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웃었다, 비둘기 때문에

웃었다, 비둘기 때문에

[ 양장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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품목정보

품목정보
발행일 2022년 09월 05일
판형 양장?
쪽수, 무게, 크기 152쪽 | 354g | 135*215*9mm
ISBN13 9791191478129
ISBN10 1191478122

책소개 책소개 보이기/감추기

목차 목차 보이기/감추기

저자 소개 (1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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쓴맛은 모르고 단맛만 즐기던 내가
동지 팥죽을 열세 그릇 먹었을 때
일기장 속으로 들어가신 아버지
그날 이후로 나오지 않으셨다.

날짜가 멈춘 글밭에 들어가 찾을 때마다
퍼붓던 소나기로 글을 쓰고 싶은 꿈을 그때 심었다.

작은 바람에도 쉽게 넘어지고
빨리 못 일어나면 밟히는 코스모스

여고 진학으로 밟은 땅 서울
뿌리의 소중함이 가시처럼 박혔다.

밥그릇보다 숟가락이 컸고, 번쩍번쩍하는
도깨비 불장난에 마음 한 조각 걸어둘 곳 없었다.

산을 넘고 또 돌아 넘어 개미처럼 살면서 그리운 길
멀어질수록 또렷해지는 고향 단발머리 친구들도
돋보기 속에서만 보였다.

가자 고향 가자 내 유년이 살고 있는 꿈 찾아가자
날마다 포근한 흙냄새에 뒹굴고
먼저 온 비둘기가 되어 날고 싶어서다. 그러나
돌아온 길 사십오 년 만나 보니 듬성한 머리 위에
연필이 무디어 거센 물살 앞에 주저앉은 내게
나의 꿈을 이루도록 잊을 수 없는 내 가족, 동기생들
그 중에서도 유영희 동기생이 손잡아주고
시인·문학평론가·문학박사 차영한 지도교수님께서 징검다리를 놓아주셨다.

그동안 남은 세월의 책갈피에서 잊을 수 없는 이름들 만나려고
틈틈이 모아온 꽃씨가 밤하늘 빛나는 별로 반짝이도록 은혜 갚을 길만 남았다.
같은 해에 태어난 이시윤 손자도 있어
크기를 잴 수 없는 행복한 마음 또한 더 뿌듯하다.
---「시인의 말」중에서

빈틈없이 피어도/ 부딪치지 않는 꽃/ 오롯이 전하는 사랑의 미소// 시샘 없이/ 꽃자리 다듬어/ 고운 꽃잎끼리 껴안고 있네// 흩어진 퍼즐 맞추듯/ 어두운 신작로에 내리는 빛살/ 매서운 바람도 녹여주네// 마지막 한 잎마저/ 어쩌다 웃는 얼굴/ 어찌 봄날만 남겨놓고 뒤돌아볼까?
---「꽃이 피는 수수께끼」중에서

지문이 다 닳아 없어진/ 아픔을 사철 땀방울에 꿰어/ 곁에 두고 보려고// 바늘구멍에다 밀어 넣어 본다/ 가슴을 활짝 보여주는 보름달/ 자유롭게 나는 학의 날갯짓도/ 폭풍우 견디는 소나무에서/ 목화송이 구름 누비고 누벼// 내내 살아온 웃음들 다시/ 눈 안에 넣고 싶어 바느질한다.
---「바느질」중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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