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런데 마침 원님한테는 골치 아픈 일이 하나 있었어. 며칠 전에 임금님한테서 분부가 오기를, 수수께끼 한 가지를 보낼 터이니 아무 날까지 풀어 보내라고 해. 그 수수께끼가 뭔고 하니 아홉 굽이 구멍 뚫린 구슬에 실을 꿰어 보내라는 거야. 구슬에 구멍이 똑바로 뚫렸으면 쉽게 실을 꿸 테지만, 아홉 번이나 구불구불 구부러진 구멍이니 도무지 꿸 수가 없지.
그래서 골머리를 썩이고 있었는데, 마침 똑똑해 뵈는 아이가 왔으니 잘된 일이지 뭐야. 얼른 물어봤지.
“아홉 굽이 구멍 뚫린 구슬에 실을 꿸 수 있겠느냐? 만약 네가 그 일을 해낸다면 네 아버지를 당장 풀어 주마.”
그 말을 들은 딸은 잠깐 생각을 하더니 곧 고개를 끄덕끄덕해.
“예, 할 수 있습니다.”
“그럼 어서 해 보아라.”
원님이 구슬과 실을 갖다 주니, 딸은 꿀 한 종지를 더 갖다 달래. 그것도 갖다 주니, 마당 여기저기를 살피며 한참 돌아다니더니 곧 이렇게 저렇게 해서 금세 아홉 굽이 구멍 뚫린 구슬에 실을 꿰더래.
딸은 도대체 어떻게 실을 꿰었을까?
--- pp.33-34「아버지를 구한 딸」중에서
“저희는 형제인데, 제 나이에서 한 살을 빼어 동생을 주면 우리는 동갑이 되고, 동생 나이에서 한 살을 빼어 제가 가지면 제 나이가 동생 나이 곱절이 됩니다. 저희 나이는 각각 몇 살씩이겠습니까?”
별것 아닌 것 같은데, 막상 답을 내려고 보니 참 알쏭달쏭해. 얼른 답이 안 나오더란 말이지. 박문수가 속으로 이리저리 셈을 놓으며 쩔쩔매고 있는데 아이들이 다그쳐.
“어서 알아맞혀 보십시오.”
글쎄, 그게 알아맞히기가 어디 쉽나? 말인즉, 형 나이에서 한 살을 빼어 동생을 주면 둘의 나이가 같아지고, 동생 나이에서 한 살을 빼어 형이 가지면 형 나이가 동생 나이 곱절이 된다는 거야.
대체 형 나이는 몇 살이고 동생 나이는 몇 살일까?
--- p.53「나이 알아맞히기」중에서
“네가 그리 똑똑하다니 우리가 내는 문제를 풀어라. 날이 샐 때까지 서 근 콩, 닷 근 팥을 한 개씩 가져오너라. 만약 가져오면 우리는 순순히 물러날 것이로되, 못 가져오면 너희 마을을 쑥대밭으로 만들겠다.”
이런단 말이야.
일이 이렇게 돼 놓으니 마을 사람들이 다 이 아이만 쳐다보는 판이야. 마을이 무사하냐 아니냐가 다 이 아이한테 달렸으니 그럴 밖에.
그런데 도둑이 가져오란 게 참 엉터리없는 것이거든. 서 근 콩, 닷 근 팥 한 개씩이라면 콩과 팥 한 개가 각각 서 근, 닷 근이 돼야 한단 말인데 그런 콩팥이 어디 있어? 서 근, 닷 근이 되려면 참외만 해서도 안 되고 호박만은 해야 할 텐데, 그것도 애호박은 안 되고 커다란 늙은 호박쯤 돼야 할 텐데, 그런 콩과 팥이 어디 있겠느냔 말이야.
그래서 마을 사람들 걱정이 늘어졌는데, 아이는 잠깐 눈을 몇 번 껌벅껌벅하더니 알았다는 듯이 손뼉을 쳐. 그러고는 곧장 어디론가 달려가지. 그리고 잠시 뒤에 콩과 팥을 한 개씩 가지고 와서 도적들 앞에 보란 듯이 내놔.
그걸 보고 도적떼는 고개를 끄덕끄덕하더니, 아무 말 없이 순순히 물러가더래. 아이는 대체 어떤 콩과 팥을 가져왔을까?
--- p.109「서 근 콩, 닷 근 팥」중에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