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달려라 장편아

달려라 장편아

: 이인휘 동화소설

이인휘 글 / 조은 그림 | 목선재 | 2022년 10월 15일   저자/출판사 더보기/감추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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품목정보

품목정보
발행일 2022년 10월 15일
쪽수, 무게, 크기 110쪽 | 135*195*20mm
ISBN13 9791197661143
ISBN10 119766114X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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탑비 앞에 올라서니 정화수 같은 바람이 잔잔한 물결처럼 일렁거렸습니다. 지광국사 현묘탑비를 가슴에 품듯 타원형으로 둘러싸고 있는 소나무 숲이 술렁거리자 독경 소리가 바람을 타고 날아왔습니다. 깊어가는 가을 하늘이 바다처럼 푸르른 눈으로 법천사지를 내려다보고 있었습니다.
“이곳이 도솔천이구나.”
--- p.17

“컹컹컹컹, 커엉!”
탑비와 빈 탑을 한 바퀴 돈 장편이가 법천사지 하늘을 향해 짖어댔습니다. 그 소리가 설움에 가득 찬 긴 여운을 남기며 진리가 샘처럼 흐른다는 법천사지의 하늘로 퍼져나갔습니다. 잔잔하던 바람이 울음소리에 놀라 솔숲을 크게 흔들었습니다. 경전의 책장을 넘기듯 장편이의 소리가 대지 위를 구르자 모든 생명이 슬픔에 젖어들었습니다.
--- p.28

은행나무를 지나쳐 내려오다가 결국 몸을 돌리고 말았습니다. 그러자 버려진 것들이 서럽게 울어댔습니다. 땅속에 알알이 박혀 썩어가는 은행 열매가 발바닥 아래에서 비명을 질렀습니다. 텃밭 고랑에 씌워졌던 비닐은 갈기갈기 찢긴 채 펄럭거렸습니다. 뚜껑이 녹슨 밥솥, 땅바닥에 쑤셔 박힌 숟가락, 젓가락, 밥그릇들이 허기져 숨이 넘어가고 있었습니다.
--- p.40

낑낑거리던 목소리가 컹컹 소리를 내고 종종거리던 발걸음이 깡충거리는 토끼처럼 빨라집니다. 사료를 깨무는 소리가 우렁차고 남매의 다투는 몸짓도 커졌습니다. 하양이는 암컷이고 까망이는 수컷입니다. 까망이는 점점 아기 곰을 닮아 갔고 하양이는 수줍음을 많이 타는 아기 숙녀처럼 커갔습니다.
--- p.48

무슨 연기인가 싶어 하늘을 바라보며 천천히 차를 몰았습니다. 집으로 들어가는 마지막 굽은 길을 돌자 윗집 창고 쪽에서 연기가 치솟고 있었습니다. 가슴이 철렁했습니다. 황급히 차를 몰아 윗집 마당에 세워놓고 밖으로 뛰어나갔습니다. 창고 위쪽에 보일러 연통만 한 구멍 두 개가 뚫려 검은 연기를 콸콸 쏟아내고 있었습니다.
--- p.62

장편이를 따라서 느티나무 안으로 들어가니 단편이도 따라 들어옵니다. 소설이는 입구에서 서서 우리를 지켜봅니다. 한줄기 해맑은 바람이 느티나무 안으로 들어와 나와 강아지들의 몸에 쌓인 탁한 기운을 씻어주며 허공으로 빠져나갑니다. 편안해진 몸을 나뭇등걸에 기대고 앉으니 두 놈이 양다리 위로 올라와 가슴팍에 얼굴을 묻습니다.
“이 느티나무가 너희를 지켜줄 거란다.”
--- p.80

“단편아!”
단편이의 입에서 하얀 거품이 흥건히 흘러나와 있었습니다. 까맣게 반짝거리던 눈동자가 두려움으로 떨며 닫히고 있었습니다. 실안개처럼 가느다란 숨이 꺼지고 있었습니다. 엎어진 밥그릇과 사방에 흩어져 있는 사료를 보는 순간, 누군가가 독약을 탔다는 끔찍한 생각이 머리카락을 쭈뼛 세웠습니다.
--- p.87

온몸의 실핏줄이 터질 것 같이 요동쳤습니다. 지난밤 소설이는 내가 부르는 소리까지 외면하고 구원의 빛을 찾아서 여기까지 온 것 같았습니다. 모진 풍파를 이겨낸 느티나무의 힘을 장편이에게 불어넣어달라는 간절한 소망으로 죽을힘을 다해 여기까지 온 것 같았습니다. 소설이가 흘렸을 눈물 소리가 수많은 느티나무 잎에 매달려 애처롭게 떨고 있었습니다.
--- p.97

단편이가 잠들어 있는 오동나무 밑에 소설이를 내려놓고 흙을 거둬냈습니다. 이빨을 꽉 문 채 고통으로 일그러져 있는 단편이를 소설이 품에 안겨놓고 흙을 다시 덮었습니다. 바람이 진저리를 치며 애처롭게 숲을 흔들었습니다. 황톳빛 봉분도 피눈물처럼 붉어졌습니다.
--- p.98

“장편아, 달려!”
내가 뛰자 장편이도 뛰기 시작했습니다. 법천사지의 풀도, 나뭇잎들도, 가을 하늘도, 꽃구름도, 바람도 달렸습니다. 존재하는 모든 것들이 서로의 사랑을 품고 법천사지의 개울을 따라 강으로 흘렀습니다.
법천法泉의 하늘이 깊고 푸르게 열리고 있었습니다.
--- p.1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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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늘에서 내려다보면 세상에는 높고 낮은 게 없고 잘나고 못나고가 없듯 부처님 입장에서는 모든 존재가 가엽고 불쌍할 뿐이다. 이 소설은 진리가 샘물처럼 솟아난다는 부론 법천사지에서 만난 한 소설가와 주인 잃은 개, 소설이네 이야기다. 그들은 참으로 우연히 만난 관계지만 소설이네를 식구처럼 거두며 같이 슬퍼하고 같이 기뻐하는 작가의 생명 존중과 사랑은 참된 불성이라 할 수 있을 것이다. 가슴이 따뜻해지는 한 편의 동화 같은 이 소설 속 사랑의 이야기는 수미산만큼 높고 크다.

우리가 아무리 기다려도 미륵 세상은 오지 않고 도솔천도 없다. 그것은 이미 우리 개개의 마음속에 들어와 있기 때문이다. 버림받았던 소설이네 가족에게 “넓은 이 법천사지 터에서 너희랑 나랑 어울렁더울렁 살아 보자”는 작가의 원이야말로 마음속 자리잡은 동체대비의 실천이다. 법천사 마당에서 벌어진 일들을 절 하늘이 다 내려다보고 있었으니 안타까이 죽임당한 소설이와 단편이도 틀림없이 좋은 곳으로 갔을 것이다. 그리고 그들을 진심으로 사랑하고 이별을 아파한 작가와 장편이에게 더 아름다운 인연을 보내주실지 모를 일이다.
- 이상국 (시인, 前 한국작가회의 이사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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