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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네임, 노나메

노네임, 노나메

: 내 마음에도 단골집이 필요해

김기수 | 주로 | 2022년 11월 09일   저자/출판사 더보기/감추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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품목정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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발행일 2022년 11월 09일
쪽수, 무게, 크기 192쪽 | 130*200*20mm
ISBN13 9791198018991
ISBN10 119801899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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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7년 8월 16일, 노나메는 총 26만 원을 팔았다. 예상보다 잘 팔았다고 생각했다. 손님들이 다 나가고 정리를 했다. 테이블을 치우고 다음 날 필요한 재료들을 조금 준비해두고, 잔과 그릇을 닦았다. 새벽 1시까지 영업을 했을 때라, 정리를 다 하니 2시가 조금 넘어 있었다. 가게 옆 휴식 공간에 앉아 택시를 불렀다. 정산지를 몇 번이나 다시 봤다. 지금도 가끔 힘이 들 때는 노나메의 첫날을 생각한다.
--- p.53

요리는 조리과정 중 불 조절과 마무리하는 간만 잘 봐도 절반은 성공한다. 하지만 이 두 가지는 말이 쉽지 사실 제일 어려운 부분이다. 칼질 같은 조리기술은 하다 보면 익숙해지지만, 어느 순간에 불을 강하게 하고 줄여야 하는지 판단하는 것과 눈대중으로 조미료를 가늠해서 첨가하는 것은 센스가 필요한 일이다. 줄곧 이렇게 자신만만하던 나의 요리 역사에 길이 남을 폭삭 망한 음식을 하나 만들고 말았다.
--- p.44

아무리 귀하고 좋은 재료를 넣어서 고급 음식인 척을 해도, 라면은 라면일 뿐이다. 그렇다면, 좋은 재료를 넣어서 굳이 난 고급 면 요리예요, 하는 것보다는 그냥 빠르게 인정하고 평범한 라면입니다, 그래도 맛이 좋습니다, 솔직해지는 편이 나을지도 모른다.
--- p.58

내가 이 바비큐 파티에 온 진짜 목적, 여름 축제의 꽃 ‘나가시소멘(흐르는 물과 함께 소면을 흘려 낚아 먹는 일본의 여름 놀이)’을 준비하는 것이다. 꼬마들보다 더 신난 나는 소면에 찍어 먹을 간장소스를 손에 들고 대나무 장치 앞에 일찌감치 서 있었다.
--- p.41

음식이 나오고 한동안 서로 아무 말이 없었다. 불판에 들어간 숯이 이따금 탁탁 소리를 내며 타들어갔다. 조금 웃기다고 생각했다. 우리는 다 꺼져가는 중인데 이제 막 불이 붙어 뜨겁게 타고 있는 숯으로 양꼬치를 구우려 하고 있다니.
--- p.1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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