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는 눈앞에서 무력 충돌이 일어나지 않으면 ‘평화로운’ 상태로 이해합니다. 완벽하지는 않지만 그 정도는 ‘평화롭게 사는 것’으로 여깁니다. 그러나 우리와 달리 이웃과 군사적으로 대립하지 않을뿐더러 충돌할 위험도 없는 나라에 사는 사람들은 우리와 같은 상황을 절대 평화롭다고 생각하지 않습니다. ---본문 에서

한국전쟁을 다양한 눈으로 바라보고 해석해야 합니다. 한국전쟁을 겪었던 평범한 사람들의 이야기를 통해, 여전히 한국전쟁의 영향을 받으며 사는 우리 삶을 바라보고 해석해야 합니다. 무엇보다 남북 공존과 한반도 평화, 나아가 평화로운 통일을 위해 새로운 눈으로 바라보고 새롭게 생각해봐야 합니다. ---본문 중에서

한국전쟁을 한반도의 비극으로 기억해야 합니다. 북한을 무찌르고 대한민국을 지킨 자랑스러운 전쟁이 아니라 수백만 명의 목숨을 빼앗고 한반도를 파괴한 비극적인 일로 기억해야 합니다. 남한과 북한이 지금까지 서로 총부리를 겨누고 증오하게 한, 남한과 북한 사람들이 서로를 미워하게 한 비극으로 기억해야 합니다. 오늘날 우리 삶까지 평화롭지 않게 한 비극으로 기억해야 합니다. 그래야 평화롭지 않은 삶을 평화롭게 바꿀 수 있습니다. ---본문 중에서

평화는 모두를 위한 것이어야 합니다. 한반도 평화를 위해 남북 사이 평화를 얘기한다면 우리에게도 북한에게도, 거기 사는 사람들에게도 좋은 것이어야 합니다. 무엇이 모두를 위한 평화가 되는지 정확히 알 수는 없습니다. 그것은 남북이 대화를 하고 신뢰를 쌓은 후 솔직하게 얘기를 나누는 관계가 돼야 알 수 있습니다. 그러니 남북관계를 개선하고 대화를 계속할 수밖에 없습니다. 한반도에서 안전하고 평화롭게 사는 길을 선택한다면 말입니다. ---본문 중에서

지금까지는 북한과 대치하는 상황이니 국가안보가 최우선이라고 생각했습니다. 국가안보에 절대 의문을 가져서는 안 된다고 생각했습니다. 그렇게 국가안보에 온 힘을 쏟았음에도 우리나라와 우리 삶이 안전해지지도 평화로워지지도 않았습니다. 이제 우리도 다른 나라들처럼 사고방식과 시야를 바꿀 때가 됐습니다. 국가안보보다 인간안보를 우선해야 평화롭게 살 수 있습니다. 인간안보를 우선으로 생각하면 북한과의 대결을 끝낼 방법을 고민해야 할 이유가 생깁니다. 안전하고 평화로운 삶을 위해 무력이 아니라 다른 수단을 고민하게 됩니다. ---본문 중에서

남한과 북한이 평화적으로 공존할 수 있으면 점차 통일로 나아갈 수 있습니다. 함께 사는 것에 대한 두려움을 점차 없앨 수 있으며 통일을 해도 되는지 판단할 수 있습니다. 통일을 해야 하는 이유와 통일 방식도 생각할 수 있습니다. 그러니 평화적 통일을 위해서는 먼저 평화적 공존을 생각해야 합니다. ---본문 중에서

북한과 대화를 해야 하나 말아야 하나 판단하기 힘들 때, 또는 북한 행동이 마음에 들지 않을 때 한 가지 생각해야 할 점이 있습니다. 북한이 아니라 우리를 위해 대화를 해야 한다는 것입니다. 우리 안전과 평화로운 삶을 위해서요. 게다가 다행스럽게도 북한 사람들의 안전과 평화에도 도움이 됩니다. 무엇보다 한반도 평화에 크게 도움이 되니까 반드시 해야 하는 일입니다. ---본문 중에서

한반도에 사는 사람은 모두 평화롭게 살 권리가 있습니다. 우리가 한반도 평화를 얘기하고 남북대화의 중요성을 강조하는 것은 정치적인 이유 때문이 아닙니다. 하루하루 평화롭게 살기 위해서입니다.

그동안 남북관계는 정부와 정치인들이 이끌어왔다. 그리고 어렵다는 이유로, 민감하다는 이유로 일반 국민이 끼어들 자리가 거의 없었다. 그래서 정권의 변화에 따라서 남북관계에 대한 정책이 바뀌고, 정부와 정치인들의 결정에 의존해야만 했다. 북한에 대한 증오와 불신을 강화하고 군사적 대결에만 초점을 맞춰도 그대로 따라가야 했다. 그래서 이 책은 남북한의 평화적 공존, 한반도 평화, 평화적 통일을 이루려면 반드시 국민이 평화의 관점을 가지고 남북관계에서 중심 역할을 해야 한다고 말한다.<br/><br/>이 책에 담긴 내용은 오랫동안 꽁꽁 얼어붙었던 남북관계만 보면서 북한에 대한 적개심과 불신만 보고 살다가 처음으로 남북대화를 목격한 청소년들이 남북한의 대화와 관계 변화를 보면서 갖게 된 느낌과 생각을 나누는 데 도움이 된다. 바람직한 남북관계를 위해서 어떤 태도와 관점을 가져야 하는지를 청소년들에게 쉽게 알려주며, 평화통일을 준비하는 데 있어 좋은 토론의 길잡이가 될 수 있다.