린청셩의 신작 〈달은 다시 떠오른다〉의 배경이 되는 타이퉁은 원주민의 문화가 가장 잘 보존되어 있는 지역이다. 어머니의 실제 이야기가 담길 이 작품에서 린청셩은 한때 원주민의 손에서 자랐던 자신의 어릴 적 경험을 이야기할 것이다. 기묘하게도, 대만은 영화산업이 거의 소멸한 상태에 있으면서도 영화인들이 하고픈 이야기, 해야만 하는 이야기는 아직도 많이 남은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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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2월 6일 공식적으로 폐쇄된 마흐말바프의 사무실에서 필자는 당분간 파리에서 머물고 있는 모흐센과 전화통화를 하였다. 여전히 밝고 정다운 목소리에 기쁘기는 하였지만, 한편으로 가슴 한 켠에 밀려오는 안타까움과 슬픔을 참기 어려웠다. 무엇이 이 ‘카메라를 든 성자’를 타지로 내몰고 있다는 말인가. 마흐말바프 필름하우스를 지키고 있는 해외업무 담당 모하마드 사피리에 따르면, 모흐센은 두샨베에 이미 아파트를 한 채 구입하였고 언제 돌아올지 모른다는 것이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한해에 무려 세 편의 영화를 만들기로 한 그의 넘쳐흐르는 창작 에너지는 사랑과 함께 무한한 존경의 마음을 갖게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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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해부터 부산국제영화제는 자체 건물인 부산영상센터의 건립을 시작한다. 부산영상센터가 건립되고 나면 예전처럼 축제 분위기를 한곳으로 모을 수 있을 것이다. 홍콩국제영화제 역시 그러한 꿈을 안고 있다. 서구룡(西九龍) 쪽에 건립을 계획 중인 ‘구룡 문화예술 콤플렉스’가 그것이다. 홍콩 정부와 민간기업이 합자로 건설할 예정인 이 콤플렉스는 미술관, 박물관, 극장, 공원이 한자리에 모여있는 대규모 단지이다. 2010년에 이 콤플렉스가 완성되면 홍콩국제영화제는 이곳으로 옮겨 갈 곳이고, 그리될 경우 홍콩국제영화제는 축제 분위기를 맘껏 살리면서 새로운 도약을 할 수 있을 것이다. 바야흐로, 아시아 지역 내에서도 영화제 간의 무한경쟁시대가 시작되고 있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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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의 독립영화는 여전히 건강하며, 많은 재능의 보고이다. 다만, 주변의 환경 때문에 겉으로 자신을 잘 드러내지 못하고 있다. 난징의 중국독립영화제에 공식 초청된 해외 게스트는 필자 한 사람뿐이었다. 때문에 전국적인 조직도 만들지 못하고 있다. 다만, 다큐멘터리영화제나 독립영화제와 같은 행사를 통해 한자리에 모여 서로의 정체성을 확인하고 서로를 격려한다. 국내외적으로 이들의 고뇌를 제대로 이해해 주는 국외자는 거의 없다. 중국다큐멘터리영화제나 중국독립영화제의 존재 자체도 거의 알려지지 않았다. 부산국제영화제가 중국 주류영화의 소개를 소홀히 한다는 비판을 받고 있기는 하지만, 이들 중국의 독립영화에 쏟는 부산국제영화제의 관심은 앞으로도 계속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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홍콩국제영화제가 아시아영화상을 창설한 이유는 아시아영화산업의 중심으로서의 홍콩의 위상을 대내외에 과시하고, 최근 침체에 빠진 홍콩국제영화제의 분위기 반전을 위한 카드로 보입니다. 그리고 그러한 의도는 외형적으로 성공한 것 같습니다. 비, 이병헌, 김혜수, 임수정, 송강호 등 쟁쟁한 한국배우와 유덕화, 양자경, 양조위, 매기큐, 미키 나카타니, 지아장커, 봉준호, 박찬욱, 자파르 파나히, 두기봉 등 아시아의 거물급 배우와 감독들이 자리를 빛냈습니다. 하지만, 시상 결과를 보면 약간의 아쉬움이 남습니다. 각본상과 음악상을 제외한 나머지 부문은 모두 동북아 국가들 차지였습니다. ‘동북아 이외의 지역은 들러리 같은 느낌이다’라는 것이 비 동북아권 영화인이나 기자들의 촌평이었습니다. 내년에는 아시아영화상이 아시아 전 지역을 아우르는 데 신경을 더 써야 할 것 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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칸은 전 세계 영화의 흐름을 한눈에 확인하는 최적의 장소이기도 하다. 경쟁부문에 초청되는 작품들은 대부분 당대 최고의 명성을 지닌 작가들의 신작들이다. 김기덕 감독이나 이창동 감독은 비록 칸 경쟁부문에 올해 처음 진출했지만, 이미 세계적으로 널리 알려진 감독이기도 하다. 때문에 칸은 때로 거장들의 명성을 재확인하는 장소라는 비판을 받기도 한다. 또한 여성에게 인색한 영화제라는 비판도 받는데, 올해의 경우 경쟁부문 초청 감독 중 여성감독은 세 명에 불과하다. 역대 황금종려상 수상 감독 중 여성감독이 단 한 명(1993년 〈피아노〉의 제인 캠피온) 뿐이라는 사실은 그러한 비판의 중요 근거이기도 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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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선, 올해는 인도네시아영화의 매우 중요한 전환점이 되는 해입니다. 그것은 인도네시아영화의 자국시장 점유율이 드디어 50%를 돌파하는 해이기 때문입니다. 지난 2004년 우리 영화제는 ‘가린과 넥스트 제너레이션: 인도네시아영화의 새로운 가능성’이라는 제목의 특별전을 개최한 바 있습니다. 당시 소개하였던 가린 누그로호와 리리 리자, 니아 디나타, 리잘 만토바니, 난 아크나스 등은 여전히 의미 있는 활동을 하고 있고, 상업영화의 성공까지 겹쳐 이제 인도네시아영화는 새로운 황금기를 맞고 있습니다. 그런데 시장점유율 50% 돌파에는 매우 흥미로운 부분이 있습니다. 공포영화와 코미디영화의 인기가 50% 돌파의 쌍끌이 역할을 하고 있는데요, 특히 공포영화의 인기는 상상을 초월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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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카로이〉 상영이 끝난 뒤 밤 10시에 시작된 ‘한국영화의 밤’ 파티에 참석하였다. 영진위와 우리 영화제가 공동주최하는 이 파티에는 600명이 넘는 게스트가 몰려와 성황을 이루었다. 브리얀테 멘도사는 빡빡한 일정 때문에 피곤한데도 우리 영화제에 일부러 고마움을 표하기 위해 배우들과 함께 왔노라고 했다. 이밖에 빔 벤더스, 지아장커, 유릭와이 등 거물급 영화인들이 대거 참석하였다. 최근 한국영화의 위기가 많이 언급되고 있지만, 이곳 칸에서 한국영화에 대한 관심은 여전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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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5월 22일 귀국하여 집에서 하루를 묵은 뒤, 이튿날 카자흐스탄 알마티로 향하였습니다. 알마티에서는 올해로 5회 알마티국제영화제를 맞는 알마티국제영화제가 5월 23일부터 27일까지 열렸습니다. 주로 중앙아시아의 독립영화를 소개하는 영화제인데요, 아직 여러 가지로 미흡한 점이 많은 영화제입니다. 먼저 자막 문제를 들 수 있습니다. 대부분의 영화가 영어자막이 없는 채로 상영되는데요, 거기에는 그럴만한 이유가 있습니다. 중앙아시아 국가들은 대개 언어가 비슷해서 의사소통이 그다지 어렵지 않은 편입니다. 러시아어도 많이 쓰고 있고요. 게다가 비 중앙아시아권 게스트는 10여 명 내외에 불과합니다. 그래서 굳이 영어 자막을 넣지 않는 것이지요. 하지만, 저 같은 사람에게는 영 불편하기 짝이 없습니다. 극장은 ‘실크웨이 시티’라고 하는 쇼핑몰에 있는 멀티플렉스를 메인관으로 사용하였는데요, 극장 시설은 작지만 깨끗한 편이었습니다. 제가 알마티를 좋아하는 이유 중의 하나가 도시 전체가 숲이 우거지고, 깨끗하다는 점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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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해 필리핀영화는 생각 이상으로 성과가 뛰어나다. 시네말라야국제영화제가 지난 4년간 투자해 온 노력의 결실이 벌써 열매를 맺고 있는 것 같다. 〈100〉과 〈제이〉, 〈베이비 앙헬로〉, 〈안동〉, 〈신만이 아신다〉 등 경쟁부문에서 정말 좋은 작품들을 발견할 수 있었고, 아우라에우스 솔리토, 아돌포 알릭스 주니어, 메스 구즈만 등 탁월한 재능을 가진 감독들의 신작도 만날 수 있었다. 바야흐로 필리핀영화는 리노 브로카, 이슈마엘 베르날 이후 새로운 황금기를 앞두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올해 우리 영화제에서 그 전조를 선보일 수 있게 되어서 무척 기쁘다. 그것도 대부분 인터내셔날 혹은 월드 프리미어로 소개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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