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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릴린 먼로가 좋아

푸른사상 소설선-39이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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품목정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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발행일 2022년 09월 30일
쪽수, 무게, 크기 224쪽 | 338g | 146*210*14mm
ISBN13 9791130819563
ISBN10 113081956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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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자 소개 (1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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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녀는 교회 근처에서 자취를 했다. 그곳은 청년부 자매들의 아지트였다. 오전에 주일학교 교사로 봉사하는 청년부 자매들은 오후 청년부 예배가 시작되기 전 틈이 생기면 그녀의 방에서 잠깐 몸을 뉘였다. 때로는 우르르 몰려가기도 했는데 그녀는 팔을 걷어붙이고 각종 야채를 버무려 부침개나 새콤한 비빔냉면을 해줬다. 그녀는 우리가 뭘 먹고 싶다고 하면 뚝딱 금방 해내 왔다. 음식 솜씨가 훌륭했다. 자매들은 그녀 집에 있으면 식사할 때 감사기도 정도는 했지만 신앙적인 의식에서 많이 벗어났다. 어느 날, 은이가 장난스럽게 이름 대신 그녀를 ‘마릴린 먼로’라고 불렀다. 그녀는 뜻밖에도 예의 그 미소를 짓고 치마를 걷어 올리며 영화 〈7년 만의 외출〉 속에 나오는 환풍구 장면을 흉내 내었다. 청년부 자매들은 박장대소하며 뒤로 넘어지는 시늉을 했다. 그때부터 그녀는 교회에서도 공공연히 ‘마릴린 먼로’라 불리었다. 특히 청년부 형제들이 그 이름을 반기는 것 같았다. 교회 청년부는 마릴린 먼로가 된 그녀로 인해 더 환해지고 소란스러워졌다. 어쩌다 그녀의 진짜 이름을 부르면 더 어색했다.
---「마릴린 먼로가 좋아」중에서

정말 많은 사람이 모였군요. 엄마, 울지 마세요. 이렇게 많은 사람들이 나를 보러 왔잖아요. 3월에 눈이 내렸어요. 눈의 무게에 나뭇가지가 휘어질 것만 같아요. 온 세상이 하얗게 되었어요. 눈이 부셔요. 사람들은 나를 만나러 오는 길이 조금 힘겨웠어도 그렇게 불평은 안 했을 거예요. 그렇게 환한 거리를 보며 화내거나 투덜댈 사람은 없을 테니까요. 그리고 내가 세상을 떠난 슬픔에 대해서도 잠시 잊을 수도 있었겠네요. 어, 심술이 고모가 왔어요. 고모가 내 영정 사진을 뚫어져라 바라보더니 무너지듯 주저앉아 울고 있어요. 아니 이토록 멋진 모습의 나를 보면서 우는 것은 안 되죠. 그 사진은 내가 중학교 3학년 때 모 기획사 관계자가 모델 제의를 해 왔을 때 찍은 사진이잖아요. 그때 심술이 고모는 내가 곧 연예인이라도 될 것처럼 들떠서 하늘색 남방과 스트라이프가 있는 갈색 재킷을 사주었어요.
---「그 눈부신 새벽에」중에서

주인에게 충성스런 종의 개들은 목숨을 내걸고 싸웠다. 아니 투견으로 만들어진 개들은 그게 본능이 되었다. 약한 개는 정해진 시간 전에 만신창이가 되어 나자빠졌다. 승리한 개의 몰골 또한 볼썽사나웠다. 견주를 비롯한 투견에 돈을 건 사람들, 심지어 나 같은 구경꾼 등 링을 에워싼 열댓 명의 사람들은 온 정신을 곧추세우고 눈을 번뜩였다. 어느 한쪽의 개라도 기세를 올리면 사람들은 더 열광했다. 마치 자신이 싸우고 있는 것처럼 눈에 살기가 서렸다. 누군가는 자신의 삶을 개싸움 한 방에 걸었는지도 모른다. 나는 서서히 개싸움에 중독되었다. 내가 언제 한번 죽기 살기로 싸워본 적 있었던가? 처음에는 투견 판에 갔다 오면 하루 이틀 밥도 못 먹고 며칠 동안 사나운 꿈에 시달렸는데 그런 증세도 차차 없어졌다. 지독하게 앓고 난 뒤의 시원함 같은 게 느껴졌다. 나의 근육이 더 단단해진 것 같기도 했다.
---「투견」중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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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반적인 독후 감상으로는, 이 작가의 내부에 다양다기하고 백화난만한 이야기의 화원이 자리하고 있다는 것이다. 그러기에 마치 실타래를 풀듯이 하나하나의 담화들이 소설의 표면 위로 떠오르기도 하고 행간에 숨죽이고 있기도 하다. 이 숱한 이야기를 풀어내는 작가가 되지 않았다면, 그의 내면은 견디기 어려운 갈등을 잉태했을지도 모른다.

그런가 하면 이 작가는 이야기를 편안하고 재미있게 수용자에게 전달하거나, 때로는 독자로 하여금 청신과 후감과 소설에 의지한 소망을 갖도록 하는 일에 그다지 관심이 없다. 사건의 서술과 극적인 전개 또는 순조로운 마무리가 그의 관심 사항이 아니라는 뜻이다. 대신에 한 인물이나 사건의 경과 과정에 주의를 집중하여, 이를 섬세하고 구체적으로 묘사함으로써 전후 문맥을 값있게 하는 데 익숙하고 또 그 역량이 수발(秀拔)하다. 당연히 이 묘사 중심의 문체는 단단하고 매끄럽다. 소설적 이야기의 결말이 불명확하거나, 사건의 원인 행위에 대한 서술이 불친절한 것은 어쩔 수 없는 반대급부일 수도 있다. 우리 작가 가운데 오정희의 문장이, 서구의 소설 창작 방식 가운데 누보로망의 창작 유형이 그의 소설에 겹쳐져 보이는 이유다.

이찬옥은 그와 같은 소설적 접근법을 통해 이미 단단한 자기 세계를 구축했다. 그것은 어쩌면 견고한 성채와 같아서 수정하기가 힘들지도 모르고, 또 그것 자체로서 충분히 소설 미학적 가치가 있다.
- 김종회 (문학평론가, 전 경희대 교수)
의미심장하고도 재미있는 소설이다. 독일 신고전주의를 연상케 하기도 하는데, 이 또한 이 소설가의 공부의 깊이를 말해준다. 이즈음 우리 소설은 새로운 모색으로 몸부림치고 있으나, 앞날은 모호하기만 하다. 다만 이 소설같이 정도를 지키는 문학을 보여주는 소설가가 있기에 우리는 안심할 수 있는 것이다. 재미를 말한 부분은 앤디 워홀 이래로 마릴린 먼로의 대중적 증폭이 여기서도 새롭고 강렬하여 ‘깊이’와 함께 거론하지 않을 수 없기 때문이다. 이렇게도 다룰 수 있는가? 살짝, 의혹과 함께 안도감이 안겨지는 까닭이다. 성실한 글쓰기의 본보기를 보여주는 이 작가의 모습이 이 소설에서 여실하기에 기쁜 독후감을 보낸다.
- 윤후명 (소설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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