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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러나 너무 늦지 않게

그러나 너무 늦지 않게

시인동네 시인선-185이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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품목정보

품목정보
발행일 2022년 10월 11일
쪽수, 무게, 크기 132쪽 | 194g | 127*203*10mm
ISBN13 9791158965617
ISBN10 1158965613

책소개 책소개 보이기/감추기

목차 목차 보이기/감추기

저자 소개 (1명)

책 속으로 책속으로 보이기/감추기

책을 읽다가
문장 하나를 발견했다
사막 한가운데 볼록한 낙타 등처럼 묻혀 있다
허기를 막 채우고 왔는지
포만 가득한 미동이 꼬리 끝까지 물려 있다
손이 자주 닿아 무뎌진 책갈피 끝은
새들이 이동하던 통로,
먹이를 찾아 떠난 짐승들의 야성의 냄새가 아직 짙다
날개와 뼈대가 접혀 매몰된 대목의
암각을 해독하는 시간이 길어지고 있다
쥐라기 지각변동에 모두 매몰돼 버렸다는 중략 구에서도
뒷발 화살 모양의 활자는
여전히 앞 문장의 목덜미를 겨누고 있다
밑줄 친 글 속 수런거림에
검은 발자국들이 콩알처럼 흩어지며
행갈이를 이어간다

하늘에서 저 날개들 겹치지 않는 것은
먼저 날아간 새들의 근황을 풀어 읽는 까닭이다
새벽녘까지 까맣게 긋고 날아간 새들의 항적들이
차곡차곡 쌓여 별책 새 목차로 추가된다

얇던 책장이 차츰 두꺼운 밀림지대가 된다
---「시조새」중에서

온돌방에 자던 얼굴에 붉은 새 발 문양이 찍혔다
인간의 육신이 수면에 들 때는
시위를 놓친 과녁과도 같아서
활을 떠난 새는 화족(火鏃)처럼 달아
내 몸속 저편을 향했을 것이다
새벽녘 발톱이 공기를 가르며 착지하던 순간은
죽비를 내리치는 라마의 습성을 닮았었다
습성은 언제나 불완전한 것이어서
내 몸에 떠나보내야 할 것을 정확히 구분해냈다
파문이 오래도록 출렁였다
새는 맹독을 입에 문 듯 초연히 한 문장만을 안고
만 리 이녁을 날아왔을 것이다
세상에 대한 나의 신열은 그다지 미덥지 않았으므로
이 문장을 수신할 이는 나였음이 확실하다
필지(筆紙)에 촘촘히 적어 정성을 다한 발자국엔
온기 한 점만이 아니다
화인(火印) 찍힌 정신이 말갛다
---「새 발의 문장」중에서

우물 속을 들여다보고 있는 한 여자를 바라보고 있네

얼굴은 우물 속 무언가를 들여다보며
일어날 기미를 보이지 않네

앞산은 잘려 있고 눈발도 끊겨 있네
쌓인 눈 속에 찍힌 발자국이 우물까지 닿아 있네

그녀의 발자국이 없었다면
나는 영원히 그녀 곁을 지나지 않았을 거네

나는 한 여자의 얼굴을 우물 속에서 바라보고 있네
우리는 기억의 샘에서 만나고 있네
---「사진」중에서

폭풍은 어디로 가는 걸까

나는 지난여름 싱크대에 놓인 수저 안에서
빠져나가지 못하는 해수를
깨진 안경 사이로 바라다보고 있다
은빛 귓바퀴에 싸인 파도가
해안 쪽빛 모래시계 톱에 걸려 있다

아직 안경 속 바다의 경계는 불분명하다
해안선 바위에 부딪쳐 튀는 물보라가 방파제
벽면에 물고기 그림을 그리고 있다
경계가 없으므로
나는 잠시 안경 안에서는 지평선을 내린
섬이나 어족이 하나가 될 수 있다고 생각한다
경계가 없으므로
공중에서 군함새 무리가 수직으로 하강하며
서로의 눈이 찔린다

찔린 눈 속으로 고기 떼가 몰려가며
해안의 한쪽이 시계 방향으로 쏠려 든다
해수가 빠져나가며
울컥 싱크대 수도꼭지 물이 쏟아진다
식탁 안경알에 한 획 더 빗금이 진다

나는 지금도
떠난 파도를 기다리는 흠집 난 안경이다
---「흠집 난 안경」중에서

처음 그가 이 들판에 나타났을 때는 입을 꽉 다문 작은 이슬 한 방울에 불과했다 손에 단단한 돌멩이를 쥐고 어디로 향해 날려 보낼 것처럼 보였지만 언제나 조그만 손이 헛헛해 보였다 무언가 채워야 하는 조바심이었던지 물 젖은 손으로 켜는 라이터 소리조차 공포스레 느껴졌다 그런 한순간 무슨 결심이 꽉 다문 입술의 갈래를 타고 깨지며 방울과 방울들을 간섭하기 시작했다 확장되기 시작했다 눈망울은 달콤했지만 어둠에 서서히 드러나는 들소의 윤곽처럼 위험했다 그러나 밀어낼수록 소문과 소문이 겹치며 차츰 들판의 풍경이 되어가는 거였다

어디로 향해 날릴 듯

날카로운 연필 끝에 뛰어내린
물방울이 지은 혐의들이 차츰 퍼즐처럼 맞춰지고 있는 거였다

캔버스 물방울들이 소리 없이 매달려 있다
---「물방울 퍼즐」중에서

돌아오지 않을 거라 생각하지 않았다 온통 푸른 눈빛의 그가 사라진 뒤 한 움큼 빠진 밤의 자리에 잠시 불면의 밤이 생겼을 뿐

가난이 가난으로 가까워질 수 있는 건 더는 움막도 될 수 없는 빈방의 불 꺼진 구들 창을 열어보는 것 이야기를 들어보는 것

이탈했던 둥근 시간이 새 방에 들었다 차디찬 구들에 동그란 눈빛이 온기로 차오른다 또 뜨거워진 어둠이 어둠 속으로 사라진다

얼마나 다행인가 어둠으로 남는다는 것은 새 방을 얻은 연탄불이 따뜻한 이불 한 채 펴는 것은
---「어둠 한 채」중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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