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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생은 애매해도 빵은 맛있으니까
중고도서

인생은 애매해도 빵은 맛있으니까

: 당신에게 건네는 달콤한 위로 한 조각

라비니야 글그림 | 애플북스 | 2021년 12월 27일   저자/출판사 더보기/감추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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품목정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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발행일 2021년 12월 27일
쪽수, 무게, 크기 240쪽 | 358g | 135*200*14mm
ISBN13 9791190147897
ISBN10 119014789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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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람들이 좋다고 하는 게 100퍼센트 만족도를 채워 주는 답안이 되지 않으며 새로운 시도를 통해 생각하지 못한 의외의 맛을 경험할 가능성도 있다. 선택의 기로에서 주저할 땐 좀 더 모험을 해봐도 된다고 자신을 독려한다.
오늘 맛없는 스콘을 먹을까 봐 아무것도 먹지 못하는 것보다 그 순간 먹고 싶은 걸 가볍게 택해 보는 것부터 시작하면 된다.
이젠 빵집에 가면 부담 없이 빵을 집어 든다. 사소한 것부터 내 욕망에 충실해 본다. 본래 계획대로라면 식빵을 사는 게 목적이었더라도, 빵 굽는 냄새에 취하면 즉흥적으로 다른 종류의 빵을 집기도 한다. 어느새 내 손에 들린 건 새로운 종류의 빵일 때가 많아졌다
--- p.15~16

브런치 가게의 부드럽고 촉촉한 핫케이크도 좋지만 가끔은 엄마가 만들어 준 수더분한 핫케이크가 먹고 싶다. 가장자리가 약간 타 버린 달콤 구수한 핫케이크를.
고향에 내려가면 오랜만에 엄마에게 핫케이크를 구워 달라고 해야겠다. 고소한 흰 우유와 먹으면 더없이 잘 어울리는 추억의 빵은 떠올리는 것만으로도 든든하다.
소울 간식은 이따금 삶에 지치거나, 적막한 고요가 감돌 때 위안을 준다. 위로가 화려하거나 멋있을 필요는 없다. 포근히 감싸 주는 따뜻한 맛이면 충분하다.
--- p.31~32

완성된 샌드위치와 따뜻한 핫초코를 먹을 때의 호사스러움. 나를 위한 정성 어린 한 끼가 마음에 들었고, 새로운 식재료를 손질해 본 경험도 즐거웠다. 하루를 보상하는 의미가 큰 한 끼, 대충 때우기보다는 그날의 피로를 풀 만족스러운 음식을 메뉴로 정하는 게 제일 좋은 것 같다. 그것이 빵순이인 나에겐 빵이다.
--- p.42

내가 좋아하는 것조차 왜 좋아하는지, 언제부터 좋아하는지 또는 언제부터 싫어졌는지에 대해 면밀하게 생각해 보지 않으면 착각하게 된다. 이런 걸 보면 타인을 아는 것도 어렵지만 내가 나를 오롯이 안다는 건 더 어려운 문제다.
난 이걸 좋아해. 난 이런 사람이야.
규정에 스스로를 가둘 때가 얼마나 많은지 헤아려 보게 된다.
비건 빵집을 두루 섭렵하면서 자각하게 된 건 난 비건 빵이 아니라 재료 본연의 맛을 살린 묵직한 빵을 좋아한다는 것. 빵을 통해 이렇게 나 자신을 알아 가기도 한다.
--- p.97

가혹하고 까다로운 서른의 프레임에 갇히고 싶지 않다고 말하지만 나 또한 몸의 변화와 눈가의 주름을 피할 수 없을 것이다. 시간을 역행하여 청춘을 되돌릴 수는 없겠지만 흘러가는 시간 안에서 내 행복을 기준으로 무언가를 택하려 한다.
앞으로도 내가 삶에서 무언가를 선택할 때의 기준은 카페에서 빵이나 디저트를 고를 때와 다르지 않을 것이다. 갓 구운 빵을 먹기 위해 수고스러운 여정을 기꺼이 가듯 즐거움과 행복을 위한 선택을 거듭할 것이다.
--- p.127

빵은 한입 먹으면 맛있는지 맛없는지 단박에 아는데 내 것을 완성하는 것에는 왜 이리 미숙하고 불확실한 걸까.
자괴감을 느낄 때도 있지만 처음부터 프로인 사람이 있을 리 없다. 여전히 난 빵을 먹는 것에 있어서는 뛰어난 미각이 발달한 프로 빵순이지만 삶에 있어서는 어수룩한 새내기다. 부지런히 배워 나가 어느 지점에서 스스로 마침표를 찍으며 ‘이 정도면 되었다’라고 말할 수 있는 확신을 갖는 날이 오기를 바란다.
--- p.2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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