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음악과 연주

음악과 연주

: 창조와 재창조에 대하여

음악의 글-12이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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품목정보

품목정보
발행일 2022년 10월 01일
쪽수, 무게, 크기 328쪽 | 153*210*30mm
ISBN13 9791189716288
ISBN10 1189716283

책소개 책소개 보이기/감추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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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페라와 교향곡을 연주하는 음악가로서의 활동이 내 음악적인 정신 자산에 보태준 것들, 이를테면 끊임없이 성장하고 성숙해가는 풍부한 경험과 통찰과 사상 등을 글로 적어 보존하려고 한다. 이는 세심한 성격의 가장이 그간 아껴 모은 것을 잃어버리지 않으려고 노력하는 것과 같다.
--- p.8

음악을 사랑하고, 음악 속에서 살고, 음악을 없어서는 안 될 영혼의 양식으로 여기는 사람은 누구나 나의 독자다. 나는 보고하고, 고백하고, 조언도 하겠지만, 누구를 가르치려는 생각은 감히 하지 않는다. 이 책에서 내가 독자에게 하려는 말 전체에 어울리는 구절이 있다. 보탄이 브륀힐데에게 한 말이다. “내가 네게 하는 말은 나 자신에게 하는 말이야.”
--- p.9

그렇다. 둔감하기 그지없는 사람이 아니라면, 원래 모든 인간 영혼은 신비롭고 음악적으로 조화로운 곡조로 감동을 주는 어슴푸레한 밤하늘의 힘을 느낄 거라고 나는 거의 확신한다. 칸트가 고귀한 언어로 ‘내 위에 있는 별이 빛나는 하늘’과 ‘내 안에 있는 도덕률’을 연결한 것도 어쩌면 피타고라스의 계시의 영향을 보여주는지도 모른다.
--- p.19

‘음악 그 자체’라는 것은 없으며, 음악은 작곡가가 창조한 작품에만 존재한다고. 따라서 개개 작품의 예술적 가치와 전체적인 성격은 창작자의 재능과 능력, 영감과 의도, 그의 정신적이고 윤리적인 성품에 좌우된다고 말이다. 음악의 본질은 다른 모든 예술과 마찬가지로 뛰어난 인격에 의해 최고의 것으로 드높아지기도 하지만, 무능하고 길 잃은 또는 열등한 인격에 의해 알아볼 수 없을 정도로 가치가 떨어지기도 한다.
--- p.28

아무리 음울한 곡이라도 우리를 위로 한마디 없이 내버려두는 작품이 없는 이유는 아마 이것으로 설명할 수 있을 것이다. 비극적인 작품이 내내 ‘아니오’라고 말해도 우리는 그 작품을 표현하는 요소 자체가 ‘예’ 하고 건네는 위로의 말을 듣는다. 또한 우리는 니체가 한밤중에 세계를 응시하고 얻은 “기쁨은 고뇌보다 깊다”는 깨달음이 음악에서 증명되었음을 발견한다.
--- p.31

작곡가의 작품에 있는 불꽃과 우아함과 비애와 정열을 효과적으로 표현하는 데 연주자가 동원해야 할 것이 자신의 불꽃과 우아함과 비애와 정열 말고 또 있을까? 연주하는 사람이 탁월할수록 작품을 더 강력하게 재현할 수 있다. 보잘것없는 연주자는 의미 있는 작품을 미지근한 개인 영역으로 끌어내린다. 그의 빈약함은 작품의 아름다움을 흐려놓고 작품의 깊이를 가린다. 그의 불투명함 안에서 작품의 투명함이 엉클어진다. 위대함을 이해하고 표현하려면 위대함이 필요하다. ‘타인’의 부드러움과 정열을 느끼고 재현하려면 본인의 부드러움과 정열이 필요하다. 예언자의 불같은 말을 전파하는 데는 사도의 불같은 말이 필요하다.
--- p.37~38

마침내 내 연주에서 부족한 것은 작품 전체를 가리키는 방향이며, 그 방향이 없으면 작품의 위대함과 진정성과 통일성은 드러날 수 없다는 것을 확실히 깨달으면서 연주가 나아지기 시작했다. 미성숙한 마음에서 비롯된 감정과잉이 작품의 주된 방향과 교향악적 양식을 소홀히 하게 된 원인이었으며, 모든 것을 표현해야 한다는 감정적인 강박에 저항하지 못하고 내가 음악 형식을 훼손했다는 것을 뚜렷이 알게 되었다. 이후 몽상적인 헌신이나 탐닉보다 더 수준 높고 기품 있고 작품의 위대함에 걸맞은 연주 방법이 있다는 것을 알았을 때, 마침내 두 발로 단단한 바닥을 디디게 되었다. 그 방법은 작품의 전체적인 흐름, 형식상의 구조, 일반적인 감정 영역에 최대한 주목하고, 세부 대목을 집중적으로 실행하느라 이 관점을 놓치는 일이 없도록 하는 것이었다.
--- p.58

연주의 종류와 강도, 표현의 절제와 무절제 등 이 모든 경우에서 결정할 수 있는 것은 오직 연주자의 감정뿐이다. 그러나 재창조하는 연주자는 무엇보다 스스로에게 요구해야 할 게 하나 있다. 그것은 완전한 정직함이다. 연주자는 자신이 실제로 느낀 만큼만 표현해서 연주해야 한다. ‘감정의 소비’가 너무 많은 것은 너무 적은 것보다 나쁘다. 후자는 기껏해야 빈곤이지만 전자는 거짓이다. 그리고 ‘이심전심’을 가능하게 하는 것은 진정성뿐이다.
--- p.120

정확성은 어떤 상황에서도 지켜야 하는 연주의 기본이다. 기술은 불충분하면서 감정이 넘쳐 흐르는 것은 아마추어리즘이 가장 많이 드러내는 표현 형식의 하나다. 내 인생에서 이 싸움은 오래 계속되었다. 내가 지휘자들에게, 연주에 온 영혼을 바치되 감정에 도취한 나머지 관찰하는 정신과 방향을 잡는 의지를 절대로 마비시키지 말라고 하는 것은 갈등으로 점철되었던 내 경험에서 우러나오는 말이다.
--- p.145

모든 실제적인 음악 연주는, 특히 지휘자의 연주는 우선 외적인 음악성의 활약에 의존한다. 연주자의 뛰어난 외적인 음악성이라는 전제조건이 없으면 아무리 내적 음악성이 강렬해도 연주시 작품의 본질을 드러낼 수 없다. 외적인 음악성의 모든 장점을 가진 전문 연주자를 지칭하는 대중적인 표현은 ‘실력 있는 음악가’다. 깊이 있는 내적인 악성으로 빛나는 사람은 ‘뛰어난 음악가’로 꼽힌다.
--- p.148

목표를 향해 가는 이 길에서 지휘자가 맞닥뜨려 싸워야 하는 난제들이 있다. 그 중에서 가장 심각하고, 앞에서 언급했듯이 오케스트라 단원들의 납득할 만한 태연함보다 훨씬 예사롭지 않은 것이 있다. 그것은 ‘타성’과 ‘편안함’의 위력이다. 나는 이것을 오케스트라의 직업병이라고 부르고 싶다. 초창기 지휘자 시절, 내가 변화시키거나 고치는 것에 대해 연로한 단원들이 자주 보였던 반응을 아직 똑똑히 기억하고 있다. “아, 그건 항상 이렇게 연주해왔어요.” 변화나 혁신에 노골적으로 저항하든, 아니면 더 심각한 경우이긴 하지만 거부의 입장을 무언의 표명이라는 수동적인 방식으로 알리든, 아무튼 나는 내 요구가 그런 타성 속에서 얼마나 거대한 적대적인 힘과 싸워야 하는지 그때 알았다.
--- p.174

아침마다 인생을 새로 시작하는 사람들이 있다. 슈베르트의 〈미완성 교향곡〉과 재회할 때마다 더 깊은 감명을 받고, 괴테의 익숙한 시를 읽어도 언제나 처음 대하는 느낌으로 감격하고, 습관의 힘에 지배당하지 않고, 나이를 먹고 경험이 쌓여도 늘 활기차고 호기심을 잃지 않고 생명력이 넘치는 사람들이다. 그런가 하면 눈부시게 아름다운 일몰을 보거나 베토벤의 〈장엄 미사〉에서 ‘베네딕투스’를 들어도 “이미 다 아는 것이야”라는 말만 하고 아무 감흥이 없는 사람, 익숙지 않은 새로운 것은 모두 불편한 사람, 다른 말로 하면 타성과 편안함이 인생의 활력소인 사람들이 있다. 시인이 시를 짓고, 조형미술가가 작품을 빚고, 음악가가 작곡을 하는 것은 전자를 위해서다. 우리가 연극과 오페라와 오라토리오와 교향곡을 연주하고 공연하는 것도 이들을 위해서다. 후자에 대해서는 이렇게 말할 수 있다. 우리 예술가들은 그들 중 많은 사람이 선천적으로 가지고 태어났거나 후천적으로 획득한 나이의 껍데기를 부수려고 노력해야 한다. 그리고 그들에게 아직 젊음의 힘이 남아 있다면 우리의 젊음의 힘으로 그 힘을 일깨우고 되살려주기 위해 늘 노력해야 한다.
--- p.174

나는 열정이 넘쳐 무엇이든 음악으로 표현하려던 초기 지휘자 시절 이후 점점 감정 표현을 절제하려고 노력했다. 여기에 발맞춰 내 개인적인 행동도 같은 방향으로 나아갔다. 나는 차츰 무엇이든지 ‘과도한’ 것에 예술적인 것의 적이 있음을, 나아가 딜레탕티슴의 특징을 알아보는 충분한 통찰과 경험을 얻게 되었다. 살면서 거리낌 없는 감정 표출이 윤리적으로 언짢은 감정을 유발한 것과 같은 심리였다. 내 마음속에서는 예술에서나 인간관계에서나 ‘절제된 표현’이라는 이상理想이 싹텄다. 이는 물론 진정으로 따뜻한 마음과 결합할 때 비로소 의미가 있다. 하지만 그 이상에서 전력을 다해 추구할 가치가 있는 예술과 삶의 양식을 발견했다고 믿었다. “예술은 덜어내는 것이다”라는 의미심장한 말이 마음속에 들어왔다.
--- p.196

노안이 시작되어 안경을 썼지만 땀방울로 뿌예지면서 결국 총보를 포기할 수밖에 없었다. 그렇게 해서 나의 음악가 생활에서 새로운 시대가 시작되었다. 이제 악보 보는 일에서 해방되자, 그때까지 이상하게도 나를 방해했던 것이 무엇이었는지 확실히 깨달았다. 그 덕분에 가능해진 오케스트라 주자들과의 지속적인 눈빛 소통은 전에는 알지 못했던 기쁨을 가져다주었다. 나는 ‘머릿속에 총보를 넣은’ 지휘자와 ‘총보에 머리를 넣는’ 지휘자를 구분한 지휘계의 위대한 개척자 한스 폰 뷜로의 말을 떠올리며 마음속으로 그의 견해에 절절히 동의했다.
--- p.198

20세기 전반을 어두운 연기로 뒤덮은 세계대전이 나의 고향인 정신의 제국에도 신들의 황혼을 드리운 것 같다는 생각이 갈수록 확고해졌다. 그게 아니라면, 전에는 그렇게도 친숙했던 예술계의 분위기가 왜 소름 끼칠 정도로 낯선 느낌이 들고 그게 점점 심해질까?”
--- p.255

문화의 제국에서 예술이었던 것이 문명의 제국에서는 기술을 의미하고, 영혼 대신에 지성이 통치한다. 이로써 우리가 사는 세상의 기후는 더 추워진다. 외적인 생활 상태가 점점 완벽해짐에 따라 우리의 내적 상태는 빈곤해지고, 진심은 의례가 되고, 교양에 대한 욕구는 감각적 욕망이 되고, 대화는 텔레비전에 자리를 내주고, 책은 신문이나 잡지에, 음악 연주는 라디오를 통한 음악 청취에, 산책은 스포츠에 밀려나고, 수많은 문명의 업적이 대중이 시간을 보내기 위한 소일거리로 제공된다.
--- p.258

조성음악이라는 단어는 겹말이라고 생각한다. 음악은 본질상 조성적이고 모든 서양음악은 조성에 토대를 두고 있기 때문이다. 무조성의 작품이 가끔 분위기의 특성이나 감성적 내용 덕분에 예술에 재능이 있는 이들에게 큰 인상을 줄 수 있지만, 사실 그런 영향을 받는 이들은 음악성이 없는 사람들이다.
--- p.262

나는 오늘날 우리의 정신을, 아니 어쩌면 우리의 목숨을 위태롭게 하고, 예술 분야의 몰락에까지 영향을 줄 수 있는 전 세계적인 인류의 위기를 제대로 직시하면서, 강한 확신으로 꾸준히 마음의 준비를 할 수 있었다. 오늘날 뮤즈가 힘을 잃었어도, 차가운 영혼의 가을이 개화와 결실을 잠시 멈추게 했어도, 지금 세대의 재능과 노력이 근본적으로 물질과 기술 쪽에 가 있어도, 지구의 기후처럼 우리 시대의 정신의 기후가 위협적으로 변했어도, 내 확신은 말해준다. 저 샘에서 흘러나오는 정신과 도덕의 힘을 다시 동원하면 인류의 창조성은 질병의 시대를 이겨낼 수 있다고.
--- p.26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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