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람들은 종종 나에게 묻는다. “월마트가 500억 달러가 넘는 기업으로 크게 성장했는데도, 예전처럼 검소하게 지내는 이유가 뭐죠?” 대답은 매우 간단하다. 우리는 ‘1달러의 가치’를 믿는다. 우리 기업이 존재하는 것은 고객에게 가치를 제공하기 때문이다. 양질의 상품과 서비스 제공에 더해 고객이 돈을 아낄 수 있게 도와줘야 한다는 뜻이다. 월마트가 허투루 쓰는 1달러도 결국 고객의 주머니에서 나온 돈이 아닌가. 반대로 월마트가 1달러를 절약하면 그만큼 타사와의 경쟁에서 한 걸음 앞서 나갈 수 있다. 월마트는 경쟁에서 항상 앞서는 것을 목표로 하는 기업이다.
---「1장 : 1달러의 가치」중에서
어린 시절의 몇 가지 경험을 돌이켜 보면, 나는 항상 행동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생각했다. 이것은 월마트 이야기에서 가장 큰 부분을 차지하는 특성이기도 하다. 이런 이야기를 꺼내는 건 내가 영웅이라도 되는 양 자랑하는 것 같아서 솔직히 좀 쑥스럽다. 특히 나는 어릴 때부터 공개적인 자리에서 자기 자랑을 하는 것은 효율적인 조직을 세우는 방법이 아니라고 배웠다. 자신을 돋보이려고 하는 사람은 큰일을 이루지 못한다. 월마트에서 우리가 해낸 일들은 모든 직원이 하나의 공동 목표를 향해 노력한 결과다. 팀워크가 아니었다면 오늘의 성공은 없었을 것이다. 나는 어릴 때부터 팀워크가 몸에 배 그 가치를 잘 알고 있다.
---「2장 : 다임 스토어로 첫발을 내딛다」중에서
사실 나 자신을 들여다보면 도무지 이해할 수 없는 모순된 특성을 발견하게 된다. 지금도 딱히 뭐라 설명하기 어렵다. 교회, 가족, 지역사회를 위한 리더십, 정치적인 사고 등 내가 중시하는 핵심 가치는 대부분 보수적이다. 그런데 이상하게도 비즈니스에 관해서는 기존 시스템을 거부하고 혁신을 추구하며 변화를 갈구하게 된다. 지역사회에서는 기성세대를 대표하는 사람에 속하지만, 시장에서는 대대적인 개혁을 주도하고 변화로 이어지는 혼란을 두려워하지 않는 독립적이고 창의적인 사람이다. 가끔 기존 방식에 울분을 느낄 때도 있다. 솔직히 말하자면, 버틀러 브러더스가 할인 매장 계획을 거절했을 때 얼마나 답답하고 화가 났는지 모른다. 그래서 내 힘으로 직접 흐름을 거슬러 보기로 마음먹었다.
---「4장 : 흐름을 거슬러 오르다」중에서
지금 생각해 보면, 비즈니스 초기에는 대부분의 업무를 주먹구구식으로 처리했다. 그렇지만 제품은 가능한 범위 내에서 최저가로 제공했고, 그 덕분에 처음 10년간 버틸 수 있었다. 고객과의 신뢰가 두터워짐에 따라, 시장이 작긴 해도 매출은 꾸준히 늘어났다. 우리의 목표는 고객이 ‘월마트’라는 말을 들으면 ‘최저가’와 ‘만족 보장’이라는 두 가지 표현이 저절로 떠오르도록 만드는 것이었다. 세상 어디서도 이보다 싼 가격을 찾을 수 없으며, 구매한 물건이 마음에 들지 않으면 환불할 수 있다는 것이 우리의 최대 장점이었다.
---「4장 : 흐름을 거슬러 오르다」중에서
초반에 주로 도와주어야 할 사항은 물류였습니다. 군대를 한번 생각해 보세요. 전 세계 어디든 군대를 파견할 수 있지만, 탄약과 식품을 제때 보급하지 못하면 군대를 파견한 것이 무의미해져요. 샘은 이 점을 한 번에 파악하더군요. 자기가 하는 사업이 소위 ‘부재 경영(absentee ownership)’상태에 해당한다는 것도 알고 있었죠. 부재 경영이란 매장을 소유하고 있을 뿐 직접 관리하지 않는다는 뜻이에요. 사업을 키우고 싶다면 우선 사업을 자기 마음대로 움직일 수 있어야 합니다. 달리 말해서, 각 매장을 제대로 관리하려면 적시에 필요한 정보를 손에 넣어야 해요. 이를테면 매장 재고는 어느 정도인지, 어떤 제품의 재고가 쌓여 있는지, 잘 팔리는 상품과 그렇지 않은 상품은 무엇인지 알아야 합니다. 그리고 새로 주문할 제품과 가격 할인을 시작해야 할 제품, 교체할 제품도 각각 파악해야 하죠. 이런 사항을 잘 파악해야 전문 용어로 ‘재고회전율(inventory turnover)’을 관리할 수 있습니다.
---「6장 : 팀을 꾸리다」중에서
월마트의 성공담을 가장 간략하게 듣고 싶다면, 한 마디로 요약할 수 있다. “아무도 거들떠보지 않는 소도시에 파고든 것이 월마트의 성공 비결입니다.” 아주 오래전 할인업계에서 우리 기업의 인지도가 조금 생길 무렵, 업계 사람들은 우리를 그저 우연히 이런 아이디어를 찾아낸 시골뜨기로 취급했다.어쩌면 그런 아이디어에 착안한 것은 우연이었을지 모른다. 하지만 이를 실행에 옮길 방법을 생각해 내지 못했다면, 그 전략은 무용지물이 되었을 것이다. 우리가 생각해 낸 방법은 하나의 시장 영역에 진출한 다음 그곳을 장악함으로써 일대를 완전히 잠식하는 것이었다. 할인업계가 한창 성장하던 초창기에는 유통 시스템을 이미 갖춘 전국 규모의 기업이 많았다. 일례로 케이마트는 전국 곳곳에 매장을 유지하는 방식으로 성장했다. 하지만 우리는 그런 방식을 감당할 여력이 없었다. 우리의 성장 전략은 필요에 의해 만들어진 것이지만, 꽤 초창기부터 이것이 전략이라는 점은 충분히 인지하고 있었다.
---「8장 : 성장에 박차를 가하다」중에서
사람들은 월마트를 시작한 이래로 앞일이 훤히 예측된 순간이 있었느냐고 자주 묻는다. 하지만 그런 느낌을 받은 적은 없다. 내가 아는 것은 우리가 계속 활동적으로 움직이고 있다는 것과 작은 성공을 여러 차례 거뒀다는 것뿐이다. 우리는 그 과정에서 즐거움을 발견했고, 계속 그런 과정을 반복하면 되리라 생각했다. 그리고 고객이 좋아하는 것이 무엇인지도 어느 정도 파악했다. 사실 당시에도 상황이 통제 불능으로 치닫거나 수치상 문제가 발견되면 모든 수단을 동원해서라도 그동안 공들여 키운 회사를 지켜 낼 거라고 입버릇처럼 말하곤 했다. 다행히 지금까지 그런 비상사태는 한 번도 발생하지 않았다.
---「8장 : 성장에 박차를 가하다」중에서
우리가 고도성장을 이룩한 비결을 한 마디로 요약하자면, 관리자와 동료의 우호적인 관계일 것이다. 여기서 말하는 ‘동료(associates)’는 매장이나 물류 센터에 근무하는 직원들, 그리고 시급을 받고 열심히 일하는 트럭 운전사를 모두 포함한다. 우리는 이런 동료와 매우 돈독한 파트너십 관계를 맺고 있다. 이것이야말로 우리 회사가 모든 경쟁사를 물리치고, 심지어 우리 자신의 예상마저 월등히 넘어선 유일무이한 비결이다.
---「9장 : 파트너십을 구축하다」중에서
월마트는 다른 기업에서 좋은 아이디어를 발견하면 즉시 따라 하려고 노력한다. 아내와 나는 1975년 한국과 일본을 여행하면서 몇 가지 아이디어를 얻었다. 두 나라에서 관찰한 방식은 이곳에서 하는 사업에도 쉽게 적용할 수 있는 것들이었다. 문화적으로 다른 점도 많았다. 바닥에 앉는 것이나 장어와 달팽이를 먹는 것은 흥미로웠다. 하지만 거기도 사람이 사는 곳이었다. 나는 그곳 사람들에게 좋은 동기부여 방법이라면 이곳 미국에서도 분명히 효과가 있을 거라고 생각했다. “서울의 동쪽 어딘가였던 것 같아요. 월마트에 테니스공을 납품하는 회사였죠. 남편은 그곳에서 만난 노동자를 통해, 그 회사에 응원 구호가 있다는 걸 알게 됐죠. 그리고 일과를 시작하기 전에 다 같이 체조를 하는 것도 보기 좋았다고 했어요. 남편은 하루빨리 미국으로 돌아가서 월마트 전 매장과 토요일 오전 회의에 그 새로운 아이디어를 시도해 보고 싶어 했죠.”
---「11장 : 기업문화를 만들다」중에서
우리는 이익 분배 파트너십을 비롯해 다른 기업과 비교할 수 없는 독특한 기업문화를 구축했고, 이는 월마트의 중요한 경쟁력이 되었다. 물론 우리 같은 기업문화에서도 내재적인 문제점이 발견된다. 가장 큰 문제는 변화에 대한 저항이 크다는 것이다. 어떤 일처리 방식에 익숙해지고 그 방식이 가장 좋다는 생각이 굳어지면, 다른 일도 모두 같은 방식으로 처리해야 한다고 생각하게 된다. 이 때문에 나는 지속적인 변화를 월마트 문화의 필수적인 요소로 만드는 것을 나의 개인적인 숙명처럼 여긴다. 지금까지 월마트가 큰 도약을 할 때마다 내가 나서서 변화를 강하게 밀어붙였다. 다른 이유 없이 오로지 변화를 위한 변화를 고집한 적도 있다. 나는 ‘모든 것을 내려놓고 처음부터 새로 시작할 수 있는 능력’이야말로 월마트의 기업문화에서 가장 큰 장점 중 하나라고 생각한다.
---「11장 : 기업문화를 만들다」중에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