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철학과 함께한 일주일

철학과 함께한 일주일

: 내 인생에 조금씩 변화가 생기기 시작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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품목정보

품목정보
발행일 2013년 11월 01일
쪽수, 무게, 크기 259쪽 | 454g | 153*224*20mm
ISBN13 9788962606515
ISBN10 89626065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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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자: 여긴 벽이 정말 하얗군요.
철학자: 예쁘죠? 전부 상아랍니다.
독자: 나쁘지 않네요. 전망도 좋고요. 이처럼 까마득한 곳에서 세상을 내려다보니 약간 어지럽군요.
철학자: 시간이 지나면 괜찮아질 겁니다. 처음엔 세상이 한눈에 들어오는 게 이상하지만 며칠 지나면 익숙해집니다.

독자: 여기가 제일 꼭대기 층인가요?
철학자: 아니오. 맨 아래층입니다. 이 상아탑이 굉장히 높거든요. 위로 층이 여러 개 더 있습니다.

독자: 혹시 꼭대기에 사세요?
철학자: 아니오. 제 방은 한 층 위입니다.

독자: 그런데 제가 어떻게 여기까지 온 거죠?
철학자: 다들 하는 그대로지요. 철학책을 펼쳤잖습니까! 제 초대를 받아들인 걸로 생각하고 싶네요.

독자: 왜 저를 초대했나요?
철학자: 일주일 동안 저와 철학을 해봤으면 싶어서요.
독자: 그거 좋군요. 철학이 무엇을 하는 학문인지 진즉부터 궁금했거든요. 제가 철학에 관심이 있다는 건 당신도 아는 사실 아닌가요? 그렇지 않다면 애당초 제가 철학책을 펼쳤을 리 없을 테니까요.

철학자: 맞습니다. 당신이 철학에 관심이 많을 거라고 생각했습니다. 그러나 그것만으로는 부족하니 좀 더 자기소개를 해주겠습니까?
독자: 죄송하지만 그건 곤란한데요. 거꾸로 당신이 어떤 사람을 대화상대로 상상했는지, 그걸 말해주는 편이 더 낫겠네요.
철학자: 아, 상당히 많은데요.

독자: 예를 들면요?
철학자: ‘철학을 전공하면 어떨까’ 고민 중인 고등학생일 수도 있고, 철학을 더 깊이 공부해보고 싶어 하는 은퇴한 영어 교사일 수도 있지요.
독자: 그렇군요.
철학자: 아니면 자신의 전공이 철학과 관련이 깊다고 생각해 ‘철학자처럼 생각하면 어떨지’ 자세히 알고 싶어 하는 물리학자 혹은 심리학자일 수도 있고요.
독자: 아, 그럴 수도 있겠군요.
철학자: 철학을 투쟁의 무기로 써도 좋을지 궁금해 하는 인권운동가나 철학이 정치적 기반을 다지는 데 도움을 줄지 알고 싶어 하는 정치가일 수도 있지요. 그야말로 다양한 상상이 가능합니다.

독자: 저처럼 그냥 인생의 의미를 찾다가 혹시 철학책에서 원하는 것을 얻을 수 있지 않을까 하는 마음에 이 책을 펼친 평범한 사람은 어떨까요?
--- pp.11-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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