서는 먼지투성이 책귀(冊鬼)처럼
날마다 가서 그 책을 읽었네
세 사람이 사랑하다 헤어지고 잊어
그 책이 비로소 뭉클뭉클했는데
어느 오후에는 누가 데려갔는지
그 자리에 없었네
마저 읽고 싶어서 두루 찾았으나
도서관에도 다른 헌책방에도 아주 없었네

그 책은
완결되지 않은, 그 책은

물속 유리구슬처럼 한 줄 떠오르지 않네
햇빛이 오래
그 자리를 들여다보고 있으나

어제의 내일
---「숨어 있는 책」중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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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햇빛 산책자』의 원고를 받아 읽으면서 보니 최동일의 시는 몇 가지 특징을 지니고 있었다. 그 첫 번째는 가독성이 충분한 시를 쓴다는 점이다. 그의 시는 상(像)이 명징하고 리듬감이 있어서 잘 읽히는 시다. 반면, 요즘 나오는 젊은 시인들의 시집은 대부분 일반 독자들에게 불친절하다. 그 이유가 어디에 있든 바람직한 현상은 아니다. 두 번째는 애수(哀愁)를 머금은 자연 친화적 서정이 그의 시편에 맛깔나게 스며 있다는 점이다. 이 서정은 휴머니즘적 그의 안목과 잘 어우러져 편편마다 독자의 가슴을 파고든다. 세 번째 특징은 모국어에 대한 그의 애정뿐만 아니라 그 부림의 능란함이 두텁고 아름답게 읽혀진다는 것이다. “어룽어룽 잠이 든다”(「짐노페디」), “빨래처럼 젖은 아침”(「숨」), “빗방울이 수박 씨앗처럼 떨어지고 있다”(「알」), “또르르/또르르”(「지렁이」), “눈깔사탕 같은 해가, 사…각…사…각… 녹아들고 있네”(「이발소 가위에게 들은 이야기」)와 같은 구절을 읽어 보면 그가 어휘를 선택하고 구사하는 데 얼마나 신경을 쓰는 시인인가를 알 수 있다. 아울러 「독(毒)」이나 「나무와 나」, 「묻다」와 같은 작품에서 발견할 수 있는 뉴휴머니즘적 태도에서는 시인이 태어나 자라난 곳을 사랑하는 뜨거운 향토애와 선성(善性)을 동시에 읽을 수 있어서 감동스럽다.

요즈음엔 시가 너무 많은 외래어, 시적 위악성에다 지나친 외설적 이미지 혹은 폭력적 어투로 가득하다. 이 시집 『햇빛 산책자』는 그와 다르다. 풍요로운 서정과 따뜻한 풍경으로 세파에 지친 독자들의 마음을 위로해 줄 것이다.
- 이우걸 (시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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