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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부 생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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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마조리노 신부의 수도원 일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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품목정보

품목정보
발행일 2022년 11월 18일
쪽수, 무게, 크기 260쪽 | 332g | 128*187*20mm
ISBN13 9791169251235
ISBN10 116925123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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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렇게 즐거운 마음으로 모임에 나간 지 일 년쯤 되었을 때였다. 지도 신부님께서 짜장면 회식 끝에 신학교 갈 준비는 잘들 하고 있느냐고 물으셨다. 너무 놀란 내가 신학교 갈 생각은 해보지도 않았다고 말씀드렸더니, 지도 신부님께서는 그럼 왜 지금까지 짜장면 회동에 참석했느냐며 짜장면 값을 물어내라고 하셨다. 일 년치 짜장면 값을 물어낼 능력이 없었던 나는 어쩔 수 없이 신학교에 들어갈 수밖에 없었다.
---「짜장면 미끼」중에서

헐, 그분은 바로 수도원에서 키우는 개였다. 이름은 아름이. 하얗고 체구가 작았다. 나를 아름이에게 데리고 간 수사님께서 말씀하셨다.
“인사드려라. 종신서원자 아름이시다.”
종신서원자 아름이라고? 나는 터져 나오려는 웃음을 참느라 애썼다. 하지만 수사님은 웃을 일이 아니라시며, 아름이는 수도원에 산 지 8년째이니까 나보다 훨씬 선배라고 하셨다. 게다가 8년을 살았으니 종신서원자 서열이라고 하셨다. 그래 맞다. 나보다 선배네. 나는 아름이에게 후배로서 예를 갖추고 정중히 쓰다듬어드렸다.
---「개 선배」중에서

백 수사님은 행동이 느리고 우직해서 곰이라는 별명을 달고 산다. 백씨 성을 가진 곰이니 백곰이라고 부른다. 백곰 수사님은 위 건강을 위해 구운 마늘을 몇 쪽씩 꽤 오랫동안 먹고 있었다. 나는 농담으로 백곰 수사님께 “마늘을 10년 동안 먹어도 어찌 인간이 안 돼요?” 하고 장난스럽게 물었다. 백곰 수사님이 대답하셨다. “이건 생마늘이 아니잖아요.” 와, 끝내주는 위트다! 그래 맞아. 단군 신화에 나오는 곰은 생마늘을 먹었지.
---「별명」중에서

연기가 시커멓게 제의실을 가득 채운 채 불이 나고 있었다. 원장 수사님은 당장 성당 문을 열어젖히고 “불이야!” 하고 외쳤다. 화들짝 놀란 수사님들이 뛰어나와 각자 급한 대로 물을 떠오기 시작했는데, 어떤 수사님은 종이컵에, 어떤 수사님은 대접에, 다들 당황한 탓에 아무 용기에나 물을 담아온 것이다. 그런데 그 와중에 불이 났다고 알린 수련 수사님이 침착하게도 소화기를 가져와서 능숙하게 불을 제압했다. 다들 놀란 가슴을 가라앉히고 나서 각자 아무렇게나 들고 온 물컵이며 대접을 쳐다보며 멋쩍게 웃었다.
---「불이야!」중에서

마리오 수사님은 이탈리아 북부의 가난한 농가에서 10남매 중 다섯째로 태어났다. 1945년 마리오 수사님의 부모님은 어려운 형편에 입 하나라도 덜 궁리를 하던 참에 마침 성 바오로 수도회 신부님이 집에 오자 반갑게 맞았다. 산에서 양 여덟 마리를 치던 열두 살 난 아들은 집으로 불려 내려와 “신부님 따라갈래?”라고 묻는 부모님에게 고개를 끄덕였다. 그는 그 자리에서 입은 옷 그대로 신부님을 따라나섰다. 수도원에서 인쇄 기술을 배우면서 지내던 마리오 수사님은 난생처음 듣는 한국이라는 나라로 가라는 명을 받고, 어디 붙었는지도 모르는 한국으로 향했다.
---「슈퍼 마리오」중에서

순서가 되어 등장한 형제들의 용모는 처음부터 사람들을 웃기기 시작했는데 다들 웃통을 벗어던진 채 머리엔 빨간 띠를 두르고 얼굴엔 매직으로 수염을 시커멓게 그려놓은 채 등장했던 것이다. 다들 험상궂게 강한 인상으로 등장하여 선보인 차력술은 또 한 번 사람들을 웃겼다. 고무줄을 몸에 묶고 다른 사람이 고무줄을 있는 힘껏 잡아당겼다가 놓았을 때 고무줄 채찍을 이를 악물고 견디기, 콧바람으로 찌그러진 페트병 펴기, 풍선 터질 때까지 불기 등등. 사람들이 야유를 퍼부으며 그게 무슨 차력이냐고 웃으며 놀려대자 차력팀이 진짜로 숨겨놓은 차력이 있다며 한 형제의 팔목을 각목으로 내리쳐 부러뜨리겠다는 것이었다.
---「절대 따라하지 마세요」중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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