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때는 다른 누구보다도 건강하셨던 아빠가 지금은 나보다도 몸무게가 덜 나가신다. 그런 아빠가 철부지 딸이 핸드폰 사달라는 말에 얼마나 맘이 아프셨으면, 장애인 카드를 내놓으셨을까. 그 생각에 철부지같은 내가 너무 미웠다. 아빠는 돈이 아닌 다른 그 무엇으로라도, 막내딸인 내게 늘 뭔가를 해주고 싶으셨던 것이다.(아버지를 팔아 산 핸드폰 중에서)

"어디에서 왔어요? 왜 왔어요? 아줌마들 나이트클럽 갔다가 오는 것 아녜요?"
"오늘따라 '여자'들이 왜 이리 사무실에 많아?"
"이 늦은 시간에 집에나 있지, 왜 나와서 돌아다니다 사고를 당했나?"

음주운전 차량을 신고하러 경찰서를 찾아갔던 나는 경찰들에게 어이없는 말을 들어야 했다. 때는 1월 30일 새벽 2시쯤. 가족들과 승용차를 타고 마포구 불교방송국 앞을 지나던 중 나는 뒤에서 오던 승용차에 받히는 사고를 당했다. 놀란 순간도 잠시, 클랙슨을 울리며 가해차량(서울39라 50XX)에 사고 사실을 알렸으나 웬걸, 가해차량 운전자는 만취상태가 아닌가.

다행히 '홀리데이인 서울 호텔' 앞인지라 불빛이 매우 밝았다. 급히 차량 운전자의 얼굴과 번호를 확인한 우리는 운전자에게 "사고가 났으니 서라. 안서면 신고하겠다"라고 전했지만 사고차량 운전자는 혀꼬부라진 소리만 내뱉고는 꽁무니를 빼 버리는 것이었다. 그러나 더 큰 사건은 112 신고 후부터 일어났다.

사건을 접수한 관할 마포경찰서 경찰들은 "사람이 다치지 않는 한 뺑소니도 아니며, 다친 사람도 없는데 뭐 이 정도 일로 왔냐"며 시종 시큰둥한 분위기로 사건 처리에 별 관심을 보이지 않았다. "운전자가 심한 음주상태였다니까요. 우리 차의 피해를 떠나서 더 큰 음주사고가 날까봐 신고한 건데..."라고 열심히 이유를 설명했지만 귀담아 들으려 하지 않았다.

심지어 맨 구석에 앉은 어떤 경찰은 컴퓨터 오락에만 열중하고 있었고, 그중 고참격으로 보이는 P아무개 경찰관은 "오늘은 사건이 별로 일어나지 않아 좋았는데 왜 이런 사소한 일을 사건으로까지 확대해서 귀찮게 하냐"는 투로 신경질적인 반응을 보였다.

"어디에서 왔어요? 왜 왔어요? 아줌마들 나이트클럽 갔다가 오는 것 아녜요?"
"오늘따라 '여자'들이 왜 이리 사무실에 많아?"
"이 늦은 시간에 집에나 있지, 왜 나와서 돌아다니다 사고를 당했나?"

음주운전 차량을 신고하러 경찰서를 찾아갔던 나는 경찰들에게 어이없는 말을 들어야 했다. 때는 1월 30일 새벽 2시쯤. 가족들과 승용차를 타고 마포구 불교방송국 앞을 지나던 중 나는 뒤에서 오던 승용차에 받히는 사고를 당했다. 놀란 순간도 잠시, 클랙슨을 울리며 가해차량(서울39라 50XX)에 사고 사실을 알렸으나 웬걸, 가해차량 운전자는 만취상태가 아닌가.

다행히 '홀리데이인 서울 호텔' 앞인지라 불빛이 매우 밝았다. 급히 차량 운전자의 얼굴과 번호를 확인한 우리는 운전자에게 "사고가 났으니 서라. 안서면 신고하겠다"라고 전했지만 사고차량 운전자는 혀꼬부라진 소리만 내뱉고는 꽁무니를 빼 버리는 것이었다. 그러나 더 큰 사건은 112 신고 후부터 일어났다.

사건을 접수한 관할 마포경찰서 경찰들은 "사람이 다치지 않는 한 뺑소니도 아니며, 다친 사람도 없는데 뭐 이 정도 일로 왔냐"며 시종 시큰둥한 분위기로 사건 처리에 별 관심을 보이지 않았다. "운전자가 심한 음주상태였다니까요. 우리 차의 피해를 떠나서 더 큰 음주사고가 날까봐 신고한 건데..."라고 열심히 이유를 설명했지만 귀담아 들으려 하지 않았다.

심지어 맨 구석에 앉은 어떤 경찰은 컴퓨터 오락에만 열중하고 있었고, 그중 고참격으로 보이는 P아무개 경찰관은 "오늘은 사건이 별로 일어나지 않아 좋았는데 왜 이런 사소한 일을 사건으로까지 확대해서 귀찮게 하냐"는 투로 신경질적인 반응을 보였다.

『아버지를 팔아 산 핸드폰』에 실린 45개의 기사들은 따스하고 감동적이다. 우리가 일반적으로 생각해온 뉴스기사가 아니라 수필성 기사들이다. 개인의 일상적 체험을 담담하게 그린 글들이다. 여기에 실린 기사의 제목만 봐도 그 점이 느껴진다. 『시골교사, 내가 받은 첫 촌지』, 『나의 여름 방학숙제를 공개합니다』, 『오늘 우리 새가 죽었습니다』, 『연필깎는 아들의 모습을 보면서』, 『아버지, 구두 크기가 얼마죠?』등이 바로 그것이다. 즉 오마이뉴스는 제호 그 자체에서 암시하듯 '나이 뉴스'를 <사는 이야기>코너로 개발해 독자들의 사랑을 받아왔는데 그중 최고의 기사들을 이번에 한데 모은 것이다.<br/><br/><모든 시민은 기자다>를 표방하고 있는 오마이뉴스의 모토에 맞게 다양한 시민들이 기자로 등장한다. 꽃집 딸인 전남영광중학교 2학년 이영화씨는 『밤12시, 우리 부모님은 아직도 꽃을 만들고 계십니다』라는 글을 실었다. 그런가 하면 포항제철의 전무인 조용경씨는 『아들놈이 머리에 노랑물을 들였습니다』를 실었다. 이 책의 필자들은 대학생, 교사, 의사, 경찰관 등 참으로 다양하다. 그들은 모두 따스한 이야기를 감동적으로 전하고 있어, 이 글의 부제처럼 『인터넷뉴스에 꽃을 심는 사람들』이라 할 수 있겠다.<br/><br/>무엇보다 이 책의 기사들은 인터넷 글들의 일부 악기능인 저질욕설, 센세이셔널리즘 등의 정반대편에 서 있다. 이 책은 인터넷에서의 글쓰기가 얼마나 아름다울 수 있는가를 보여주고 있다. 사람냄새가 나는 이 책의 글들은, 오마이뉴스 오연호대표기자의 표현대로 "컴퓨터 화면을 보고도 눈물을 흘릴 수 있다는 사실을 알게 해준다". 이 책은 인터넷문화를 긍정적인 방향으로 이끄는 노력에 그 대표적인 사례로 꼽을 수 있을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