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누구나 평행선 너머의 사랑을 꿈꾼다

누구나 평행선 너머의 사랑을 꿈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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품목정보

품목정보
발행일 2022년 11월 01일
쪽수, 무게, 크기 320쪽 | 372g | 140*210*30mm
ISBN13 9791168611016
ISBN10 1168611016

카드 뉴스로 보는 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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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한항공 801편이 추락했다는 소식을 들었을 때 김창기는 혼자였다.
---「첫 문장」중에서

잘못은 죽은 아이에게 있었다. 아내가 잘못된 건 아니었다. 아이가 죽었을 때부터 그들 부부는 모든 게 잘못되기 시작했다. 그들은 지금도 그 연장선상에 서 있었다. 한번 끊어진 철로는 다음 기차를 타고 오는 사람을 위해서 복구될 뿐 끊어진 철로를 지나는 사람들은 그저 곤두박질칠 뿐인 것이다.
--- p.29

김창기가 여자를 찾아가는 이 길은 반복이 아닌가. 아주 오래 전에 있었던 일을 그가 되살릴 수밖에 없다면, 그건 분명 반복이다. 이 도시의 얼기설기 뒤섞인 도로망의 어느 부분을 헤집기 위해 애쓰는 김창기는 그게 어쩔 수 없는 자신의 인생 그 자체라는 사실을 알기나 할까. 지금 찾아가는 이 길이 바로 그런 게 아닌가. 지나간 시간을 되살리며 그는 다시 살고 있는 것이다. 그러기에 어떠한 길에서도 직진만 할 수는 없는 것이다.
--- p.82

여자에게 가는 길은, 김창기 자신이 이렇게 여자를 지키고 있다는 사실을 알리기 위해서는 유리를 깨는 수밖에 없었다. 그 소리. 유리창이 박살나는 소리. 그는 금단과 금기의 세계를 날카로운 파열음과 가슴을 찔러대는 고통을 통과함으로써 깨뜨릴 수 있었다. 그는 산산조각 난 유리조각에 기어이 피투성이가 되고 말았다.
--- p.178

여자의 소식을 들은 뒤로 김창기 자신의 모든 이성과 감정의 실타래는 모조리 헝클어져 버렸거나 매듭이 끊어져 버린 건지도 몰랐다. 한동안 까맣게 묻혀졌던 여자와의 시간이 되살아나면서 그는 형편없이 뒤엉켜버린 실타래의 매듭을 찾기 위해 안절부절못하고 있는 건지도 몰랐다.
--- p.260

그렇지 않다고, 잘못은 자신에게 있다고, 또 어쩌면 운명의 잘못이라고, 미친 사랑이라 하더라도 사랑할 수밖에 없다는 그게 잘못이다고 말하고 싶었지만 그는 한마디도 할 수가 없었다.
--- p.29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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