확장메뉴
주요메뉴


닫기
사이즈 비교
소득공제
메모리 인 흑백

메모리 인 흑백

첫번째 리뷰어가 되어주세요
정가
15,000
판매가
13,500 (10% 할인)
배송안내
서울특별시 영등포구 은행로 11(여의도동, 일신빌딩)
지역변경
  • 배송비 : 유료 (도서 15,000원 이상 무료) ?
eBook이 출간되면 알려드립니다. eBook 출간 알림 신청
  •  국내배송만 가능
  •  최저가 보상
  •  문화비소득공제 신청가능

품목정보

품목정보
발행일 2022년 10월 31일
쪽수, 무게, 크기 168쪽 | 147*213*20mm
ISBN13 9791162491355
ISBN10 1162491353

책소개 책소개 보이기/감추기

목차 목차 보이기/감추기

책 속으로 책속으로 보이기/감추기

어찌 그날을 잊으랴. 1980년 3월 25일이었다. 그는 마침내 학교를 때려치우기로 한다. 고3이 되던 해였다. 집에는 알리지 않았으므로 위장 등교를 했다. 이리저리 둘러대곤 책 한 권 달랑 들고 교련복 차림으로 등교한 곳은 종묘. 사진은 종묘를 지나 창경궁에서 찍었다. 쫄쫄 굶고 다니는 무렵이었지만, 그래도 무슨 정신에서인지 사진사에게 돈을 주고 기념사진 한 장을 찍었다. 그야말로 출세간의 날이었다. 보라. 저 무심한 듯 침통한 듯하면서 어딘지 분기탱천한 기운이 느껴지는 얼굴을.

그날 그는 썼다. “오늘날 교육은 하나의 거대한 추상에 지나지 않는다. 우리는 그곳에서 도태된 자아와 왜곡된 젊음을 본다.” 이렇게도 썼다. “‘예술가는 자유에서 죽고 구속에서 산다.’고 앙드레 지드는 말했다. 여기에 알베르 카뮈는 덧붙인다. ‘하지만 그 구속은 자신이 선택한 구속이어야 한다.’”

그 무렵, 되풀이해서 꾸던 꿈이 있다. 학교 가는 길. 등교생들 속에 섞여 걷던 그는 학교 정문을 지나치고 만다. 주위의 아이들이 하나둘 사라진다. 그리고 텅 빈 들판. 그는 걷는다. 이미 한낮이 된 빛 속을 그는 계속해서 걷는다. 아무도 없다. 한낮의 텅 빈 들판만이 이어진다. 마침내 제자리에 우뚝 멈춰 선 그가 묻는다. 나는 왜 여기에 있는 것일까? 나는 왜 혼자 여기에 와 있는 것일까? 쉽지 않은 물음이다. 대답할 수 있을까? 42년 전의 그에게 지금의 나는 어떤 대답을 할 수 있을까? 대답 대신 편지를 쓴다. 1995년경에 쓴 시 한 편으로 편지를 대신한다.

포도밭 벌목 3

들어오게. 여기는 밤의 궁전. 별들의 조명탄이 은광銀鑛의 열두 야적장에서 작열하고 있네. 이봐, 친구, 자넨 문 앞에서 너무 오래 망설였지 않나. 자넨 여러 번 이곳까지 이르렀지만 언제나 다른 길로 돌아가야 했고, 지금 방금도 자넨 왔던 길을 찾지 못하고 있네. 해는 저물고, 눈금이 지워진 그대의 행장行狀. 빛의 눈 밖에 난 그대의 족적. 귀 기울여봐. 겨울 언덕을 탄주하는 저 가슴 아픈 음악. 치유할 수 없는 상처는 얼마나 평화에 가까운가. 겨울밤 꿈마다 자넨 얼음 강 건너 북방한계선 너머로 월남하지만 희망이라는 작물, 절제와 행복이라는 씨앗을 위해 자네가 주판처럼 갈아놓은 기름진 텃밭은 밤의 맹아萌芽들에 포위되어 있어. 어디 자네 정신의 재갈을 힘껏 당겨봐. 멈춰야 할 때 치닫는 미친 말 같은 정신을. 오게. 그러니 친구, 이곳은 휴경지인 밤. 자네의 타버린 영혼에 질박한 객토를 제공하리. 별의 높이까지 가면 언제든지 태양을 볼 수 있는 곳. 허망한 볏짚 한 묶음인 생의 헛간 문 열고 정신이 남향할 때 남국은 북향으로 거수하지. 더는 주저하지 말고 자네 앞의 문을 밀어보게. ‘빛의 정원’이란 문패가 붙은 황금빛 문을. 손 뻗으면 닿는 어둠의 속결에서 안과 겉을 잊을 때, 자네가 등진 세계로 돌아나가는 문에 왜 ‘밤의 정원’이라는 반딧불 언어가 빛나는지 그때 비로소 알게 될 걸세.(시집 『하늘이 담긴 손』에서)
---「김영래, 나에게 쓰는 편지」중에서

출판사 리뷰 출판사 리뷰 보이기/감추기

회원리뷰 (0건) 회원리뷰 이동

  등록된 리뷰가 없습니다!

첫번째 리뷰어가 되어주세요.

한줄평 (0건) 한줄평 이동

  등록된 한줄평이 없습니다!

첫번째 한줄평을 남겨주세요.

배송/반품/교환 안내

배송 안내
반품/교환 안내에 대한 내용입니다.
배송 구분 예스24 배송
  •  배송비 : 2,500원
포장 안내

안전하고 정확한 포장을 위해 CCTV를 설치하여 운영하고 있습니다.

고객님께 배송되는 모든 상품을 CCTV로 녹화하고 있으며, 철저한 모니터링을 통해 작업 과정에 문제가 없도록 최선을 다 하겠습니다.

목적 : 안전한 포장 관리
촬영범위 : 박스 포장 작업

  • 포장안내1
  • 포장안내2
  • 포장안내3
  • 포장안내4
반품/교환 안내

상품 설명에 반품/교환과 관련한 안내가 있는경우 아래 내용보다 우선합니다. (업체 사정에 따라 달라질 수 있습니다)

반품/교환 안내에 대한 내용입니다.
반품/교환 방법
  •  고객만족센터(1544-3800), 중고샵(1566-4295)
  •  판매자 배송 상품은 판매자와 반품/교환이 협의된 상품에 한해 가능합니다.
반품/교환 가능기간
  •  출고 완료 후 10일 이내의 주문 상품
  •  디지털 콘텐츠인 eBook의 경우 구매 후 7일 이내의 상품
  •  중고상품의 경우 출고 완료일로부터 6일 이내의 상품 (구매확정 전 상태)
  •  모바일 쿠폰의 경우 유효기간(발행 후 1년) 내 등록하지 않은 상품
반품/교환 비용
  •  고객의 단순변심 및 착오구매일 경우 상품 반송비용은 고객 부담임
  •  직수입양서/직수입일서중 일부는 변심 또는 착오로 취소시 해외주문취소수수료 20%를 부과할수 있음

    단, 아래의 주문/취소 조건인 경우, 취소 수수료 면제

    •  오늘 00시 ~ 06시 30분 주문을 오늘 오전 06시 30분 이전에 취소
    •  오늘 06시 30분 이후 주문을 익일 오전 06시 30분 이전에 취소
  •  직수입 음반/영상물/기프트 중 일부는 변심 또는 착오로 취소 시 해외주문취소수수료 30%를 부과할 수 있음

    단, 당일 00시~13시 사이의 주문은 취소 수수료 면제

  •  박스 포장은 택배 배송이 가능한 규격과 무게를 준수하며, 고객의 단순변심 및 착오구매일 경우 상품의 반송비용은 박스 당 부과됩니다.
반품/교환 불가사유
  •  소비자의 책임 있는 사유로 상품 등이 손실 또는 훼손된 경우
  •  소비자의 사용, 포장 개봉에 의해 상품 등의 가치가 현저히 감소한 경우 : 예) 화장품, 식품, 가전제품, 전자책 단말기 등
  •  복제가 가능한 상품 등의 포장을 훼손한 경우 : 예) CD/LP, DVD/Blu-ray, 소프트웨어, 만화책, 잡지, 영상 화보집
  •  소비자의 요청에 따라 개별적으로 주문 제작되는 상품의 경우
  •  디지털 컨텐츠인 eBook, 오디오북 등을 1회 이상 다운로드를 받았을 경우
  •  eBook 대여 상품은 대여 기간이 종료 되거나, 2회 이상 대여 했을 경우 취소 불가
  •  모바일 쿠폰 등록 후 취소/환불 불가
  •  중고상품이 구매확정(자동 구매확정은 출고완료일로부터 7일)된 경우
  •  LP상품의 재생 불량 원인이 기기의 사양 및 문제인 경우 (All-in-One 일체형 일부 보급형 오디오 모델 사용 등)
  •  시간의 경과에 의해 재판매가 곤란한 정도로 가치가 현저히 감소한 경우
  •  전자상거래 등에서의 소비자보호에 관한 법률이 정하는 소비자 청약철회 제한 내용에 해당되는 경우
소비자 피해보상
  •  상품의 불량에 의한 반품, 교환, A/S, 환불, 품질보증 및 피해보상 등에 관한 사항은 소비자분쟁해결기준(공정거래위원회 고시)에 준하여 처리됨
환불 지연에
따른 배상
  •  대금 환불 및 환불 지연에 따른 배상금 지급 조건, 절차 등은 전자상거래 등에서의 소비자 보호에 관한 법률에 따라 처리
  •  쿠폰은 결제 시 적용해 주세요.
1   13,500
뒤로 앞으로 맨위로 공유하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