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식물성 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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품목정보

품목정보
발행일 2022년 10월 21일
쪽수, 무게, 크기 144쪽 | 154g | 125*200*20mm
ISBN13 9791192333298
ISBN10 1192333292

책소개 책소개 보이기/감추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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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자 소개 (1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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버려진 차의 기름통에선
몇 리터의 은하수가 똑똑 새어 나왔다
빗물 고인 웅덩이로 흘러 들어가
한낮의 오로라를 풀어 놓았다
그러는 사이 플라타너스 잎들이
노후된 보닛을 대신하려는 듯
너푼너푼 떨어져 덮어 주었다
칡넝쿨은 바퀴를 바닥에 단단히 얽어매고
튼실한 혈관으로 땅의 숨결을 불어넣었다
햇빛과 바람, 풀벌레와 별빛이 수시로
깨진 차창으로 드나들었다
고라니가 덤불을 헤쳐 놓으면
그 안에서 꽃의 시동이 부드럽게 걸렸다
저 차는 버려진 것이 아니라
식물성 공업사에 수리를 맡긴 것이다
그래서 소음과 매연과 과속으로 탁해진
그동안의 피를 은밀히 채혈하고
자연수리법으로 고치는 중이다
풀잎 머금은 이슬로 투석마저 끝마치면
아주 느린 속도로 뿌리가 생기고
언젠가는 차의 이곳저곳에 새들도 합승해,
홀연 질주 본능으로 기슭을 배회하다가
봄으로 감쪽같이 견인될지도 모른다

아이들은 효율성 좋은 자동차라고
차 문을 열거나 지붕 위에서 뛰기도 하지만
계절의 시속으로 함께 달리는 중이라는 걸
아무도 모를 것이다 지금도 차 주위로
푸릇한 수만 개의 부품이 조립되고 있다
---「식물성 피」중에서

빈 주머니로 이 높은 곳까지
오르기란 얼마나 힘이 들까
그것을 알고 있는 사람들의 집에는
무거운 것들이 없다
그들의 방 안에 깃털처럼 흩어져 있는 푸른 꿈들

다만 향기에도 난간이 있어
무수한 벌과 나비가 오르내렸다
---「라일락과 오월은 점점 휘어지고」중에서

붉은 감나무를 위성으로 두고
봄이면 부푸는 모란 몇 송이를 끌어들여
꽃 운석을 떨어뜨린다
(…)
지구의 어디쯤으로 추정되는 천체이다
울고 난 다음 속눈썹에 달라붙던
별빛들의 처마 위,
울퉁불퉁한 행성의 표면 같은 얼굴로
집과 오늘과 또 몇몇 이름의 주위를
돌고 또 돈다
---「소행성 260 LJS」중에서

단절된 사람을 기억하는 것과 기념하는 일은
한 사람을 구축하는 데 드는 광역대에
접속하는 것이라는데

이중창을 오래 들여다보면 마주 보던 입김으로 급히 써 내려간 모호한 흘림체가 남아 있다 잠재된 예각이 둔각으로 열릴 때까지 지저귀던 입술들

안부를 묻는 방향이 바뀔 때마다
빗소리가 새 주파수를 튼다
그런 날씨면 나는 무방비로 노출된다
---「비를 틀어 놓고」중에서

지금쯤 오후엔 뒤란의 그늘이
빈집을 떠받치고 있을 거다
(…)
우리는 그늘 몰래 집을 허물려 한다
흐린 날이 좋을까 아니면
깜깜한 밤이 좋을까
모두들 각자의 의견을 내놓았지만
나는 오후의 그늘이 늙은 감나무에 들렀다 오는
그때가 좋겠다고 생각한다
---「그늘 몰래」중에서

잠항이 삶인 아이들이 열다섯이 될 때
그 집은 잠시 수면 위로 솟는다
우리는 그 시간을 잠수함이라고 부른다

소문에 의하면
악몽에 난파된 아이만이
빠져나올 수 있다고 했다
그땐 흰 시트에 덮인 맨발 하나가
세상을 바라본다고 했다
---「잠수함이 있는 곳」중에서

죽음에도 무늬가 있다면
담장을 넘나드는 저 가을 나비가 아닐까요

나비 날개에 묻혀서 오는 분가루는
아버지가 우리에게 보내는 안부
풍장 앞에서 시간도 주름이 되고
물방울이 되고
다시 씨앗으로 되돌아가는
영원이라는 글귀가 눈에 들어오네요
---「헛제삿밥」중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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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금부터 우리는 시인 이주송의 물방울이 어디로 튀어서 달려가는지 지켜보아야 한다. 그러나 하필이면 새 아침에 막 눈을 뜬 이 발랄하고 명랑한 물방울의 갈 길을 지레짐작하는 일은 멈추어야 한다. 이주송 시인의 언어는 우리가 일찍이 다 잊고 내다 버린 시의 성실과 진심을 다 기억하고 있나니 그 물방울, 처음 세상에 태어난 시의 물방울, 반짝이는 몸의 힘으로 세계를 흔들고 다시 헹구는 즐겁고도 고독한 시혼의 행로에 기꺼이 동행하여야 한다. 그리고 그대 스스로 정직해진 가슴으로 끝끝내 지켜보실 일, 저 물방울 마침내 어디로 가나. 어느 바다에서 몸을 내리나.
- 류근 (시인)
이 세상의 생명체는 식물과 동물로 나눠지는 것이 아니라 다른 존재를 이롭게 하는 것과 해롭게 하는 것으로 나눌 수 있지 않나, 이주송 시인의 시를 보며 생각하게 된다. 약육강식과 적자생존의 법칙이 엄존하는 이 세상에서 어떻게든 살아 보려는 생명체들의 분투와 값어치를 찾아내고자 하는 시인의 눈은 소똥도 풀씨도 멧돼지도 물결부전나비도 예사롭게 봐 넘기지 않는다. 이 지상에서 살아 숨 쉬고 있는 뭇 생명체의 삶에의 의지를 찾아내는 예리한 관찰력, 그것들의 몸짓을 아주 꼼꼼하게 그려내는 치밀한 묘사력은 마스크를 쓰고 팬데믹 시대를 견디고 있는 우리 모두에게 적지 않은 위안이 될 것이다. 시를 읽을 때마다 심호흡을 크게 하게 된다. 상쾌해진다.
- 이승하 (시인·중앙대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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