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게으른 작가들의 유유자적 여행기

게으른 작가들의 유유자적 여행기

박람강기 프로젝트-001이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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베스트
여행 에세이 top100 1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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품목정보

품목정보
발행일 2013년 11월 29일
쪽수, 무게, 크기 216쪽 | 330g | 127*187*20mm
ISBN13 9788998791087
ISBN10 899879108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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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자 소개 (1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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역자 : 김보은
서울대학교에서 미학을, 호주 맥쿼리 대학교 대학원에서 통번역을 공부했다. 현재 ‘펍헙 번역 그룹’에서 전문 번역가로 활동하고 있다. 재미있는 이야기를 사랑하고, 좋은 책을 번역, 소개하는 일에 많은 관심을 가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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토머스는 그들이 다시 출발할 때 받은 다짐을 곰곰이 떠올려 보았다. 일행의 목적은 오로지 ‘어떤 지점’에 이르는 것이며, 안전한 그 지점에 도착하면 그 후 산기슭에 닿을 때까지 산을 계속 내려갈 것이라고 했다. ‘어떤 지점’이란 말은 추상적인 표현으로는 나무랄 데가 없었지만, 런던의 안개보다 더 짙은 안개 속 미지의 장소에서 말하니 한결 애매하게 들린다는 단점이 있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나침반의 뒤를 따르며, ‘어떤 지점’은 일행이 붙들어야 할 실마리의 전부였으며 토머스는 최대한 희망을 갖고 그 끝에 매달렸다.
이들은 계속해서 비탈을 따라 걸었고 안개는 더욱 짙어졌으며 ‘어떤 지점’을 제외한 모든 지점을 통과했다. 토머스는 세 번째로 길을 잃었고, 동료들은 세 번째로 그를 소리쳐 불렀으며, 세 번째로 다시 만나고, 세 번째로 나침반을 확인했다.
--- pp. 33-34

다른 상황이었다면 아서는 숙소의 응접실로 내려가 술을 청하고 거기 모인 사람들과 평생 알아온 듯이 친근하게 웃고 떠들었을 겁니다. 하지만 이제 그렇게 시간을 보낸다는 생각만 해도 달갑지 않았습니다. 이미 그가 처한 새로운 상황이 자신을 바꿔놓은 것 같았습니다. 지금까지 아서의 인생은 해결해야 할 문제나 직면해야 할 골칫거리가 없는 부유한 청년의 평범하고 사소하며 따분하고 표면적인 삶이었습니다. 아서는 사랑하는 가족이나 아끼는 친구를 잃어 본 적이 없었습니다. 이날 밤이 되기까지, 모든 인류가 나눠받은 불멸의 유산 중 아서가 받은 몫은 그의 안에 잠들어 있었습니다. 아서는 이날 밤이 되기까지 생각 속에서조차 한 번도 죽음을 만난 적이 없었던 것이죠.
--- p. 70

어쨌든 그가 『젊은이에게 들려주는 시간의 가치에 대한 교훈』이라는 책을 손에 넣자마자 인생의 첫 번째 참사가 시작되었다. 빈둥대던 아이들은 자신들의 뜻을 저버린 배신자라며 토머스를 내쳤고, 성실한 아이들은 위험한 침입자라며 토머스를 피했다. 예전 시험에서 항상 상을 타던 성실한 아이 하나가 토머스를 운동장으로 불러내 자신의 영광을 빼앗긴 분노를 쏟아냈다.
--- p. 1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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