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음날 어머니는 택시를 불러 아버지와 함께 해남에 있는 종합병원으로 갔다. 아버지가 해남종합병원에 입원한 후 단 한 번도 병문안을 가보지 못한 것이 한동안 미안하기도 했지만, 솔직히 어린 내 마음속에는 생사를 넘나드는 아버지의 무력한 모습을 보는 것이 더 두렵고 무서웠었다. 자연스럽게 어린 3남매는 부모가 없는 빈자리에 점점 더 익숙해졌고 안정된 환경(Holding environment)을 제공받지 못한 두려움과 불안함으로 매일 매일을 보내야 했다. 그 일이 있던 후로 얼마 지나지 않아 알게 된 사실은 안타깝게도 아버지 몸 안 여러 장기에 이미 암세포가 전이된 상태였다는 것이다. 아버지가 병원에 가고 난 몇 주 후였다. 학교에서 3교시 수업이 시작되자마자 교실 문을 노크하는 소리와 함께 뒷문이 열리며 “선생님, 아버지가 많이 아파서 지금 동생하고 얼른 가야 해요.”라고 울먹이는 누나를 볼 수 있었다. 순간 나는 본능적으로 아버지의 죽음을 직감할 수 있었다. 울고 싶은 마음이 들었지만, 이상하게도 울음이 나오지 않았다. 당시 고등학생이었던 사촌 성군이 형도 아버지의 위독한 소식을 알리기 위해 학교 수업을 하던 도중 교복을 입은 채로 버스를 타고 해남에서 진도까지 한걸음에 달려왔었다. 그때 복도에서 기다리고 있는 형 또한 아무 일도 일어나지 않은 것처럼 애써 슬픔을 억누르고 있는 모습이 역력했다. 형과 누나와 함께 학교 교문 앞을 나서고 있는데 선생님과 같은 반 친구들이 창문 밖으로 손을 흔들며 “명진아! 잘 다녀와.”라고 환하게 웃으며 나를 응원해주고 있었다. 정말 고마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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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것은 학습된 무기력의 가장 큰 원인이 되는 현상으로 심리학에서는 ‘비수반성인지, 또는 통제 불가능성’이라고 한다. 여기에서 3분의 2의 개는 학습된 무기력을, 3분의 1의 개는 학습된 무기력에서 탈출할 수 있는 면역력을 갖게 된 셈이다. 사람을 상대로 학습된 무기력을 최초로 실험한 마틴 셀리그만의 제자 히로토는 무기력을 학습시키려 했던 집단 가운데 3분의 1이 무기력에 굴복하지 않았던 것과 같이 마틴 셀리그만의 전기충격을 받은 개 실험에서 또한 3분의 1이 무기력해지지 않았다는 것을 확인했다. 이것은 유기체가 어떤 상황을 통제할 수 있거나 스스로의 행동으로 무엇인가에 효력을 발휘할 수 있다는 것을 깨닫게 되면 학습된 무기력을 예방할 수 있다는 것을 의미한다. 사람과 동물의 무기력과 관련된 연구, 학습된 무기력(Learned helplessness)의 권위자 마틴 셀리그만 박사의 저서 『낙관성 학습』을 옮긴 행복메이커 우문식 박사 또한 여러 번의 사업 실패에 따른 무기력 학습으로 급격한 무기력증에서 빠져나오지 못하던 시절이 있었다고 한다. 필자는 2012년 국내 최초로 일반인들을 대상으로 긍정심리학 중심의 행복교육 과정을 진행했다. 이 과정에 여러 차례 강사로 함께 했던 우문식 박사는 어머니에게 직접 쓴 감사편지를 통해 참가자들의 마음에 깊은 감동과 행복을 선물했다. 그는 마틴 셀리그만의 ‘낙관성 학습’을 옮기면서 자신이 경험한 “무기력을 극복할 수 있는 방법들을 알았더라면 내 삶의 행복한 시간을 더 많이 늘리고, 빠르게 회복될 수 있었을 거란 아쉬움이 남는다”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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누구나 ‘나는 왜 이렇게 게으를까?’라는 고민을 한다. 사전에서는 게으름을 ‘행동이나 일 처리가 느리고 일하기 싫어하는 버릇이나 성미’라고 정의한다. 정신과 의사 문요한은 그의 저서 『굿바이 게으름』에서 게으름을 판단할 때는 ‘삶의 방향성이 있느냐 없느냐’와 ‘해야 할 일을 하지 않고 중요하지 않은 일에 매달리는 모습’이라고 했다. 이는 박경숙 박사의 『문제는 무기력이다』에서 중요한 일을 하지 못하고 그 주변 일에만 에너지를 쏟는 ‘은밀한 무기력’ 과 유사하다고 할 수 있다. 『굿바이 게으름』의 저자 문요한은 게으름은 행위 자체가 아니라 태도, 즉 능동성(Activity)에 의해서 구분된다고 말했다. 한마디로 각자가 삶을 대하는 태도에 있어 적극적이냐 적극적이지 못하냐는 말로써 ‘게으름이란 삶의 에너지가 저하되거나 흩어진 상태’로 ‘작은 게으름’과 ‘큰 게으름’으로 분류했다. 작은 게으름이란 ‘삶의 주변 영역에서 에너지가 저하된 상태’를 말한다. 주변 영역이란 옷을 벗어놓고 잘 치우지 않는다든가, 잘 씻지 않는다든가, 정리 정돈을 잘 못한다든가, 아침잠이 많다든가 하는 삶을 유지해주는 일상적 활동을 뜻한다. 결국, 핵심은 모든 일을 열심히 하는 것이 아니라 중요한 일을 열심히 하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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또한, 일정한 몸의 움직임으로 인해 체온을 높여 체내에 축적되어있는 노폐물들을 배출시키고, 점진적으로 이유없이 느껴지는 불편함과 원인 모를 통증을 경감시켜 수면의 질 또한 향상시킨다. 반대로 코르티졸(Cortisol)과 같은 스트레스 호르몬의 양을 줄여 나쁜 습관을 줄이고, 좋은 습관은 늘려 준다. 특히 기분 좋고, 좋은 감정을 기억하려고 하는 해마는 선조체에 더 좋은 기억을 저장하기 위해 더 좋은 움직임을 요구하게 되고 결국 서로 계속해서 좋은 방향으로 피드백한다. 이 책을 읽고 있는 당신은 어떠한가? 결국 우리의 뇌는 내가 선택하고 행동하는 것에 따라 무기력해질 수도 있고, 활력을 찾을 수 있다. 지금 당신의 일상이 무기력하고 우울감에 찌들어 있어 미래의 불안에 지배당하고 있는가? 매일같이 침대에서 일어나는 것이 고통인가? 귀차니즘에 사로잡혀 대인관계 또한 엉망인가? 내일은 더 나아질 거라는 기대조차 포기했는가? 아니면 진정 무기력한 일상을 뛰어넘어 스스로 원하는 삶을 살고 싶은가? 그렇다면 무조건 자리를 박차고 나가 “일단 움직여라! 그리고 걷고! 뛰고 또 뛰어라!” 움직이면 움직일수록 나의 뇌는 새로운 동력을 갖게 되고, 세상을 더 적극적으로 대하게 된다. 결국, 의욕을 회복하게 되어 무기력에서 탈출하는 전환점(Turning_point)을 맞이하게 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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필자는 강연과 교육을 통해 무기력하고 우울한 사람들은 회복탄력성뿐 아니라 전반적인 삶의 문제들을 해결할 수 있는 문제해결능력이 턱없이 부족하다는 것을 알게 되었다. 그 힘은 앞서 말한 부정을 긍정으로, 실패를 성공으로, 회피를 직면으로, 위기를 기회로 바꿀 수 있는 내면의 지구력 즉 ‘극복의 힘’을 말한다. 안타깝게도 무기력과 우울에 찌들어 있는 사람들은 스스로 ‘고립(Isolation)’이라는 방어기제를 선택하고, 어렵게 느껴지는 사건이나 상황들은 결과가 어떻게 되었든 일단 회피할 가능성이 커, 그와 유사한 상황이나 사건이 일어나게 되면 또다시 회피하는 악순환이 반복되는 것을 깨닫지 못한다. 또한, 다른 사람들과 관계하고 소통하는 것 또한 피상적이고 지속적이지 못하기에 사람을 좋아하지 못하고 끝까지 신뢰하지 못한다.
에미 워너의 카우아이섬 연구의 결론 역시 회복탄력성을 지닌 아이들의 가장 큰 공통점은 ‘그 아이의 인생에 있어 무슨 일이 있어도 자신의 편이 되어주는 어른이 적어도 한 명 이상 있었다는 점’을 우리는 특히 주목해야 한다. 말 그대로 자신을 사랑하는 것도 타인으로부터 사랑받는 것도 각자의 능력임을 깨달아야 한다. 무엇보다 필자는 자신의 인생은 스스로 책임져야 하기에 무기력을 무기력하게 만들기 위한 기술 중 하나인 ‘회복탄력성’은 치열한 생존을 위해 하루하루 살아가는 바쁜 현대인 중에서 무의미하게 세월을 낭비하고 있는 무기력에 찌들어 있는 사람들이 반드시 갖추어야 할 자원임을 강조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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