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논어』를 알고 싶다면 그냥 『논어』를 읽어야 한다. 정돈되지 않은 그대로 읽어 내려가야 한다. 왜냐하면 『논어』는 바로 ‘인간 공자’이기 때문이다. 우아하고 정돈된 프리즘을 통해서는 ‘인간 공자’를 읽어낼 수 없다. 어느 책을 읽든 저자와의 대화가 아닌 것이 없겠지마는, 이렇게 한 인간의 체취가 꾸밈없이 묻어나는 책은 드물다. 공자의 제자들이 스승의 언행을 정리한 것이라고는 하지만, 공자의 말투가 그대로 살아 있는 듯한 이 책은 단번에 체계를 갖춰 만들어진 것도 아니다.
--- p.12
‘인’이란 글자 그대로 ‘두 사람〔二人〕’, 즉 사람과 사람 사이의 관계를 뜻한다. 공자는 서로가 서로를 배려하는 사람들 사이의 가장 이상적인 관계를 통하여 사회의 안정을 추구했고, 이를 상징하는 개념으로 인을 사용한 것이다. 그리고 예를 통해 인을 실현하되, 그러한 인의 사회를 이룰 수 있는 근거를 효(孝)라는 자연적 본성에서 찾았다.
--- p.24~25
“배우고 때때로 그것을 익히면 또한 기쁘지 않은가? 벗이 먼 곳에서 찾아오면 또한 즐겁지 않은가? 남이 알아주지 않아도 성내지 않는다면 또한 군자답지 않은가?”
--- p.29~30
“남이 자신을 알아주지 못할까 걱정하지 말고 내가 남을 제대로 알지 못함을 걱정해야 한다.”
--- p.30
“나는 열다섯 살에 학문에 뜻을 두었고 서른 살에 가치관을 확립하였으며, 마흔 살에는 미혹됨이 없게 되었고 쉰 살에는 하늘의 뜻을 알게 되었으며, 예순 살에는 무슨 일이든 듣는 대로 순조롭게 이해했고, 일흔 살에는 마음 가는 대로 따라 해도 법도에 어긋나지 않았다.”
--- p.40~41
“예는 사치스럽기보다는 차라리 검소한 것이 낫고, 상례는 형식을 잘 갖추기보다는 오히려 슬퍼하는 것이 낫다.”
--- p.52
“군자는 덕을 생각하지만 소인은 편히 머물 곳을 생각하고, 군자는 법과 제도를 생각하지만 소인은 혜택받기를 생각한다.”
--- p.70
“군자는 말에 대해서는 모자라는 듯이 하려 하고, 행동에 대해서는 민첩하려고 한다.”
--- p.74
“세 사람이 길을 걸어간다면, 그중에는 반드시 나의 스승이 될 만한 사람이 있다. 그들에게서 좋은 점은 가리어 본받고, 그들의 좋지 않은 점으로는 나 자신을 바로잡는 것이다.”
--- p.106
공자께서는 네 가지를 절대로 하지 않으셨다. 사사로운 뜻을 갖는 일이 없으셨고, 기필코 해야 한다는 일이 없으셨으며, 무리하게 고집부리는 일도 없으셨고, 자신만을 내세우려는 일도 없으셨다.
--- p.122~123
“군자는 그의 말이 행동을 넘어서는 것을 부끄러워한다.”
--- p.191
“기술자는 그의 일을 잘하려고 할 때 반드시 먼저 자신의 연장을 잘 손질한다.”
--- p.202
“군자는 그 사람의 말만 듣고서 사람을 등용하지 않으며, 그 사람만 보고서 그의 의견까지 묵살하지는 않는다.”
--- p.205
“많은 사람들이 미워한다 해도 반드시 잘 살펴보아야 하며, 많은 사람들이 좋아한다 해도 반드시 잘 살펴보아야 한다.”
--- p.207
“타고난 본성은 서로 비슷하지만, 무엇을 어떻게 익히는가에 따라 차이가 나게 된다.”
--- p.221
“인(仁)을 좋아하되 배우기를 좋아하지 않으면, 그 폐단은 어리석게 되는 것이다. 지혜로움을 좋아하되 배우기를 좋아하지 않으면, 그 폐단은 분수를 모르게 되는 것이다. 신의를 좋아하되 배우기를 좋아하지 않으면, 그 폐단은 남을 해치게 되는 것이다. 곧은 것을 좋아하되 배우기를 좋아하지 않으면, 그 폐단은 박절하게 되는 것이다. 용기를 좋아하되 배우기를 좋아하지 않으면, 그 폐단은 질서를 어지럽히게 되는 것이다. 굳센 것을 좋아하되 배우기를 좋아하지 않으면, 그 폐단은 좌충우돌하게 되는 것이다.”
--- p.224
“군자는 의로움을 최상으로 여긴다. 군자가 용기만 있고 의로움이 없으면 난을 일으키고, 소인이 용기만 있고 의로움이 없으면 도적질을 하게 된다.”
--- p.229