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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것은 일기가 아니다

이것은 일기가 아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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품목정보

품목정보
발행일 2013년 11월 25일
쪽수, 무게, 크기 388쪽 | 467g | 140*200*30mm
ISBN13 9788957077887
ISBN10 895707788X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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생각해보니 이 글을 쓰는 이유는 ‘무엇을 위해’라기보다는 ‘무엇 때문에’에 가까울 것이다. 글을 써야 할 많은 이유가 있고 선별해서 써야 할 내용이 많았다. 그러니까 글쓰기를 시작하려고 결심한 것은 아마 내가 ‘지나치게 신념이 강해서’일 것이다. 나는 글쓰기를 제외하고 그 어떤 일도 제대로 배워본 적이 없다. 내게 있어 글을 쓰지 않는다는 것은 해야 할 일을 하지 않은 채 하루를 낭비한 것이고 배신했거나 마치 범죄적인 행동을 한 것과 같다.--- p.12

한때는 논란의 여지도 없던 민주주의가 왜 이렇게 급속도로 쇠퇴하는지에 대한 많은 이유를 들 수 있다. 예를 들어 전 세계의 민주주의를 이끌어오던 미국은 동시에 전 세계적으로 문제가 되고 있는 인권 경시를 이끄는 공범이다. 특히 21세기 고문의 부활을 생각해보면 이를 이해하기 쉬울 것이다. 또는 민주주의가 국민으로 하여금 공적 공간과 공익을 지켜야 하는 시민의 의미를 저버린 채 개인의 영역으로 도망치는 것을 막지 못한 것일 수도 있다.--- p.61

피터 드러커가 몇 년 전 예언한 바와 같이 높은 곳에서 아래로 내려오는 구원을 기대하는 이는 거의 없다. 리치의 관점에서 보자면 민주당 의회 다수에 대한 대중의 울화를 덜고자 한 것은 잘못된 것이다. 기대한 것과 같이 아무것도 바뀌지 않았다. 기분은 오늘도 어제만큼 우울해 보인다. 그리고 이런 기분은 오늘도 여전히 헛되게 피의자를 찾고 있다.--- p.102

오늘의 미국 중산층에게 리치가 던져야 할 질문은 오로지 순수하게 수사적인 것이다. 얼마나 많은 중산층 미국 국민은 충분히 열심히 일하기만 한다면 한계는 없다고 생각하는가? 얼마나 많은 사람이 자본주의로부터 공정한 대우를 받는다고 믿고 있는가’ 이것이 의미하는 것은 바로 50년 전만 해도 활발했던 많은 미국 국민이 ‘사회적 이동성의 평등’, ‘이동에 관한 평등’, ‘점점 더 다가오는 경제적 평등’, ‘곧 닿을 수 있는 평등’에 대한 오랜 신뢰를 지속적으로 보존하고 있는가 하는 것이다.--- p.161

오늘날 ‘사회적 국가’란 지속 가능하진 않지만 이는 국가라는 ‘사회체’가 특수해서가 아니라 ‘작용하는 힘’으로서 국가의 약화가 일반화됐기 때문이다. 반복해 말하자면 결국 이것이 ‘복지 국가’의 잔여물이 직면해야 하는 모든 다른 문제의 중추인 것이다.--- p.211

얼빠진 시대를 위한 얼빠진 질문을 하나 해보자. 젊은이들과 그들의 폐기 사이를 가로막는 마지막 장벽은 어쩌면 우리의 일회용품 시대에 팽배한 소비 산업의 과잉을 폐기할 비법을 사용할 수 있게 하는 그들의 새로운 능력이 아니겠는가?--- p.282

휴대용 IT 고해소를 들고 다니는 십대들은 단지 고백적인 사회에서 삶의 기술을 연마하는 기술의 도제일 뿐이다. 한때 사적인 것과 공적인 것을 분리했던 경계를 지워버리고 사적인 것의 공적인 노출을 미덕과 의무로 만들었으며 공적인 의사소통으로부터 사적인 비밀로의 환원에 저항하는 모든 것들을 비밀을 털어놓기 거부하는 사람들과 함께 쓸어버린 것으로 악명 높은 사회에서 말이다.
--- p.34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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