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마(soma)란 고대 그리스어 소마(σωμα)에서 유래한 말입니다. 역사학자인 헤시오도스 때부터 사용된 이 말은 ‘총체적인 생명체(the living body in its wholeness)’라는 뜻으로, 기능적으로 충만하게 살아 있는 몸을 말합니다. 즉 살아 있고, 스스로를 느끼며, 내면에 대한 인식을 지닌 몸입니다. 현대 몸학(Somatic)을 정립시킨 토마스 하나는 ‘몸의 정신적?육체적 기능을 포함하며, 움직임을 통해 스스로 진화하는 존재’를 일컫는다고 했습니다. 그러므로 살아 있다는 것은 끊임없이 움직임이 일어난다는 것이며, 이는 물질의 변화와 관계가 있습니다. ‘스스로를 느낀다’는 것은 스스로의 감각과 느낌을 알아차리는 것인데, 이 감각도 물질적인 변화와 관련이 깊습니다.
- 본문 36쪽
먼저 지금 계시는 곳이 어디든지 가능하면 누울 수 있는 편안한 공간을 선택해서 척추 뼈들을 누이면서 잘못한 일, 원망과 근심, 공허와 아픔 등 내려놓아야 할 것들을 내려놓는 동작을 해봅니다. 그리고 충분히 내려놓아 더 이상 부정적인 감정이 떠오르지 않으면 다시 몸을 일으켜 세우면서 온 세상을 향해 따뜻한 불을 밝히는 움직임을 해봅니다. 어떤 동작이든 상관없습니다. 이때 어떤 동작이 맞고, 어떤 동작은 틀린 것은 아닙니다. 그 따뜻한 불속에 내가 행한 모든 공덕을 나눈다는 의도가 들어 있으면 기도가 됩니다.
그러면서 움켜쥐었던 손을 펴서 세상을 향해 쭉 뻗는 동작을 하면서, 두 다리와 온몸은 이를 지지하고 받치는 자세를 해보세요. 또는 무릎을 굽히거나 뻗으면서, 어딘가에 있는 누군가에게 나의 좋은 것들을 바치는 움직임을 반복합니다. 나의 세포와 근육과 관절, 인대들을 움직이면서 나누는 몸짓은 기도가 되고 춤이 됩니다.
- 본문 98쪽
우리 몸과 마음은 긴밀하게 연결되어 움직이고 있기 때문에 정신 작용과 생각은 우리 몸에 영향을 미칩니다. 무엇인가에 집착하며 끊임없이 욕망을 향해 달려갈 때 우리 몸은 근육이 긴장하면서 수축이 일어납니다. 또한 몸의 상태에 비해 힘을 더 많이 낭비하거나 소모해 버려 에너지가 고갈되고 쇠약해질 수 있습니다. 불안과 불만족, 혐오감이 일어날 때 우리 몸은 전체가 조화롭지 못합니다. 몸의 경락이 제대로 순환하지 못해 어딘가 막혀 통증을 느끼거나 몸의 한 부분을 소외시킬 수도 있습니다.
욕망과 집착, 혐오감을 내려놓은 평온한 상태가 되면 우리 마음은 맑은 호수처럼 고요합니다. 이때 몸 상태도 가벼워지면서 순환과 흐름이 안정됩니다. 지금 이 순간 자신이 고통스럽다면 무엇을 욕망하고 있는지 한번 살펴보시기 바랍니다. 또한 자신의 삶에서 어떤 것들을 소외시키고 있는지, 혹은 혐오감을 느끼는 것은 무엇이 있는지 한 번 성찰해 보시기 바랍니다.
- 본문 171~172쪽
소마가 어떤 이유로든 충격을 받으면, 근육은 긴장을 넘어서 경직되고 딱딱하게 굳어집니다. 이때 경험했던 부정적인 감정은 근육의 세포 속에 그대로 남아 있습니다. 근육의 긴장은 감정도 묶어 놓기 때문에 타인과의 관계는 부자유스럽고, 원활하지 못합니다. 소마의 긴장과 부정적인 감정을 풀어 주는 한 방법은 몸을 부드럽게 흔들어 주는 것입니다.
손가락과 손목과 발목 등의 관절들을 부드럽게 흔들기 시작하면 손목과 발목의 진동과 파동을 느낄 수 있습니다. 이때 의도를 가지고 소마가 스스로 움직이도록 내맡기고 허용하면 그 진동에 의해 팔꿈치와 어깨, 무릎, 고관절, 다리, 골반 등이 흔들리는 경험을 하게 될 것입니다. 이때 조금 경쾌한 음악을 틀어 준다면 도움을 받을 수 있을 겁니다. 이렇게 흔들리면서 소마에 남아 있는 감정도 흘러가게 놔두겠다는 의도를 가진다면, 중추신경계와 감각신경계의 활동을 통해 긴장과 감정이 흘러 나갑니다. 이때 욕심과 집착, 성냄과 혐오 같은 감정도 내려놓겠다는 의도를 가진다면 그러한 감정도 흘러가게 둘 수 있습니다.
- 본문 210~211쪽
우리는 많은 시간, 많은 이들로부터 습관적으로 사랑과 보살핌을 받아 왔기 때문에 바깥으로부터 사랑을 갈구합니다. 하지만 언제까지나 우리가 원하는 대로, 원하는 만큼 사랑을 받을 수는 없습니다. 대신 자신의 필요와 욕구를 스스로 보살필 수는 있지요. ‘나에게 필요한 사랑을 스스로 주기’, 이것이 자기 자애와 자기 연민입니다. 여기서 자기에게 자애와 연민의 마음을 일으키는 방법을 실험해 보고자 합니다. 진정 자신에게 필요한 것이 무엇인지 찾아, 자기 자비 문구를 만들어 보는 것입니다.
내가 나에게(를) _____ 하기를!
내가 나를(에게) 더 _____ 할 수 있기를!
내가 _____
내가 _____
내가 _____
이렇게 하나에서 다섯 가지 정도 써 보신 다음 자신에게 여러 번 반복해서 속삭여 줍니다. 마음에 위로가 되고, 새로운 힘이 솟고, 평안하고 따뜻해질 때까지 말입니다. 그렇게 한 후 누군가로부터 조건 없는 사랑과 보살핌을 받았을 때의 감정도 느껴 봅니다. 다시 한 번 “내가 행복하기를, 내가 안전하기를, 내가 건강하기를, 내가 잘되기를, 내가 행복의 원인을 심기를, 내가 고통에서 벗어나기를, 내가 슬픔에서 자유롭기를, 내가 비난에서 자유롭기를.” 하고 충분히 편안해질 때까지 반복해서 속삭여 줍니다.
- 본문 219~220쪽
어떤 대상으로 인해 고통스럽다면 대상을 대변할 수 있는 색을 하나 선택하신 후 머리와 뇌는 손과 근육으로 보내고 따라 갑니다. 평소에 사용하지 않는 낯선 손과 근육의 지혜에 맡겨 보는 것도 좋습니다. 그림이나 색, 형체에 대해 배워 알던 것, 들었던 것, 경험했던 모든 것들을 내려놓습니다.
(…)
이때 주의할 것은 ‘자신의 기대와 눈높이에 맞지 않는 작품’일 수도 있다는 것입니다. 유치원이나 초등학생 수준의 작품이라는, 스스로의 평가를 자신과 동일시하지 않기를 바랍니다. 다만 종이에 나타난 작품, 그림이나 선이나 형태 중에 자신의 주의를 끄는 것이 있는지 잘 살펴봅니다. 그리고 그것이 자신에게 무슨 말을 하는지 귀를 기울여 봅니다. 단어나 문장일 수도 있고, 의성어나 의태어 등으로 말을 걸어 올 수도 있습니다. 거기에 어떤 은유나 비유, 혹은 의미가 담긴 나에게 필요한 메시지가 있을 수 있습니다. 표현한 작품 뒤나 종이에 이것을 적어 봅니다.
종이에 그림이 하는 말을 적은 후 지금까지의 과정에서 어떤 경험을 했는지도 간략하게 적어 봅니다. 자신에게 어떤 일이 일어났는지, 혹은 어떤 경험, 변형이 있었는지, 어떤 통찰이나 새로운 앎이 생겼는지 수확해 봅니다. 어떤 기대를 갖고 시작했는데 그에 못 미쳤다는 등 자신의 반응을 써 보는 것도 좋습니다. 그런 후 원망이나 화, 애착이나 집착의 괴로운 에너지들이 몸과 마음에 남아 있는지 확인해 봅니다. 남은 에너지를 호흡과 털기로 다시 내보내시고 휴식을 합니다.
- 본문 271~273쪽
--- 본문 중에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