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집앓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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품목정보

품목정보
발행일 2022년 07월 31일
쪽수, 무게, 크기 308쪽 | 504g | 128*203*20mm
ISBN13 9791189346362
ISBN10 118934636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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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이 닫히면 조이의 인형들은 대화를 나눈다. 주로 날씨 얘기다. 에이미는 잠자코 듣기만 한 다. 자기 인형들은 가만히 쉬게 두고 동생의 뜨겁고 가쁜 숨결이 목에 닿는 걸 느낀다. 정전이 되지 않은 경우에도 에이미는 조명을 꺼야 한다고 우긴다. 그렇게 앉아 있다 보면 서서히 졸음이 몰려오고 그럴 때면 에이미는 차를 타고 드라이브를 할 때처럼 영영 목적지에 이르지 않으면 좋겠다고, 이대로 계속 달리고 싶다고, 토네이도 경보가 영영 그치지 않으면 좋겠다고 조이와는 달리 생각하고 바란다.
--- p.26

제아무리 간단한 단어도 비밀을 간직하고 있기 마련이야.
당연하게 받아들일수록 속을 드러내지 않는 게 단어거든.
--- p.53

이제 비밀이 너무 많아져 관리가 안 된다. 이번 비밀만큼은 조이에게 털어놓고 싶다. 그렇게 해서라도 마음의 짐을 덜고 이해되지 않는 이 혼란하고 복잡한 두려움에서 벗어나고 싶지만 이제 에이미와 조이 사이에는 새로운 뭔가가, 일종의 벽이 세워지고 있는 중이어서 그 벽을 기준으로 조이 쪽은 안전하게 남아야 하고 에이미 쪽은 그럴 수가 없다. 에이미에게는 이 벽 을 기어오르려는 동생을 말리고 쫓아 버릴 책임이 있다. 엄마가 제아무리 조이를 격려하고 발판을 마련해 준다 해도. 엄마는 재난과 사고가 더 많이 일어나기를 바라는 사람이니까.
--- p.158

인도를 따라 달팽이가 여러 마리 부서지고 뭉개져 있다. 배낭의 무게로 다소 구부정히 걸어가 던 에이미가 달팽이 집을 가까이 들여다보려 상체를 더 낮춘다. 대개 산산이 조각나거나 가루 로 변했고, 껍데기에 들어 있던 동물은 이제 지난가을에 진 낙엽 잔류물가 비슷한 짙기의 진흙 자국이 되었다. 에이미는 아직 온전한 달팽이들을 인도 반대쪽으로 옮겨 날라 작은 틈새를 찾아 내려놓는다.
--- p.289

무엇보다도 우리는 다른 이에게서 우리가 그토록 얻으려 드는 피난처이자 사랑하기로 선택한 이들에게 우리 스스로 되어 주는 안식처야.
--- p.29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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