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목련다방에서 LP를 읽다

목련다방에서 LP를 읽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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품목정보

품목정보
발행일 2022년 10월 31일
쪽수, 무게, 크기 200쪽 | 135*210*20mm
ISBN13 9791168150362
ISBN10 116815036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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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자 소개 (1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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퇴근하는 남편이 손에 꽃다발을 들고 들어왔다. 쑥스러운 듯 건네는 꽃다발과 다른 한 손에 들려있던 종이 가방을 건네받고 잠시 설레었지만 이내 나의 설렘은 안타까운 탄성으로 바뀌었다. 종이 가방 안에는 직장에서 만들어준 정년퇴직 기념패가 담겨있었다. 살짝 당황하는 내게 남편은, 코로나로 인한 사회적 분위기로 직원들과 조촐하게 퇴임식을 했다고 했다. 남편 퇴직에 대한 마음의 준비는 하고 있었지만, 막상 닥치고 보니 애잔하고 씁쓸하고 기분이 묘했다. 본인의 기분은 어떨까 싶어 괜찮냐고 몇 번이나 물어보았다. 남편은 멋쩍게 웃으며

“세월이 그렇게 갔네! 이 사람아… 난 괜찮으니 너무 걱정 마시게” 안쓰러워하는 내 시선과는 달리 아주 홀가분하지는 않지만 그렇다고 아쉽지도 않다고 했다. 처음 시작했던 직장에서 별 탈 없이 끝맺음을 할 수 있었던 것에 감사하며 이제는 좀 쉬고 싶다고도 했다. 긍정적인 남편의 말에 수긍하며, 시작이 있으면 끝이 있기 마련인데 그동안 참 고생 많았다며 진심으로 꼭 안아주었다.

요즘은, 누구에게나 오고야 마는 일들이 내게도 생긴다는 것을 겸손하게 깨닫게 되는데 그것이 좋은 일이건 나쁜 일이건 세월 앞에 장사 없다는 선인들의 말과도 겹쳐진다. 잘 지내다가도 가끔 한 번씩 찾아오는 무기력에 생기를 잃고 마는 날들을 나는 나이가 들어가기 때문이라고 생각했는데 그 시선의 끝에 남편의 퇴직이 있었다.

35년간 가족을 위해 묵묵히 희생해온 아버지를 위해 퇴직 몇 달 전부터 아이들이 퇴직기념 계획을 세웠다. 이때쯤 코로나가 잠잠해지면 그동안 함께 해온 직원들과 아버지의 지인들을 초청하여 함께 크게 축하해주자고 했지만, 사회 분위기는 우리의 계획대로 되지 않았다. 한 직장에서 최선을 다해 아름다운 마무리를 한 아버지를 위해 아이들이 직장에 휴가를 내고 큰아들의 지휘 아래 제주도 2박 3일의 가족 여행을 하기로 했다.

첫날 제주공항에 도착해 렌터카를 배정받고 첫 번째 관광지인 금오름에 올라 파노라마처럼 펼쳐지는 자연 속에서 제주의 바람을 맞는 것으로 우리의 가족 여행은 시작되었다. 아이들은 열심히 우리 부부의 사진을 찍어주고 동영상을 촬영하기 바빴다. 여행 둘째 날. 자동차 박물관과 제주 맥주 공장 등 주변 관광을 알차게 하고 숙소로 돌아온 저녁에는 아버지의 명예로운 퇴직과 다음 날 맞는 생신을 축하하기 위한 파티 준비로 아이들은 분주하게 움직였다. 먼저 남편의 등을 떠밀어 방안에 가두어 두고 몰래 준비해 간 현수막을 대형 유리창에 붙였다. 그리고 조촐하게 한잔 나눌 수 있는 술상도 마련했다. 현수막 속에서 남편의 얼굴이 환하게 웃고 있다. 직장에서는 상사와 동료들 사이에서, 집안에서는 아내와 자식 사이에서 늘 애썼을 남편. 저 웃음 뒤에 감춰진 35년간의 노고를 생각하니 그저 미안하고 고맙기만 했다.

“그래도 일찍 생각이 났으니 다행이지 못 챙겨 왔으면 어쩔 뻔했니” 남편 몰래 준비하다 보니 자동차 깊숙이 숨겨 두었던 현수막을 잊어버리고 비행기에 오를 뻔했다. 다행히 큰아들이 먼저 생각해 내고 다시 주차장으로 헐레벌떡 뛰어갔다 온 아찔한 시간이 떠올라 가슴을 쓸어내리며 말했다. “그러게요. 비행기 타기 전에 생각났기 망정이지 그냥 왔으면 큰일 날 뻔했어요”

큰아들이 맞장구를 치고 작은아들은 방에서 아버지를 모셔왔다. 박수 소리와 함께 가운데에 선 주인공에게 아이들은 준비한 크리스털 기념패에 금으로 남편의 사진을 넣어 장식한 ‘장한 아버지상’을 전달하였다. 큰아들이 듬직한 목소리로 기념패에 적힌 글귀를 읽어 내려가자 뿌듯한 감동을 연신 짧은 감탄사로 표현하는 남편. 아내에게는 자상하고 믿음직한 남편으로, 아이들에게는 친구처럼 다정한 아버지로 잘살아온 그는 이 자리에서 무슨 생각을 했을까.

“그러고 보니 올해의 생신이 곧 철도의 날이기도 하네요. 오늘만큼은 아빠의 퇴직과 생신을 축하하는 의미로 경적 소리를 내며 힘차게 달릴 것입니다. 어린 시절 달리는 기차 안에서 근무지를 지나칠 때면 아빠의 모습을 보기 위해 유리창에 매달려 밖을 주시하던 모습이 기억나네요. 그 짧은 순간이 지금까지 기억에 남는 것으로 보아 행복했던 기억임이 틀림없습니다”

둘째 아들이 준비한 선물 증정식이 끝나고 막둥이가 두 장의 편지를 읽었다. 아버지의 명예로운 퇴직과 지나온 세월을 존경한다는 아이들. “고맙습니다. 사랑합니다” 진심을 다해 한 명씩 돌아가면서 뜨겁게 아버지를 포옹해 주는 장성한 아들들을 바라보는 나의 마음은 한없이 흐뭇하고 뭉클하였다.
---「당신을 사랑합니다」중에서

태어나서 처음이자 마지막으로 학원에 다닌 적이 있다. 초등학교 6학년 여름 방학 한 달 동안 다녔던 학원에 대한 기억은 30년을 넘게 마음의 빚으로 따라다녔다. 누가 시키지도 않은 감사한 마음을 스스로에게 ‘약속’으로 옭아매어 두었기 때문이다. 해마다 오월이 오고 ‘스승의 날’이 되면 약속은 어김없이 생각나고 그것을 지키지 못한 마음은 추모하듯 그 시절을 회상하는 시간으로 대신했다.

초등학교 6학년 여름 방학을 앞둔 어느 날 담임선생님께서 조용히 나를 부르셨다. 방학 동안 청주 선생님 본가에 가서 학원에 다녀야겠으니 부모님과 상의해보라고 하셨다. 그래야 하는 이유를 무어라 설명은 하셨지만 구체적인 내용을 이해하기까지는 어린 나이에 시간이 걸렸다. 내용인즉슨 방학 동안 친구 두 명과 함께 선생님 본가에서 미술학원에 다니며 개학과 함께 실시되는 ‘충북 사생대회’를 준비하라는 것이었다. 숙식은 선생님께서 제공해 주시지만 미술도구와 학원비는 본인들이 준비해 줄 것을 부모님과 상의하라는 것이다. 선생님과 어머니의 면담이 이루어지고 난 후, 나는 두 친구들과 선생님 본가로 들어갔다.

“가정 형편상 선생님께서 마련하라고 하신 금액을 준비해 드리지 못했어. 그러니 네가 다른 친구들보다 더 열심히 하고 집안일도 도와드리고 해야 된다 알았지?” 어머니의 말씀은 두 친구들에게 비밀이 되었고 선생님께서 사비로 마련해준 미술도구를 들고 용화사 근처에 있는 학원으로 버스통학을 하였다. 처음 가본 학원에서 흰색 와이셔츠 소매를 반쯤 걷어 올린 미술학원 선생님의 하얀 피부와 자연스럽게 이마 위로 흘러내린 반곱슬 머리카락은, 어린 촌년의 마음에 도시남자의 이미지로 남았다.

상당 공원으로 야외 스케치를 나갔던 기억. 수강생 중에 유난히 보라색을 많이 사용해서 인상 깊었던 남학생과 ‘용화사’를 오르던 가파른 계단이 기억 속에 어렴풋이 남아 있다. 짧은 기간 동안 무얼 배웠는지도 모르게 여름방학은 지나갔고 사생대회에 나간 우리들은 아무도 입상을 하지 못하였다. 낙심한 담임선생님을 교감 선생님이 위로해 주시는 모습을 멀리서 지켜보며 은혜를 갚지 못하였다는 마음에 죄송한 마음이 들었다.

선생님의 본가로 들어가기 전날 밤, 어머니의 말씀을 들으며 어린 나는 어머니와 나 자신에게 약속을 했었다. “엄마 걱정하지 마. 내가 어른이 돼서 돈 많이 벌어서 다 갚을 거니까” 선생님께 미안해하는 어머니의 마음을 위로하고 나 자신에게도 그렇게 다짐을 하고는 어른으로 예쁘게 자라 당당한 모습으로 선생님을 찾아뵙는 상상을 하며 보냈다. 그러나 꿈이나 상상처럼 삶은 그리 녹록지 않았다. 바쁘다는 현실을 핑계 삼아 한해 한해 다음으로 미루곤 한 것이 30년이 넘게 지난 것이다.

“선생님 절 받으세요” 지금으로부터 10여 년 전 어느 날. 두 손 가득 선물을 안고 오래전에 퇴직하셨다는 선생님을 찾아뵈었다. 30년 전 초등학교 6학년 계집아이가 자신에게 한 약속이 지켜지는 날이었다. 절을 하는 나도 절을 받는 선생님도 울컥하셨고, 옆에서 그 모습을 지켜보시는 사모님은 흐뭇해하셨다. 나도 결혼생활을 하고 보니, 그 당시에 계획에 없던 생뚱맞은 지출이 사모님은 얼마나 속상하셨을까 하는 생각을 하곤 했다. 어쩌면 그동안 사모님께 미안한 마음이 있었을 선생님께서도 오늘 찾아뵌 나의 모습에 면목이 섰을 것이다. 선생님을 찾아뵙던 그 날부터 나는 스스로에게 지웠던 마음의 빚을 내려놓게 되었다.

‘스승의 날’이 오면 ‘선생은 있지만 스승은 없다’라는 말로 오늘의 교육을 말하고 있는 것이 현실이다. 오늘날은 참 스승을 찾기 힘들다는 것을 표현한 말이라서 참 씁쓸하다. 그러나, 단순히 지식을 가르치는 선생님이 아니라 삶의 지혜와 어려울 때 길잡이가 되어줄 수 있는 참 스승이 분명 어딘가에는 존재하고 있을 것이라 나는 믿는다.
---「오월의 약속」중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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