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음악회에서 만난 아버지

음악회에서 만난 아버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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품목정보

품목정보
발행일 2022년 08월 30일
쪽수, 무게, 크기 256쪽 | 472g | 150*230*20mm
ISBN13 9788967712266
ISBN10 896771226X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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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자 소개 (1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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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연의 시계는 육지보다 빠르게 나타난다. 따뜻한 남쪽 공기를 바람이 품어 날랐기 때문이다. 그렇다고 마음이나 발걸음이 빨라질 필요는 없을 듯하다. 바쁘게 육지로 나가는 배편을 알아볼 필요도 없고, 달리 누가 기다리지도 않는다. 오롯이 혼자여도 이런 때에는 편하고 즐겁다. 눈치를 줄 사람도 볼 이유도 없다. 쉴 장소가 필요하면 그냥 주저앉으면 쉼터가 된다. 이보다 더 편하고 행복한 여행길이 어디에 있겠는가. 늘 빨리 빨리에 익숙해진 생활 습관을 오늘은 버려보자. 느리다는 것이 삶에 있어 얼마나 큰 힘을 충전시킬 수 있는지를 느껴보는 거다.
---「슬로우 청산도」중에서

시간이 지나고 붉은 해가 솟아오르자 상고대는 눈물을 흘리기 시작했다. 하얀 나뭇가지가 조금씩 검은 속살을 드러낸다. 해맑게 웃던 아이의 얼굴이 무엇엔가 놀라 울음을 터트리는 것처럼 일그러진 모습이다. 예술가가 밤새 그려 놓은 몽환적인 설원의 풍경화를 시기심에 눈먼 악동惡童이 성냥불로 불살라 화선지畵宣紙가 타들어 가는 듯하다. 환하게 미소 지으며 솟아오르는 태양이 야속하다. 그렇게 순식간에 버드나무를 감쌌던 상고대는 사라져 버렸다.
---「오창 학소리 버드나무」중에서

성문 앞에서 성벽을 보니 성벽에 올려진 여장女墻과 미석眉石이 보인다. 미석은 성을 방어하기 위한 용도와 성벽을 보호하는 두 가지의 용도로 사용하기 위하여 만들었다고 한다. 미석은 힘을 가하면 성벽에서 이탈하도록 축조하였다. 이는 침략자들이 성벽을 기어오르며 손으로 붙잡았을 때 성벽에서 빠져버려 함께 뒤로 넘어지도록 고안한 것이다. 동시에 성벽으로 빗물이 흘러들지 못하도록 처마의 기능을 함께 가미한 것이란다. 그러므로 미적인 고려인 동시에 다양한 쓰임새로 성을 보호하고 성안으로 들어오려는 침략자를 방어하려는 기가 막힌 건축술이기도 하다. 이를 보면, 참으로 우리 선조들이 응용력은 물론 섬세하고 미적 조화를 이루는 건축술을 가지고 있었다는 점에 감탄을 금할 수 없다.
---「상당산성」중에서

괭이밥도 무리를 이루어 자라기 때문에 꽃이 피면 훌륭한 야생화다. 그런데 사람들은 괭이밥을 야생화로 생각하지 않는다. 잡초雜草로 본다. 다른 꽃들의 영양분을 잠식하는 귀찮고 하찮은 존재로 인식하기 때문에 눈에 보이는 대로 제거의 대상이다. 야생화이면서 천덕꾸러기로 전락한 괭이밥은 너무나 질긴 생명력과 폭발적인 번식능력, 그리고 볼품없고 왜소한 꽃송이에 잡초로 치부되는 것일 거다. 세상에 모든 식물은 나름의 특징과 생존방식이 있다. 야생화라고 부르는 많은 식물 중에서 귀한 대접을 받는 것은 희소성을 가진 것들 뿐이다.
---「괭이밥」중에서

어린 시절 달력 화보에서 보았던 눈 내린 대숲의 황홀한 감동을 지금이야 느낄 수 없지만, 시간을 내 담양까지 왕대 숲을 찾아가는 수고 정도는 덜어줄지도 모른다. 눈이 내리는 날 밤 가로등 불빛에 어른거리는 대나무 가지가 겨울 서정을 꺼내 들도록 유혹한다면, 그 유혹에 넘어가 시詩 한 수 지을 수 있으리라. 그런 기대감으로 가슴이 설레는 것을 보면, 나도 나이를 먹는가 보다. 거침없이 솟구치는 죽순의 열망이 머지않아 작지만, 대숲을 만들어 낼 것이다. 그 성장을 바라보며 눈 내리는 밤 멋진 시를 짓기 위해서라도 나도 열심히 시상詩想을 생각해 봐야겠다. 눈 내리는 죽림竹林을 보며…
---「죽림」중에서

어린 시절 제비꽃은 어디서나 흔하게 볼 수 있던 작고 앙증맞은 꽃이었다. 초가집 봉당 아래나 양지바른 곳에 보라색 제비꽃이 손톱보다 작게 피어나면, 추위가 물러가고 봄이 오고 있다는 신호였다. 제비꽃은 긴 막대기에 바람개비가 붙어있는 듯 보였다. 호호 불어도 돌아가지 않는 바람개비 제비꽃은 앞뒤로 흔들리며 내 코끝을 간질이곤 했다. 봄기운이 점점 뜨거워져 여름으로 가는 계절이 되면 제비꽃은 시들고 열매가 맺힌다. 맺힌 열매가 완전하게 익으면 터지게 되는데 그 속에는 가지런하게 씨들이 줄을 서 있다.
---「제비꽃」중에서

어린 시절 고향마을은 전형적인 농촌 마을이었다. 신작로를 따라 양옆으로 이어진 논배미들과 논두렁이 기형학적인 모습으로 곡선을 이루며 이어져 있었다. 대체로 계단식이 아닌 평지 형태였지만 드넓은 뜰은 풍요로움을 줄 것 같은 넉넉함이 있었다. 신작로 옆으로 늘어선 미루나무는 여름에는 시원한 그늘과 둥둥 떠다니는 구름이 잠시 쉬어가는 의자 역할을 했고, 가을에는 갈색 팔랑개비를 날려주는 마술사가 되기도 했다. 그랬던 고향도 이제는 많이 변해가고 있는데 지금 눈 앞에 펼쳐진 베트남 농촌 마을의 평화로움이 나에게 옛 추억을 선물하여 행복하다.
---「판시판의」중에서

많은 사람이 베트남을 찾는다. 아름다운 풍경을 자랑하는 ‘다낭’이나 ‘하롱베이’, ‘호이안’, ‘하노이’와 같은 지역이 이제 낯설지 않다. ‘하롱베이’는 바다에 점점이 떠 있는 섬들은 독특하고 생경한 모습으로 관광객들이 최고로 치는 명소가 되었다. 다양한 열대과일과 음식, 저렴한 물가는 여행을 좋아하는 사람들에게 더없이 좋은 여행 코스이다. 오토바이가 줄지어 움직이는 도로의 풍경이나 상냥하게 웃어주는 친절함에서 그들이 새로운 역사를 만들어 가고자 하는 간절한 염원도 느껴진다. 야자수가 도로를 따라 줄지어 늘어선 해안선을 하얀 ‘아오자이’를 입은 아가씨가 ‘논라(non la)’를 쓰고 걷는다. 긴 머리를 휘날리며 달리는 모습은 이제 추억 속에서나 볼 수 있는 광경이 되었지만, 화보에 찍힌 이미지는 아직도 베트남을 바라보는 사람들에게 흠모의 대상이 되기도 한다.
---「멀고도 가까운 이웃 베트남」중에서

창가엔 꼬마 전등불들이 꿈을 꾸듯 주렁주렁 줄지어 매달려있다. 가끔 전구들이 리듬을 타며 불비를 쏟듯 흘러내리고, 내 가슴엔 추억이 흐르고 음악도 흐른다. 저만치 어둠에 잠긴 무심천이 보인다. 그곳엔 바람을 안고 서걱거리는 겨울 갈대들이 천변을 메우고 일렁이리라. 피곤함에 지친 마음을 어루만지는 오래된 음악과 함께한 좋은 사람들이 있고, 그윽한 향을 풍기는 따뜻한 차가 있으니 더 이상의 무엇도 필요치 않다.
---「음악 찻집에서」중에서

하얀 모시옷에 하얀 고무신 신고, 희끗희끗한 머리카락을 가지런히 넘긴 단아한 노 가수의 모습이 슬픈 음악과 함께 나를 울컥하게 만든다. 많이 본 듯한 익숙한 저 모습, 그리운 저 모습, 내 아버지 모습과 흡사하다. 하얀 고무신을 신고 장에 가시던 아버지가 생각난다. 생전의 아버지가 저런 모습이셨다. 단아하셨지만 단단한 풍채風采와 짧지만 가지런히 넘긴 머리는 반백斑白으로 빛났다.
---「음악회에서 만난 아버지」중에서

논에는 망초 대신 개구리가 살았다. 모내기가 끝나면 밤새도록 개구리는 소리를 질러대며 우리 동네 ‘예담촌’을 노래했다. 산자락에 걸린 상현달이 꾸벅대고, 밤이 이슥하여 이슬이 내릴 때까지 쉬지 않고 목청을 자랑했다. 저렇게 소리 지르면 내일은 어쩌지 하는 노파심에 괜스레 걱정도 했었다. 그러나 논 주인이 돌아가신 후 개구리는 모두 어디론가 떠나고 없었다. 봄이 되면 물을 퍼 나르던 수도관도 잘려져 먼지만 풀풀 내쉬고, 주먹만 한 웅덩이도 바짝 말라 힘센 물풀만 어정댔다. 웅덩이 터줏대감 노릇 하던 메기도 기세 좋던 붕어도 저항 한 번 하지 못하고 긴 주둥이 끝에 매달려 하늘 한번 쳐다보고 두루미의 피와 살이 되어 사라져 버렸다. 그렇게 척박하고 푸석거렸던 자리에 망초들이 몰려들기 시작하더니 몇 년 새 논바닥 전부를 잠식하였다.
---「망촛대 하얀 꽃을 자르며」중에서

어둠이 공원을 점령하자 동쪽 하늘에 보름달이 떠올랐다. 커다란 보름달은 산등선을 지나 호수에 다다른 후 세수한다. 흘러가는 강물에 한참이나 얼굴을 담그고 나와 그런지 화색和色이 돈다. 강물이 차가워서 쌀쌀할 만도 한데 추워하는 기색도 없다. 누군가에게 민낯을 드러내지 않으려는 여인네 마음 같아 보인다. 사랑하는 사람을 위해 깨끗이 닦고, 화장하는 여인의 마음처럼 세상 사람들에게 화사한 얼굴을 보여주고 싶은가보다. 세수를 끝낸 달이 중앙탑 위로 올라왔다. 나도 서둘러 서쪽에 카메라를 설치했다. 어둠 속에서 달빛과 야간조명에 휩싸인 중앙탑의 탑신의 기단부가 천년의 세월을 드러낸다.

낮에 볼 때와는 확연히 다르다. 낮에는 회색 돌탑에 지나지 않았던 모습이 전혀 새로운 형태의 모습으로 나타났다. 탑신塔身의 옥개석屋蓋石과 옥개석 사이에 명암이 드리워져 어두웠지만, 옥개석에 비치는 밝은 조명과 하늘에서 뿜어내는 보름달의 부드러운 월광月光이 중앙탑의 품격을 한층 높여준다. 사물의 품격은 민낯을 모두 보여줄 때보다 조금은 감추고 일부만 보여주는 것이 더 기품있게 보일 때도 있다. 사람도 그렇지 않겠는가. 자신의 모든 것을 공개하고 나면 사람마다 평가가 달라지겠지만, 신비감은 떨어질 수밖에 없다. 조금은 비밀스러운 부분이 남아있어야 매력이 있고, 비밀스러운 부분을 알고 싶어 하는 과정에서 관심도 생긴다.
---「중앙탑에 달」중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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