확장메뉴
주요메뉴


닫기
사이즈 비교
소득공제
한 사람들로 붐빈다

한 사람들로 붐빈다

파란시선-0112이동
권주열 | 파란 | 2022년 10월 30일   저자/출판사 더보기/감추기
첫번째 리뷰어가 되어주세요
정가
10,000
판매가
9,000 (10% 할인)
배송안내
서울특별시 영등포구 은행로 11(여의도동, 일신빌딩)
지역변경
  • 배송비 : 유료 (도서 15,000원 이상 무료) ?
신상품이 출시되면 알려드립니다. 시리즈 알림신청
eBook이 출간되면 알려드립니다. eBook 출간 알림 신청
  •  해외배송 가능
  •  최저가 보상
  •  문화비소득공제 신청가능

품목정보

품목정보
발행일 2022년 10월 30일
쪽수, 무게, 크기 108쪽 | 172g | 128*208*20mm
ISBN13 9791191897371
ISBN10 1191897370

책소개 책소개 보이기/감추기

목차 목차 보이기/감추기

저자 소개 (1명)

책 속으로 책속으로 보이기/감추기

달의 몸에 문어체로 이루어진 수
족관을 증식하는 뼈 없는 동사로
슬쩍 미끄러지는 달,

에 걸려 넘어졌다

를 깊숙이 눌러쓰고

문어가 달에서 사라지는 것처럼 둥근 휴식과도 같은 죽음이 물 아래서부터 에워싼 무수한 중얼거림으로 이루어진 흡반들로 시작된 수족관 안에 아무것도 아닌 말을 말아 올린 종말이 들러붙어 침묵의 두께로 밀봉되는 순간 문어의 그림자가 비치는 달의 일부는 스스로 부재하는 물속에서 둥글게 구분되지 않는 생각의 공전으로 누구의 바탕인지 모를 달을 굴리는 모호한 곡면,

에 배드민턴을 쳤다

와, 날아다닌다
---「레몽 크노」중에서

오후만 생각하면 기분이 좋다

하루에 한 번씩 오후가 온다
때로는 서너 번씩 올 때도 있다

동그란 오후

오후는 한 번도 오전에 나가 본 적 없고
어둡기 전에 자리를 떴다

그런 오후가 며칠째 소식이 없다

오전에 물으니 오후에 다시 말하자고 한다

오후를 보고도 오후를 지나치는 사람
오후에 걸터앉아 오후를 기다리는 사람

아침에 오후를 데려간 사람이
밤에 허겁지겁 빈 오후를 꺼낸다

같은 모자를 빌려 쓴 다른 오후들

사람들은 한 개의 모자만 보고 있다

사람들은 한 개의 오후만 생각한다
---「오후」중에서

바케트를 물고 베케트를 읽는다

밀가루와 말 사이에 숭숭 뚫린 입들

웅얼거린다 이스트,

아무도 다물지 않고 누군가가
부풀어 오른다

―잘못 말하기
―잘못 없이 아주 잘못 말하기

거머쥔 빵이 아니라
빵의 표시처럼
여기 없고 오직 남은 이곳,

아닐 수도 있다
이곳이 아닐 수도

드러냄으로써
드러나지 않는 지점까지
종잡을 수 없는 말들

침묵이 다 사라질 때까지 결코
침묵할 수 없는 말,

어떤 말도 아무것도 아닌 말보다 허약하다

*이름 붙일 수 없는 자: 사무엘 베케트의 소설 제목.
---「이름 붙일 수 없는 자」중에서

출판사 리뷰 출판사 리뷰 보이기/감추기

추천평 추천평 보이기/감추기

오후를 기다리는 사람이 있다. 그런데 오후는 오전과 대비되는 시간이 아니다. 어떤 사람의 이름을 대체하는 기호처럼 보이기 때문이다. 권주열은 어떤 대상에 붙은 이름을 지우고 낯선 이름을 붙인다. 말과 말 사이의 틈을 찾아내고 그 틈에서 땜질한 흔적이 있는, 공기처럼 가벼운 4인칭의 언어를 발견한다. 빵에 뚫린 작은 구멍들은 이름이 없다. 그것은 그냥 작은 틈 같은 것이기 때문이다. 이름 붙일 수 없는 그 작은 구멍에 시인은 “숭숭 뚫린 입들”이라는 낯선 이름을 붙인다(「이름 붙일 수 없는 자」). 권주열은 이번 시집에서 말에 나 있는 틈을 탐구한다. 그 작고 기묘한 틈을 파헤치고 들어간다.

말의 틈, 그 비어 있는 자리를 응시하는 시인의 유쾌한 명상은 소리에 대한 탐구로 확장된다. 비는 소리가 없지만, 소리 나는 쪽으로 내리고 있다는 생각. 소리는 비와 전혀 다른 곳에서 오는 것이라는 생각. 한 번도 본 적 없는 소리가 비를 만나는 게 빗소리라는 생각. 이런 생각들은 비와 소리의 관계를 보여 주는 낯선 시적 상상이다. 비는 소리가 없다는 시인의 생각은 놀랍다. 빗방울이 어떤 사물과 접촉할 때 발생하는 게 빗소리가 아닌가. 하나의 세계가 다른 세계와 만날 때, 그 계면에서 발생하는 어떤 불꽃 같은 것, 그것이 소리다. 이러한 인식은 장자(莊子)의 소리에 관한 인식과도 연결되는 지점이 있지만, 권주열의 시적 상상력은 장자의 상상력과 다른 결을 보여 준다.

통념을 뛰어넘는 이런 상상을 통해 시인은 세상을 보는 우리의 인식에 일대 전환을 일으키려 한다. 이런 시도는 시집의 백미인 「곡률의 부호」에서 극을 이룬다. 외출했다가 한나절 지나 돌아왔을 때 아직 마당을 다 지나지 못한 달팽이를 보면서 시인은 “내가 환갑이 지나고 칠순은 넘어야” 달팽이가 “동네 한 바퀴를 다 돌” 것이라 생각한다. 동네 한 바퀴를 다 돈 달팽이는 다시 만난 나를 보고 깜짝 놀란다. “아까까지도 멀쩡하던 양반이 왜 이리 퍼석 늙어 버렸”냐고 생각한다. 얼마나 놀라운가. 같은 공간에 다른 시간이 흐르고 있는 걸 찾아낸 시인의 뛰어난 감각은.
- 김참 (시인)

회원리뷰 (0건) 회원리뷰 이동

  등록된 리뷰가 없습니다!

첫번째 리뷰어가 되어주세요.

한줄평 (0건) 한줄평 이동

  등록된 한줄평이 없습니다!

첫번째 한줄평을 남겨주세요.

배송/반품/교환 안내

배송 안내
반품/교환 안내에 대한 내용입니다.
배송 구분 예스24 배송
  •  배송비 : 2,500원
포장 안내

안전하고 정확한 포장을 위해 CCTV를 설치하여 운영하고 있습니다.

고객님께 배송되는 모든 상품을 CCTV로 녹화하고 있으며, 철저한 모니터링을 통해 작업 과정에 문제가 없도록 최선을 다 하겠습니다.

목적 : 안전한 포장 관리
촬영범위 : 박스 포장 작업

  • 포장안내1
  • 포장안내2
  • 포장안내3
  • 포장안내4
반품/교환 안내

상품 설명에 반품/교환과 관련한 안내가 있는경우 아래 내용보다 우선합니다. (업체 사정에 따라 달라질 수 있습니다)

반품/교환 안내에 대한 내용입니다.
반품/교환 방법
  •  고객만족센터(1544-3800), 중고샵(1566-4295)
  •  판매자 배송 상품은 판매자와 반품/교환이 협의된 상품에 한해 가능합니다.
반품/교환 가능기간
  •  출고 완료 후 10일 이내의 주문 상품
  •  디지털 콘텐츠인 eBook의 경우 구매 후 7일 이내의 상품
  •  중고상품의 경우 출고 완료일로부터 6일 이내의 상품 (구매확정 전 상태)
  •  모바일 쿠폰의 경우 유효기간(발행 후 1년) 내 등록하지 않은 상품
반품/교환 비용
  •  고객의 단순변심 및 착오구매일 경우 상품 반송비용은 고객 부담임
  •  직수입양서/직수입일서중 일부는 변심 또는 착오로 취소시 해외주문취소수수료 20%를 부과할수 있음

    단, 아래의 주문/취소 조건인 경우, 취소 수수료 면제

    •  오늘 00시 ~ 06시 30분 주문을 오늘 오전 06시 30분 이전에 취소
    •  오늘 06시 30분 이후 주문을 익일 오전 06시 30분 이전에 취소
  •  직수입 음반/영상물/기프트 중 일부는 변심 또는 착오로 취소 시 해외주문취소수수료 30%를 부과할 수 있음

    단, 당일 00시~13시 사이의 주문은 취소 수수료 면제

  •  박스 포장은 택배 배송이 가능한 규격과 무게를 준수하며, 고객의 단순변심 및 착오구매일 경우 상품의 반송비용은 박스 당 부과됩니다.
반품/교환 불가사유
  •  소비자의 책임 있는 사유로 상품 등이 손실 또는 훼손된 경우
  •  소비자의 사용, 포장 개봉에 의해 상품 등의 가치가 현저히 감소한 경우 : 예) 화장품, 식품, 가전제품, 전자책 단말기 등
  •  복제가 가능한 상품 등의 포장을 훼손한 경우 : 예) CD/LP, DVD/Blu-ray, 소프트웨어, 만화책, 잡지, 영상 화보집
  •  소비자의 요청에 따라 개별적으로 주문 제작되는 상품의 경우
  •  디지털 컨텐츠인 eBook, 오디오북 등을 1회 이상 다운로드를 받았을 경우
  •  eBook 대여 상품은 대여 기간이 종료 되거나, 2회 이상 대여 했을 경우 취소 불가
  •  모바일 쿠폰 등록 후 취소/환불 불가
  •  중고상품이 구매확정(자동 구매확정은 출고완료일로부터 7일)된 경우
  •  LP상품의 재생 불량 원인이 기기의 사양 및 문제인 경우 (All-in-One 일체형 일부 보급형 오디오 모델 사용 등)
  •  시간의 경과에 의해 재판매가 곤란한 정도로 가치가 현저히 감소한 경우
  •  전자상거래 등에서의 소비자보호에 관한 법률이 정하는 소비자 청약철회 제한 내용에 해당되는 경우
소비자 피해보상
  •  상품의 불량에 의한 반품, 교환, A/S, 환불, 품질보증 및 피해보상 등에 관한 사항은 소비자분쟁해결기준(공정거래위원회 고시)에 준하여 처리됨
환불 지연에
따른 배상
  •  대금 환불 및 환불 지연에 따른 배상금 지급 조건, 절차 등은 전자상거래 등에서의 소비자 보호에 관한 법률에 따라 처리
  •  쿠폰은 결제 시 적용해 주세요.
1   9,000
뒤로 앞으로 맨위로 공유하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