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천년에 아흔아홉 번

천년에 아흔아홉 번

푸른사상 시선-163이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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품목정보

품목정보
발행일 2022년 10월 12일
쪽수, 무게, 크기 160쪽 | 240g | 128*205*8mm
ISBN13 9791130819570
ISBN10 113081957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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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자 소개 (1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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맨발의 기억이다
살그머니 다가간 걸음 끝에서
장다리꽃 앞에서
엎어진 울음이다
상처 난 나비를 보았다
매발톱꽃 수레국화 환한 하오에
아무도 일으켜주지 않은 나비는
누구도 세워주지 않은 나비는
넘어지는 일은 발끝의 일이어서
나비를 쫓는 이랑은
발밑을 잊은 돌부리다
나비가 앉았던 곳마다
갸우뚱 기울어지는 결정에
슬쩍 기댔다는 귓속말이다
이파리에 엉킨 애벌레의 시야는
볕살에 다치는 일이었다
더듬이에 말려든 어스름은
가장자리에서 부푸는 일이었다
허공에 자신만의 그물을 직조한 나비는
어디로 기울든 꽃밭이다
장다리꽃 알알이 익어
발끝을 궁리 중이다
꽃잎을 다 닫은 날개가
꽃 진 뒤의 여닫이를 덜거덕거린다
넘어진 나비는
엎어진 어린 울음의 마디 앞에
발끝의 기울기로 접혀 있다
---「넘어진 나비」중에서

어둑해지는 산길에서 후박꽃들 어두워진다.

어차피 꽃잎의 질서란 밤과 낮을 보고 배운 방식이니까, 저녁은 두껍고 아침의 산길은 한없이 얇아서 모두 후박나무의 차지다.

나는 서둘러 산길을 내려오면서
저 어두운 밤이 모두 축축한 나무들 껍질로 단단해지는 것을 보았다.
흐르는 소리의 소유권을 주장하듯
물길 옆, 나무들 흔들리다가
물길을 닮아 구불구불해지는 것을 꽤 여러 해 지켜보았다.

계곡에 박힌 돌부리들, 물에 걸려 넘어진 저것들은 실상 옆새우나 가재, 도롱뇽이나 개구리와 같은 냄새를 풍기며 모래의 날들로 간다.

후박, 이라 말하고 나면 반드시
오르막과 내리막이 한 호흡 속에 있다.

두꺼워진 후박이 어깨에 내려앉는다.
비늘을 품은 나무껍질들이 어둠을 바짝 끌어당긴다.
---「후박」중에서

노란은 함정이다
아니다 두 마리 벌레가 기어들어간 집
꽃 떨어진 뒤끝치고는 아삼삼한 때깔
아니다 노랗게 떠서 입술 따먹고 사는 집
미쳤다 자물쇠 꽉꽉 채운 갱도 입구는
발 없는 새가 다녀간 자리
갈탄 캐는 사내의 땟국물에 전 가시내 신접살림 차렸네
둘이 단칸방에 드는 일
씨눈을 방점 찍어 얼굴 맞대면
와랑와랑 내걸리는 뭇별
노란은 하나다
아니다 벽장을 흔들어 제 이마 짚는 집
카시오페이아와 안드로메다의 별들이 똥 누기 전에
종유석 같은 새끼 굳게 낳아
지하 동굴은 씨알머리로 깊어가는 하늘
천년에 아흔아홉 번 물방울이 몸 뒤척일 때
누군가 바투 문 따는 날이 닥친다 해도
노란 집은 한 번만 툭 떨어지면
케페우스와 페르세우스가 만만세

하늘이 소리 없이 내려앉는 동안
미나리아재비 너머 산수유 지고 피고
갱도를 내달리던 탄차는 탐문을 피해
컴컴한 밥그릇에 며느리밑씻개 퍼다 날랐지
갈탄의 윤이 나는 출구 없는 방에서도
피붙이는 돌순으로 자라나
갱도를 발효하는 올록볼록 숨소리

노란은 꺼진 등불이다
아니다 천년만년 달수를 잉태하는 블랙홀
---「모과의 방 ― 사내」중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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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형(正形)이 천대받는 일들에 대해 말들이 많지만 단맛 나는 말투로 빚은 과욕에 대해서는 또 관대하다. 삐딱한 자세엔 삐딱한 이유가 있다. 그건, 아픈 곳을 피하는 자세이기도 하다. 김려원 시인의 시는 탓하는 일에 앞서 이유를 찾은 일을 오래 해온 말투다. 풀을 먹는 존재들이 대체로 우는 이유에 풀과 애벌레와 열매들을 의심하는 삼투압적인 자세는 온갖 기형을 인정한 끝에야 얻을 수 있는 말투다. 주저한 끝을 모아 속보를 걷는 자세다.

세상엔 한물간 말투들과 도무지 알 수 없는 말투들의 간격이 넓다. 그 틈을 어우르는 일을 천품(天稟)으로 삼은 각오가 단연 돋보인다. 다채(多彩)가 넘친다. 대체로 굴리다 보면 동그랗게 되는 것이 이치라지만 시인의 시들은 굴릴수록 불거지거나 도드라진다. 다분(多分)이 경우의 수 쪽으로 몰리는 일과 같다. 때론 지루할 법한 추구를 다루면서도 분방함을 놓지 않는다.

시인은 무간(無間)의 나이와 표정과 분간과 체득을 사용하는 연령대라서 시만 보아서는 쉽게 현실의 면면이 추정되지 않는다. 옳은 일이다. 시는 젊고 분별은 깊다. 더 놀라운 것은 이제 첫 시집이라니!
- 박해람 (시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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