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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끼리 가면

코끼리 가면

[ 양장, 개정판 ] 움직씨 글그림책 -01이동
리뷰 총점10.0 리뷰 1건 | 판매지수 4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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품목정보

품목정보
발행일 2022년 09월 30일
판형 양장?
쪽수, 무게, 크기 40쪽 | 416g | 190*250*15mm
ISBN13 9791190539142
ISBN10 1190539144

책소개 책소개 보이기/감추기

저자 소개 (1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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합정에는 조개 우물이란 뜻이 있다. 먼 옛날 이 동네에 있던 처형장에 사형수 머리를 벨 칼을 닦는 우물이 있었단다. 우물 바닥에 조개가 많아 조개 합과 우물 정井을 더해 합정이라 부른 것이다. 우물이 개발로 사라지고 지금은 더할 합合으로 쓴다. 그런데 나는 지난 수년간 합정을 다른 뜻으로 생각해 왔다. 우리처럼 길 잃은 사람들이 걷다가 마주치는, 그러니까 정 情이 고픈 이들이 다른 정과 만나 합合을 이루는 곳. 합정이란 동네를 그리 여겨 온 것이다.
---「합정」중에서

내 이름은 혜경이야. 남쪽 끝에 있는 통영에서 태어났어. 푸른 바다와 작은 섬들이 잘 보이는 곳이야. 익숙해서인지 나는 어릴 때부터 바다를 아주 좋아해. 아쉬운 건 이름에 바다 해海가 아닌 은혜 혜惠를 쓴다는 점이야. 할아버지께서 해로 지어 준 것을 아빠가 출생 신고를 할 때 혜로 적어 냈대. 알겠지만 사람의 이름은 가족이나 성별처럼 태어날 때 자기 마음대로 정할 수 없어. 그래서 어떤 아이들은 날 때부터 자기 몫의 그늘을 가지게 돼. 코끼리는 어때? 가족이 정해 주는 이름이 있어?
---「안녕 코끼리」중에서

너는 잘 했다고 어깨를 두들겼다. “억지로 용서할 필요 없어.” “끝까지 해 볼래.” 나는 말했다. “뭘?” “몰라, 뭐든.”내 말에 너는 싱겁다는 듯이 같이 웃었다. 시시한 강자와의 싸움은 잊고 우리는 앞으로 나아갔다.
---「시바 망할 새끼」중에서

새 길이다. 네 덕에 나는 의외로 잘 버텼다. 우리는 함께 서울행 기차를 탈 것이다. 다음 여정에서는 나도 세렝게티 할머니 코끼리처럼 현명해질 것이다. 기억의 무게만큼 아는 것이 많으며, 함정이 있는 길은 굳이 걷지 않고 포악한 맹수가 와도 소리를 내어 쫓아내거나 여차하면 머리로 치받을 수 있다. 경계를 벗어나 독립한다. 우리는 살아남았고 앞으로 안녕히 살아갈 것이다.
---「시바 망할 새끼」중에서

추천평 추천평 보이기/감추기

죄 가운데 가장 큰 죄는, 남의 인생에 남긴 자신의 발자국을 잊는 것이라고 한다. 성폭력이란 그 피해자에게 평생 깨어날 수 없는 악몽, 가위눌림이 되고 소리가 되어 나오지 못하는 비명, 절규가 된다. 내밀하고도 생생한 육성으로 고백하는 형식의 이 소설을 읽는 마음은 참담하다. 하지만 이 모든 고통을 건너오며 마침내 도달하게 되는 자기 존재와 생에 대한 긍정, 당당한 선포에 눈시울이 뜨거워지며 마음으로부터 박수를 보내게 된다.
- 오정희 (소설가)
글 읽는 내내, 그간 작가가 긴 고통과 두려움의 시기를 견디고 지독하게 오르내리던 기분 중에 쏟아지는 생각들과 이미지들 사이에서도, 진짜 자신을 바라보려고 스스로를 용기 있게 도와왔음을 새삼 느낀다. 『코끼리 가면』이 작가 자신뿐 아니라 상처 후 아직 가슴 속에서 자기 외침을 꺼내지 못한 채 고통받고 있는 많은 분들에게 위로와 용기가 되기를 믿고 바란다.
- 소기윤 (정신과 전문의)
적나라하게 잔혹하고, 슬프지만 힘 있고, 무엇보다 예술적이다.
- 한겨레
담담하지만 깊다란 열망, 먹먹하고 짙은 안개 속 희망.
- 여성신문
시간, 아름다움, 생존, 벼리고 벼린 이야기, 벼리고 벼린 말들.
- 미디어 일다
가족 아니라 범죄자들 고발하는 성폭력 생존기. 쓰는 것, 만들어진 책을 읽는 것, 함께 서 있는 것. 모두 미투 #Metoo 운동을 지지하는 방법이다.
- 연합뉴스
우리는 살아남았고 앞으로 더 안녕히 살아갈 것이다. 원가족의 족쇄를 벗어 던지고 싶어 하는 모든 이에게 희망을 주는 구절 아닐까. 코끼리 가면은 피해자 아닌 생존자의 목소리이다.
- 임욱 (리뷰어)
가슴 아픈 이야기지만 이야기를 풀어나가는 방식이 아름다워 읽는 내 슬프지만 행복했다. 작가 자신의 이야기이기에 메시지가 더 묵직하게 다가온다.
- 시내 (리뷰어)
한 장면 한 장면이 마음을 두드려서 책장을 덮을 때 심장이 쿵쾅거리는 소리를 듣게 된다.
- 소휘 (리뷰어)
합정에서 12년을 살았던 나는 책에서 이야기하는 동네를 머릿속에 또렷이 그릴 수 있어서 뿌듯한 마음으로 읽었다. 글그림책 형태를 빌려 담담하면서도 여운 깊게 표현이 되었다. 많은 용기와 시간 그리고 사랑이 필요했을 책.
- 지어 (리뷰어)
아기 코끼리였던 작가의 발바닥은 그 짧은 유년 시간에 벌써 어른 코끼리의 발바닥으로 변했다. 작가 스스로가 쟁취한 것이 아닌, 그러도록 강요당한 것이 아니었을까. 작가는 10년이 지나 스스로 코끼리가 되었다. 작가의 대횡단은 이제부터 시작일 뿐이다.
- 죠니 (리뷰어)
내 친구의 용기가 많은 이들에게 전해져 마치 이어달리기하듯 서로 경험을 공유하고 공감하고 치유하는 계기가 되었으면 좋겠다. 비로소 무언가를 쓰고 싶다는 강한 동기를 준 이 책에 깊은 고마움을 느낀다.
- 배지영 (영화감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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